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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지난 9강에서는 하이데거의 미학을 다루었습니다. 

 우선, 하이데거가 가졌던 문제의식은 후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사물의 관계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선입견에 따라 작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후설의 현상학은 선입견을 끊어냄으로써 사물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하이데거는 나에게 보이는 현상을 파헤치는 것보다 존재론적으로 우리가 어디에 거주하고 있는지를 사유하는 것이 더 본질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존재와 존재자에 대해 사유하게 되는데요, 그에게 존재자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물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사물과 다르게 "나는 왜 살까?"와 같이 존재의 조건에 대한 초월적 사유를 한다는 점에서 존재자와 차이를 두어 존재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하이데거는 모든 존재가 메타적 사유를 한다고 상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주체로서 인간을 상정하지만 실존적인 삶을 추구하지 않으면 대중(다스만), 실존적으로 살기 위해 고민하는 존재를 현존재(다자인)이라고 부릅니다.

 하이데거는 실존적인 삶을 살기 위한 조건으로서 본래적인 것과 비본래적인 것을 구분하고, 본래적인 것을 추구하는 삶을 추구합니다. 실존을 본래적으로 사는 것이라 할 때 하이데거는 그 근거를 그리스에서 찾습니다. 그리스어로 진리는 레테라고 하는데 따라서 반대된다는 어두를 갖는 안티-레테는 탈은폐를 뜻합니다. 그리스어로 '말'은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말'은 '준다'는 것과 같습니다. (하이데거는 철학적 사유의 근거를 어원학에서 찾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그리스 시대의 말은 고상하고 고급한 것인데 근대에 그 말에 가장 가까이 간 것이 시라고 봅니다. 따라서 시가 되지 않는 언어적 사용들은, 언어가 비본래적일 때 잡담이 된다고 하지요.

 하이데거에게 인간은 시간을 가지고 실존을 고민하는 존재입니다. 흔히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 세 종류가 있다고 볼 때 하이데거는 이 시간을 다시금 두 종류로 나눕니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두 가지 미래가 있지요. 나에게 다가오는 미래와 내가 미리 미래로 가보는(기투) 미래가 그것입니다. 동일하게 과거 또한 내게 떠오르는 과거와 내가 기억해내려는 과거로 나뉘게 됩니다. 물론 하이데거가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내가 미리 미래로 가보는 미래와 내가 기억해내려는 과거, 즉 주제가 능동성을 보이는 시간입니다. 이러한 것을 더 본래적인 삶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하지요.

 여기까지가 하이데거의 초기 사상이라고 한다면, 근대적 인간의 능동성의 발현의 최고봉인 2차 세계전쟁 이후 하이데거는 큰 충격을 받고 생각이 달라집니다. 후기로 가면서 하이데거는 인간을 수동적이며 응답해야만 하고 책임 져야 하는 존재로 상정합니다. 이제 인간의 실존의 조건은 능동성이 아니라 인간의 수동성과 책임이 되지요. (누군가는 후기 하이데거 사상의 전회를 두고 노망이라고도 표현하지만,)하이데거에게 전기의 세계가 존재자들로 가득한 공간이라면 후기의 세계란 사중주-땅, 하늘, 죽을 자(인간)/유한자, 무한자/신성한 존재가 항상 이미 포개어진 세계입니다. 이 세계 밖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연/사물을 인간을 주체로 상정한 용도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중주와의 관계 속에서 새롭게 사유함으로써 사물/자연이 스스로 숨기고자 하지만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하고자 하는 것이지요.(알레테이아) 예술이 바로 이 작업을 하는데 가장 탁월한 활동으로, 철학이 가지 못하는 지점을 시라는 본래적 언어가 가장 잘 나타내 준다고 봅니다.

이번 9강에서는 하이데거의 텍스트를 직접 공부할 예정인데요, [강연과 논문] "건축함 거주함 사유함" 부분과 "인간은 시적으로 거주한다"를 읽어오시면 되세요. 발제는 지영님께서 맡으셨습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다음주 월요일 저녁 7시반에 쪽글과 함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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