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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나의 ‘첫’ 시] 4강 후기

효정 2021.05.10 16:27 조회 수 : 78

 

2021년 들어 불가해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학생 때는 창작 중독에 걸린 것처럼 매 기억과 순간과 영감을 기록해두고, 문학 작품으로 만드는 데 하루를 다 쓰곤 했는데 졸업을 하고서는 마법처럼 그 습관이 사라졌습니다. 잊기 싫은 사건과 감정만 간단히 기록하는 일기만 남기던 저는 다시 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경후 시인님께서 90년대에는 도처가 희망이라 절망에 대해 노래하는 시가 많았던 반면에 요즘은 절망과 무력이 가득한 시대라 보이지 않는 희망에 대해 시를 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적 있습니다. 시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하고, 그것을 언어의 형태로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시를 쓸 때마다 간과했던 부분입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진술’에 대하여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시를 쓰면서 진술과 묘사의 차이, 화자에 따른 톤 조절, 지루하게 문장을 늘여 쓰지 않고 함축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진술할 수 있기를 바라며 쓰곤 하는데, 여전히 요원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시인님께서 준비해주신 다른 표현과 예시들을 보면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는 생활과 가까운 단어와 표현만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시를 읽고 쓰면서 제가 다룰 수나 있는 단어일까 싶었던 광활하고 무거운 단어들도 사용하며 저라는 인간의 저변이 넓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이 즐거움에 시 쓰기를 이어가시는 거겠지요?

하나의 대상이 있어도 10명의 시인이 글을 쓴다면 모두 다르겠지요. 일정 나이에 요구되는 성취를 평균적으로 이루길 요구받는 사회에서 모두가 자유롭고 다양할 수 있는 순간은 얼마나 감사한가요.다른 선생님들의 시를 읽으며 왜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까, 이 행 뒤에 숨겨진 배경은 무엇일까 상상하며 읽는 동안 참 즐거웠습니다. 감각적이고 솔직한 표현을 마주할 때마다 감사했습니다. 남은 시간도 꼭꼭 씹어가며, 한껏 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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