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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강의 1강 후기)

조지아 2017.07.17 18:07 조회 수 : 174

루쉰의 첫 강의에 참여했다

몇년 전에 베이징을 가서 루쉰고거(고택)을 물어서 방문했다.루쉰이 베이징에 있을때 살았던 집으로써, 가운데 마당이 있는 사각형의 집이었는데 기념관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의 연대기가 잘 소개되어있었는데 중국어를 잘 몰라서 사진 중심으로 둘러보면서 그는 과연 무엇을 얘기했는지 궁금했다.

작년에는 상하이의 홍구공원에 갔는데 이름이 루쉰공원으로 바뀌어 있었다.

여기에는 윤봉길의사가 일본군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의거가 일어났던 곳이어서 그의 기념관(매헌)이 있다. 이곳에서 루쉰 묘소를 참배하고 2층으로 된 기념관을 둘러보았다. 베이징에 있는 것보다 훨씬 규모도 크고 체계적으로 잘 소개되어 있다. 그가 당시에 살던 집도 가까이에 있다.

기념관에 루쉰의 핵심 사상이 '입인(立人)'임을 설명하면서, "Personal accomplisthment is only possible with upright personal character"라고 적혀 있었다.

루쉰은 소설가로 알려졌지만 실은 소설보다는 잡문을 많이 쓴 사람이며 논쟁을 일으킨, 그리고 그 논쟁이 중국인들의 정신세계를 발전시키고 사회발전을 이룩하고 역사를 진보시키는데 자양분이 되게 한 사람이었다.

그는 아큐정전에서 정신승리를 하는 아큐를 그리면서 많은 중국인들이 노예근성을 가지고 있음을 비판했다. 루쉰이 묘사하는 사람들의 특성은 중국인들에게 그 주인공이 바로 자기라고 느끼게 하는 바가 있었다. 그의 글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를 성찰케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북경에서 활동하는데 낮에는 교육부 관리로 일하고 저녁에는 번역이나 글쓰기를 했다. 그러면서 논쟁을 했다. 이후 그는 쫓겨나서 샤먼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하고 상하이에서 말년을 보낸다.

그는 소설을 많이 써지는 않았다. 1918년 외침을 써고 이후 아큐정전 광인일기를 썼지만 그를 전국적으로 유명한 인물로 만든 것은 그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잡문이었으며 중국사회에 중국인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논쟁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논쟁은 비생산적이거나 인신공격적인 것이거사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그의 비판은 각 사람들의 폐부를 찌르는 것이었고 자기를 반성하고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었다. 모순에 가득찬 중국의 사회체제와 불평등 구조 여성억압적 사회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 개인의 위선적 사고와 행동 등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것이 루신을 위대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가 특별히 도덕적으로 뛰어나다거나 고상한 인격을 가진 것은 아닌 듯하다. 그는 화를 많이 내기도 했고, 비판자의 공격에 마음상하기도 했다. 자기 제자와 사랑에 빠져 상하이로 떠나기도 했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사랑의 힘을 칭찬해야 하나. 또 한편으로는 교육자가 어떻게 제자를 유혹했느냐 하는 도덕적 문제와도 연결된다. 루쉰은 자기의 글을 읽고 많은 청년들이 민주화 혁명 운동을 하다가 죽는것을 보았다. 그는 그것에 대해서 심하게 자책했다. 그러면서 한때 글쓰기를 중단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필요하다. 혁명의 시기에 이러한 선각자 혹은 지사적 성격의 사람들의 글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로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루쉰은 자기 역할에 충실한 것이다. 루쉰의 글들을 보면 정교하다. 고민의수준이 철저하다.

그는 일상성, 작고 자질구레한 일들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작은 일, 사소한 일, 일상적인 일도 잘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번역에 종사했는데 그것을 할 때 철저하게 했다. 이것은 그가 향후 글을 쓰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가 일본 센다이의학교를 가서 공부를 하다가, 한 교수가 보여주는 슬라이드를 보고 결심을 하게 된다. 거기에는 러일전쟁때 한 중국인이 러시아를 위해 스파이활동을 하다가 검거되어 중국인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일본군인에 의해 일본도로 목이 잘리는 장면을 그저 구경꾼으로서 바라만 보고 있는 중국인을 보고 루쉰은 크게 개탄하고 중국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게 된다. 같은 동족이 죽어가는데 왜 중국인들은 그것이 마치 남의 일인양 방관자가 되어서 바라보기만 하는가? 그들은 민족적 자존심이 없고 노예근성으로 가득차 있는가.

그들을 일깨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핵심사상은 입인이다. 사람의 정신을 바로 세우는 것, 그것은 결국 노예근성을 버리고 주체의식을 자각케 하는 것이다.

루쉰이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유명해졌다. 그는 단지 자기 일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명성을 얻었다.또한 중일전쟁이 발발하기전인 1936.10에 죽었다. 선택을 강요받은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그는 민족혼이라고 적힌 만장아래에서 좌우 양세력 모두에게서 존경을 받으면서 장례를 치렀다.  그는 운도 좋은 사람이었다.

나는 광인일기와 아Q정전을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나는 계속 루쉰을 찾아나선다. 앞으로 루쉰의 생가와 어렸을때 공부한 곳이 있는 샤오싱(소흥)에도 답사여행을 할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루쉰의 책도 제대로 읽지 않으면서 그를 찾아다니는가? 그 이유를 수유너머의 최진호 선생의 이번 루쉰 강의에서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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