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원일정 :: 인사원 일정공지 게시판입니다. 결석/지각은 일정공지 아래 댓글로 알려주세요!


[참고자료] 악순환의 신, 디오니소스

[다이너마이트 니체] 3장 05. 영원히 돌아오고 영원히 태어나다
   - p154. 악순환의 신, 디오니소스
[니체와 철학] 1장 7. 디오니소스와 예수, 8. 비극의 본질 
   - p42. 디오니소스의 사지가 찢기는 죽음, 디오니소스의 부활, 디오니소스적 광기
   - p47. 니체는 비극-카타르시스란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을 공격한다. 
   - p49. 아리아드네의 왕관의 보석들은 별이다. 그것이 주사위 던지기에서 솟아나온 성좌인가?

 

          [1] 죽음과 부활의 신 :: 디오니소스의 탄생신화          

 

두 번 태어난 자, 디오니소스

첫번째 버전.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테베의 공주 세멜레의 아들이다. 제우스와 세멜레의 사이를 질투하던 헤라가 어느 날 세멜레의 유모로 변장하여 “제우스님이 가짜일지도 모르니 올림포스에 계실 때의 진짜 본모습을 한번 보여달라고 부탁해보세요” 라고 꼬드긴다. 세멜레는 먼저 제우스에게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스틱스강에 걸고 맹세를 하게 한 후, 제우스의 진짜 모습을 보여달라고 한다. 제우스는 이를 거절할 수 없었고, 제우스가 번개의 모습으로 나타나자, 세멜리는 번개에서 나오는 광채에 새까맣게 타죽어버린다. 제우스는 죽은 세멜레의 배에서 태아를 꺼내 허벅지 안에 넣고 꿰맸고 이후 아기는 제우스의 허벅지를 통해 탄생했으니, 바로 술의 신 디오니소스이다. 디오니소스라는 이름은 ‘두 번(Dio) 태어난 자(nysos)’를 의미한다. 

 

갈기갈기 찢긴 자, 디오니소스

또다른 버전. 디오니소스의 탄생에 대한 또 다른 전승이 있다. 칼리마코스, 디오도로스 시켈로스가 쓴 서사에 따르면,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페르세포네의 자식이며, 소년신 '자그레우스'와 동일시된다. 지하세계의 여왕인 페르세포네에게 반한 제우스가 뱀의 모습으로 그녀에게 접근하여 태어난 아이가 자그레우스인데, 제우스는 이 자그레우스에게 통치권을 물려주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격분한 헤라가 거인족 티탄들에게 자그레우스를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헤라의 명령을 받은 티탄들은 어린 자그레우스를 장난감으로 유혹한 뒤 덮쳐버린다. 자그레우스는 사자, 호랑이, 뱀, 황소 등의 모습으로 변신해 도망치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때였다. 티탄들은 어린 자그레우스의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죽인 후 먹어치운다. 다행히 아테나가 자그레우스의 심장을 수습해 제우스에게 건네주었고, 제우스가 그 심장을 삼켜 당시 연인이었던 세멜레의 자궁에 집어넣어 자그레우스를 부활시킨다. 이렇게 하여 두 번 태어난 자가 ‘디오니소스 자그레우스’이다. 

 

          [2] 아리아드네와 테세우스, 그리고 디오니소스          
아리아드네는 크레타섬의 왕 미노스와 왕비 파시파에의 딸, 크레타의 공주이다.

 

미노타우로스, 황소괴물 

크레타의 왕 미노스는 통치권을 강화하기 위해 포세이돈신으로부터 지원의 증표로 흰 소를 받았다. 그러나 멋진 소가 탐이 난 미노스왕은 그것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대신, 가축으로 삼았다. 그러자 이를 괘씸히 여긴 포세이돈은 저주를 내려 왕비가 그 소를 사랑하게 만들었고, 왕비는 반인반우의 괴물을 낳게 되었다. 그 괴물이 바로 ‘미노스의 황소’라는 뜻을 가진 미노타우로스이다. 소의 머리와 인간의 몸, 발굽과 꼬리를 가진 황소괴물. 

미노스왕은 다이달로스를 시켜 미궁(라비린토스)을 지어 이 괴물을 가두고, 괴물의 먹이로 쓸 처녀총각들을 아테네로부터 조공삼아 받고 있었다. 이에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가 나서서 미노타우로스를 처단하기로 결심하고 인질들 틈에 섞여 크레타섬으로 들어온다. 테세우스를 비롯한 아테네의 젊은이들을 태운 배가 마침내 크레타섬에 도착하고, 아리아드네가 늠름하고 아름다운 청년 테세우스에게 첫눈에 반한다. 

 

아리아드네의 실 

그녀는 테세우스가 괴물을 죽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라비린토스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미궁을 설계한 다이달로스에게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 다이달로스도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테세우스를 돕고 싶었다. 비록 자신이 아테네에서 추방된 신세이지만, 테세우스는 자신과 동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리아드네에게 실타래 하나를 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실을 미궁 입구에 묶고 서서히 풀면서 안으로 들어가라고 하세요. 괴물을 죽인 다음에는 실을 따라 다시 나오면 됩니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게 실타래를 건네주면서 말했다. “아무 조건은 없어요. 나를 아테네로 데려가 아내로 삼겠다고 약속만 해주세요.”

일행의 선두에 선 테세우스는 실을 풀면서 미궁 안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미궁 깊숙한 곳에서 미노타우로스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 무시무시한 모습에 모두 겁을 먹고 뒷걸음치는 가운데, 테세우스는 혼자서 용감하게 괴물을 주먹으로 쳐서 쓰러뜨렸다. 테세우스는 다시 일행의 선두에 서서 실을 따라 왔던 길로 되돌아나왔다. 이렇게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무사히 라비린토스를 빠져나왔다. 바로 여기서 ‘아리아드네의 실’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그것은 ‘어려운 문제를 푸는 열쇠’라는 뜻이다. 

 

낙소스섬에 버려진 아리아드네

테세우스는 약속한 대로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아테네로 향했다. 그렇게 아리아드네는 아버지와 조국을 등지고 사랑하는 테세우스를 따라 그의 배에 올랐다. 크레타 군사들은 나중에 테세우스가 탈출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를 추격할 수 없었다. 테세우스가 출항하기 전 미리 크레타의 모든 함선 밑에 구멍을 뚫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리아드네는 아테네로 갈 운명이 아니었다. 아테네를 향하던 테세우스의 배는 식수를 조달하기 위해 잠시 낙소스섬에 들르게 되는데, 테세우스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남겨두고 떠났다. 

테세우스가 왜 아리아드네를 버리고 떠났는지는 불분명하고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먼저, 디오니소스가 아리아드네를 납치했다거나 테세우스에게서 강제로 빼앗았다는 설도 있고, 디오니소스의 명령에 따라 테세우스가 할 수 없이 아리아드네를 두고 갔다는 설도 있다. 한편,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가면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아테나의 신탁을 듣고 테세우스가 그녀를 놓고갔다는 설도 있다. 이 밖에 낙소스섬에 잠깐 쉬다가 테세우스가 그만 깜빡하고 놓고 가버렸다는 설, 크레타에서 함께 데리고 온 아리아드네의 여동생 파이드라와 사랑에 빠져 아리아드네를 배신했다는 설도 있다. 

 

하늘의 별자리가 된 아리아드네

그 다음의 행적은 알려진 대로, 디오니소스가 깊은 슬픔에 젖어있는 아리아드네를 위로하고 그녀를 아내로 삼았다. 아리아드네는 디오니소스의 자식을 12명 낳았다. 아리아드네가 죽자 디오니소스는 결혼선물로 준 아리아드네의 금관을 하늘로 던졌는데, 별자리 왕관자리가 되었다. 디오니소스는 왜 아리아드네를 택했을까? 아리아드네는 어떻게 디오니소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그것은 아마도 완벽하게 버림받은 그녀의 슬픔, 고통과 좌절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3] 도취와 광란의 신, 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 신화 ::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바코스의 여신도들》

디오니소스는 술과 축제의 신으로 인간들에게 포도주로 즐거움과 시름을 덜어 주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를 박해하거나 무시하는 자들에게는 복수를 서슴치 않는다. 디오니소스와 관련된 신화들은 유독 디오니소스 숭배에 대해 박대하는 신화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펜테우스 신화, 리쿠르고스 신화, 돌고래 신화 등이 있다. 이는 디오니소스가 외부에서 들어온 신이어서 올림포스에서 침입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있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바코스의 여신도들》에서는 소아시아의 니사산에서 자란 디오니소스가 사람들에게 포도생산법과 포도주제조법 전수를 통해 자신의 신앙을 전파하면서 고향인 그리스의 테베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겪는 박해와 극복과정을 그리고 있다.

(1) 이성과 절제의 국가 테베의 왕 펜테우스는 도취와 광기의 전도사 디오니소스와 신도들을 박해하다가, 파멸을 맞는다. 디오니소스와 여신도들은 펜테우스의 어머니 아가베를 광기에 빠뜨려, 아들 펜테우스를 디오니소스 축제의 제물로 바쳐진 짐승처럼 갈가리 찢어 죽이게 함으로써 잔인하게 복수한다. (2) 트라키아의 왕 리쿠르고스도 디오니소스를 박해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그는 디오니소스를 계집애같다며 비아냥거리고, 디오니소스의 신도들을 마구 때려 감옥에 가둬버린다. 분노한 디오니소스는 리쿠르고스에게 광기를 불어넣는다. 결국 미쳐버린 리쿠르고스는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백성들에 의해 말에 묶여 사지가 갈기갈기 찢겨 죽고 만다. (3) 또 어떤 전승에서 아르고스인들이 자신을 믿지 않고 박해하기만 하자, 디오니소스는 그곳의 남자들을 전부 불구자로 만들거나 질병에 걸려 죽게 만들고, 여자들은 전부 광기에 빠트렸다. 광기에 빠진 여자들은 자신의 갓난아이를 토막내 먹어치웠다고 한다. 

 

디오니소스 신앙 :: 디오니소스의 여신도들 '마이나데스'

그리스에서 디오니소스 신앙은 희망없이 살아가던 하층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남자보다 천대받던 여자들에게서 널이 퍼졌다. 초창기 디오니소스를 추종하던 신도들은 주로 여성들이었는데, 당시 여성들은 사회적 약자로서 노예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하는 디오니소스를 삶의 은인으로 여기고 열렬히 추종했다. 이들 여성관신도들을 ‘바카 혹은 마이나데스’라고 불렀는데, ‘미친 여자들’을 의미하는 마이나데스는 광기를 뜻하는 ‘madness’의 어원이 되었다. (*디오니소스의 별명 ‘브로미오스’ 역시 ‘미쳐 날뛰는 자’를 뜻한다.)

그들은 집을 버리고 무리를 지어 산과 들을 누비고 다녔다. 또 술을 마시고 도취의 상태에서 야간집회를 열었는데, 이때 횃불과 디오니소스의 지팡이 티르소스를 광적으로 흔들고 팀파논이라는 작은 북을 열정적으로 쳐댄다. 이어 마음속의 모든 한을 토해내듯 발악을 하고 광란의 춤을 춘다. 극단적인 광기의 폭발이었다. 
이 바카들이 신들린 상태에서 내뿜는 광기가 공포와 경외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바카들은 한 번 술에 취하면 눈에 뵈는 게 없어 횃불을 켜고 산이나 숲을 배회하며 마주치는 것은 모두 찢어 죽였다. 광기와 이성 사이를 넘나드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이국적으로 여겨졌듯, 여성의 지위가 극도로 낮았던 그리스에서 광기와 폭력으로 무장한 여성 광신도들은 이국적인 공포의 대상으로 비춰졌다.

마이나데스는 축제의 막바지에 이르러 황홀경에 빠져서, 대지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환상을 보게 되고 산 짐승을 갈기갈기 찢어 미친 듯이 살과 피를 먹어치운다. 때로는 소년이 제물로 바쳐지기도 한다. 그러고는 무아경의 절정에서 탈진할 때까지 춤을 추다가 쓰러진다. 이들이 맛보려는 것은 죽음이요, 탈한계이다. 죽음은 자연으로부터 이탈한 개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자연의 도도한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것은 무한창조와 영원의 세계로 통하는 길이다. 

로마 공화정 말기, 트라키아의 왕자 출신의 검투사 노예로서 동료 검투사들을 궐기시켜 로마에 대항하는 대규모 노예반란을 일으킨 스파르타쿠스의 아내가 이 디오니소스의 무녀였다는 전설이 있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말기에 이르면 열광적인 디오니소스 신자들은 제우스가 디오니소스에게 신의 왕좌를 물려줬다고 믿었다. 오르페우스교에서는 디오니소스를 마지막으로 신들의 지배가 끝날 것이라고 추측했다고 한다. 

 

      [4] 그리스비극 :: 디오니소스와 아폴론      

*[비극에 대한 관점]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 : 카타르시스(정화) & 디오니소스의 비극 : 엑스타시(광기)

 

그리스비극과 디오니소스 축제

광기와 폭력의 광신도들을 그대로 둘 수가 없었기에, 그리스문명은 디오니소스 신앙을 체재 내로 편입시키려고 한다. 디오니소스를 아폴론 신전 옆에 모시고, 2년에 한번씩 축제를 벌이는 형태로 받아들인다. 광기 역시 맹목적인 것이 아닌 정상적인 노동으로 회귀하기 위한 질서의 파괴로 포섭한다. 이로부터 그리스의 평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게 되어, 디오니소스의 위치는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디오니소스가 헤스티아에게서 12신의 자리를 물려받았다는 전승도 이때쯤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합리주의를 신봉하는 그리스인들이 숭배하는 대표적인 신은 이성과 절제의 신 아폴론이었다. 도취와 광기의 신 디오니소스는 그리스인들에게는 낯선 신이었으며, 더구나 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특이한 신분 탓에 가장 늦게 올림포스 12신의 반열에 오른다. 

디오니소스는 아폴론과 마찬가지로 예언과 치유의 능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또한 인간에게 미래를 예언하는 힘을 가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디오니소스는 아폴론과 함께 델피신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3월부터 10월까지의 델피 신전의 주인은 아폴론이고, 이후 아폴론이 델피에서 잠시 떠나는 11월부터 2월까지는 디오니소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신전에 기거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디오니소스에게 바치는 축제인 대 디오뉘시아 제전은 그리스 최대의 희극ㆍ비극 경연대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디오니소스의 추종자였던 반인반양의 신-사티로스(염소)에서 나온 염소의 노래를 뜻하는 ‘트라고디아’는 비극을 뜻하는 영어tragedy의 어원이 되었다. 고대 크레타에서는 디오니소스와 아내 아리아드네를 기리기 위해 남성들이 여장을, 여성들이 남장을 하며 축제를 벌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디오니소스를 열렬하게 떠받치는 여성 광신도들이 남장을 하며 축제를 열었다고 한다.

 

디오니소스적 광기

디오니소스적 광기는 개체가 해체되고 전체에 흡수된 채 모두가 하나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솟아나오는 광기이다. 그러나 디오니소스가 뜻하는 바는 단지 도취에 빠져 동물적 본능이나 분출시키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디오니소스적 도취와 광기는 일상과 상식의 장막을 걷어내고 망아의 상태로 돌아간 뒤, 그 정점에서 모든 의식과 인식의 한계를 벗어 버리게 한다. 자신을 에워싸고 구속하는 모든 한계를 넘어서게 한다. 형식과 틀을 거부하는 디오니소스의 광기는 해체의지요, 자유의지다. 그것은 이성이 만든 틀을 깨고 무한과 극한의 세계로 휘몰아치는 삶의 의지이다.

따라서 디오니소스 축제의 마력 아래서는 개인과 개인 간의 벽뿐 아니라 인간과 자연 간의 벽 또한 허물어지고 서로 화해하는 대향연이 일어난다. 자연의 가장 내밀한 곳으로부터 공포와 전율이 환희에 넘치는 엑스터시와 함께 솟아오른다. 이제 인간은 개체들 사이에 놓인 모든 제한성이 파괴되어 대자연의 도도한 흐름에 동참한다. 인간 스스로가 자연이 되는 것이다.

 

디오니소스와 아폴론

그리스 비극은 아폴론적 이성과 디오니소스적 광기 사이의 긴장ㆍ대립의 지배를 받는다. 이성이 강한 통제력을 발휘하는 순간 저 밑바닥에서는 광기가 꿈틀거리고, 광기가 뜨겁게 폭발하는 순간 어느덧 이성이 가까이 다가와 차가운 물을 퍼붓는다. 따라서 아폴론적 이성은 우리에게 안전한 보호막을 형성해 줄 수도 있지만 약동하는 생명력을 앗아갈 수도 있다. 이럴 때 인간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디오니소스의 창조적 광기가 필요하다. 디오니소스는 아폴론의 보호막을 확 찢어버리고 시들어 가는 육체에 원초적인 생명의 에너지를 쏟아붓기 때문이다.

디오니소스는 태양의 신 아폴론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신이다. 아폴론의 이성은 조형의지다. 그것은 일정한 형식과 틀을 형성한다. 과도함을 거부한다. 무엇이든 너무 넘쳐서도 안 되고 너무 부족해서도 안 된다. 아폴론의 이성은 항상 절제된 세계를 지향한다. 이에 비해 디오니소스의 창조적 광기는 해체의지요, 자유의지다. 그것은 아폴론의 이성이 형성한 형식과 틀을 깨뜨리고 찢어 버린다. 무한과 극한의 세계로 휘몰아친다. 아폴론의 이성이 빠져들 수 있는 박제화와 도식화를 과감하게 무너뜨린다.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조형예술로 대표되는 아폴론적 예술과, 음악으로 대표되는 디오니소스적 예술의 대립ㆍ투쟁, 균형ㆍ조화 속에서 예술의 정수인 그리스비극이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니체에 따르면 그리스비극은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이라는 두 가지 예술충동이 다투는 듯 화합하면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폴론의 정연한 꿈과 디오니소스의 흐릿한 현실이 합쳐져서 비극이 되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게시판 사용] 결석계는 주차별 공지사항에 덧글로 달아주세요 효영 2019.11.12 220
745 [월요일, 19세기~20세기 모더니티] 3월 26일 강의 안내 2012.03.20 23680
744 불온한 인문학 트랙 2를 신청하신 분들에게 알려드립니다^^ 수유너머N 2011.05.20 7528
743 [안아르케이즘의 정치학] 10.7(목)_4강 공지 디포 2021.10.05 7001
742 인문사회과학 연구원 출범기념 이진경 공개특강 [1] file 수유너머N 2012.01.14 6201
741 [신자유주의] 일정 및 발제자 (수정) 몽사 2012.09.03 5536
740 [인문사회과학 연구원] 이진경의 특별 공개특강 [4] file 수유너머N 2012.07.23 5033
739 [부정신학] 발제 및 간식 준비 일정 공지 hwa 2013.03.06 4893
738 [월요일, 19세기~20세기 모더니티] 발제, 간식, 후기 일정표 2012.03.05 4681
737 [차이와 반복] 발제, 간식&후기 당번 + 강의 일정 공지(추가) 일환 2012.03.10 4351
736 [인문사회 과학연구원] 2014년 1학기 강의 안내 수유너머N 2014.01.05 4173
735 발제, 쪽글(과제), 후기 관련 안내 해피 2012.03.13 4020
734 <차이와 반복>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수유너머N 2012.02.03 3762
733 [차이와 반복] 7월 5일 기말페이퍼 발표 안내 file 일환 2012.07.02 3752
732 [공개특강 신청마감] 특강 신청자 명단 & 공지 수유너머N 2012.01.25 3307
731 [부정신학]4월 15일 '쿠자누스'닷 file hwa 2013.04.08 3205
730 인문 사회과학 연구원 개강안내 ^^ file 수유너머N 2012.02.29 3112
729 [부정신학] 4월 29일 '쿠자누스-다른 것이 아닌것' [1] file hwa 2013.04.22 3003
728 [19세기~20세기 모더니티] 4월 2일 강의 안내 2012.03.26 2913
727 5월 21일 월요일 강의 안내 hhh 2012.05.15 2845
726 [19~20세기 예술과 모더니티] 강좌의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수유너머N 2012.02.13 282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