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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사과나무와의 공존을 마다할 사람은 없습니다. 문제는 사과나무에 꼬여 드는 벌레와도 공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벌레와 같이 살길 원치 않으며 벌레를 죽이기 위해 살충제를 씁니다. 나는 살충제의 폐해를 배웠고 살충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농업을 바람직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벌레가 내 집에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나는 그것들을 없애기 위해 살충제를 뿌립니다. 그런데 살충제는 밭에서나 집에서나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나는 온갖 첨단무기를 만드는 세상에서 바퀴 약 하나 제대로 못 만드는 걸 한심해하면서 기술자들이 어서 분발해 효과가 확실한 살충제를 개발해주길 소원합니다. 나는 머나먼 정글에 사는 곤충의 멸종을 안타까워합니다만, 곤충이 내 생활에 조금이라도 불편을 주면 없애버리지 못해 안달합니다.

 

밖에서 사는 동물들은 여름 내내 모기에게 뜯깁니다. 동물만 그런 게 아닙니다. 동남아에 가보면 거기 사람들은 방충망 없이 삽니다. 밤새 모기에게 뜯길 텐데 그들은 그걸 어떻게 견디는 걸까요? 같이 살려면 거기서 오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나는 아무래도 그럴 자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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