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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온소년

식물의 시, 청 미각 그리고 식물 고유의 여러 감각들, 뿌리-뇌로서의 식물의 지능과 운동, 그리고 창발적인 행동까지 저자의 인상 깊은 설명은 식물이 결코 동물과 관련해서 열등하지 않고 오히려 더 발전된 측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이런 저자의 설명 방식은 우리가 동물이 가진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영역을 통해 식물의 능력을 비교하며 이루어지는 것 같다. 즉 동물이 이러저러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식물도 있으며,~ 이를테면 동물의 뇌와 비교되는 식물의 뿌리-뇌가 있다는 식의 설명 방식 말이다.

 

1. 하지만 이렇게 역전을 시킬 순 없을까?

동물의 뇌를 설명하는 게 식물의 뿌리-뇌이며, 마찬가지로 동물의 지능은 분산 지능으로, 눈의 광수용체는 수많은 광수용체로, 그리고 수많은 맛의 감각들로 혀의 미뢰에서의 감각을 설명하는 방식 말이다.

이런 역전은 동물과 식물은 연속적이지만 위상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전제한다. 그 위상학적 차이는 지층화된 감각과 덜 지층화된 감각 혹은 잠재적인 것들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감각의 차이일 것이다.

 

2. 플란토이드plantoid(그외 여러 가지 식물자원의 응용사례들도 포함해서)는 그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지배구조에 식물의 영역을 영토화시키려는 전략 아닐까? 결국 식물조차 생산성으로, 가족관계로, 기업구조로 편입될 수 있다. 우린 거꾸로 식물성을 향해 우리를 탈영토화시켜야 하지 않을까? 동물로서의 지능에서 식물의 분산 지능으로, 혹은 망상적 뇌에서 근권 rhizosphere에서의 뿌리-뇌로의 전회, 약육강식에서 상리공생mutually benefical symbiosis 으로, 기표작용적 대화에서 화학적 대화 chemical dialogue로, 변별된 행위자에서 체화된 행위자embodied agents로, 파편화된 개인에서 창발행동으로, 광고의 신호에서 짠돌이 신호 parsimonious signal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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