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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7강] 발제: 예언자, 구제

배진영 2021.05.20 22:24 조회 수 : 149

2-19. 예언자

Q1. 예언자의 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언자는 “나는 크나큰 슬픔이 인간들을 덮치는 것을 보았다. 가장 뛰어난 자들도 그들이 일에 지쳐 있었다. … 참으로 우리는 죽기에도 너무 지쳤다. 그리하여 우리는 깬 채로 계속 살아간다. 무덤 속에서!” 라고 말하였다. 예언자의 예언에 따르면, 사람들은 그 동안 본인이 갖고 있던 가치들에서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그 가치들을 파괴(죽음)하는 것조차 힘들어져서, 가치들을 부정하기만 한 상태에서 멈춘 채 살아간다(무덤 속에서 계속 삶).

예언 이후 차라투스트라는 슬픔에 잠겨 돌아다니라 지쳤고, “예언자가 말한 사람들”과 비슷해졌다. 즉, 이러한 예언에 따라 다른 사람들을 포함한 차라투스트라 역시 니힐리즘을 겪게 되었다. 어쩌면 모든 인간은 숙명적으로 허무주의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 같다.

 

Q2. 차라투스트라의 꿈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차라투스트라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꿈을 해석할 것을 요구하지만, 이 에피소드의 말미에 그는 꿈을 해석한 제자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제자의 해석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였다.

차라투스트라는 꿈에서 “모든 삶에 단념”한 채 “밤과 무덤의 파수꾼”이 되어 있었다. 가치부정에 멈춘 채, “승리의 징표”, “극복된 삶”과 함께 “지하 납골당”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차라투스트라는 그 곳에서 “먼지 덮인 영원의 냄새”를 맡게 된다. 그가 갇혀 있던 “지하 납골당”은 가치부정, 공허함, 허무주의의 장소이기도 하면서 자기극복이 잠재되어 있는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가장 녹슨 열쇠로 가장 삐걱거리는 문을 여는 행동을 통해 그 곳에서 벗어나고자 하였지만 동시에 잠에서 깨어나기 싫다는 것도 느꼈다(허무주의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소극적으로 행동, 허무주의에 빠져있음으로 인한 달콤함). 그리고 그는 여전히 가치부정의 상태, “음험한 침묵” 속에서 고독하게 머무른다.

그러다 그에게 어떤 형태의 “시간”이 왔다가 가고, 그는 “누가 자신의 재를 산으로 나르는가?!”라고 외치며 “열쇠를 밀어 넣고 문을 열려고” 애썼다. “시간”이라는 것의 영향으로 차라투스트라는 몰락에서 다시 상승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와 납골당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된다. 바깥에서 날아온 검은 관 속에 들어있던, 세상에 존재하는 천 개의 가치들이 그를 향해 비웃었고 그로부터 엄청난 공포심을 느낀 차라투스트라는 꿈에서 깬 이후 능동성을 다짐한다.

 

Q3. 예언자의 예언과 차라투스트라의 예언은 어떻게 다른가?

예언자의 예언은 니힐리즘을 매우 수동적이고 절망적인 것으로 말했으며 차라투스트라 역시 그 예언을 그대로 경험하였다. 그러나 차라투스트라의 니힐리즘은 자기극복(몰락에서 생성)으로 가는 길목으로써 경험된 것으로, 그는 긍정적인 니힐리즘을 보여주었다.

 

2-20. 구제

Q1. 차라투스트라는 왜 불구를 고치는 것을 못쓸 짓이라고 하는가?

불구자들을 고치는 행위는 전지전능한 신의 행위이기도 하다. 예수는 장애와 질병을 가진 사람들의 신체적 손상을 소거함으로써 더욱 많은 신앙과 믿음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차라투스트라는 불구를 고침으로써 불구자가 또 다른 고통을 겪게 된다고 말한다. 즉, 불구자는 신체적 손상으로 인해 불행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그 손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의해 불행해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투스트라는 불구가 “가장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Q2. 차라투스트라가 말하는 거꾸로 된 불구자란 어떤 존재인가?

불구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였을 때에 어떤 신체적인 손상을 갖고 있는 상태인 반면, 전도된 불구란 “한 가지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을 뿐 다른 모든 것은 결핍된 상태”, 소위 군중들이 말하는 “천재”를 의미한다.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전도된 불구가 더욱 끔찍하고 나쁜 일이라고 말한다.

 

Q3. 젊은 날의 구제(2-11.무덤의 노래)와 과거의 구제(2-20.구제)는 어떻게 서로 닮았고 어떻게 서로 다른가?

Q4. 갇혀있는 의지가 자신을 구제하는 방식은 어떤 것인가?

젊은 날의 구제는 “나의 의지를 통해 청춘의 무덤, 청춘의 상처를 파괴하고 부활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고, 과거의 구제는 “그 모든 ‘그러했다’를 ‘내가 그렇게 되기를 원했다’로 바꾸는 것”이다.

젊은 날의 구제와 과거의 구제 모두 우리의 ‘의지’를 통해 이루어진다. 의지는 우리의 무덤과 상처를 파괴함으로써 거기서 해방시켜주고 기쁨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과거의 구제에서는, 의지가 시간이라는 존재 앞에서 “감옥에 갇힌 죄수”가 된다. 과거에 있었던 ‘그러했다’, 즉 이미 행해진 일에 대해서만큼은 의지는 무기력해지고 방관자가 된다.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기 때문에 과거에 ‘그러했던’ 것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모든 것은 의욕하고 의지를 통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지만,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은 의욕할 수 없고 과거의 ‘그러했다’를 구원할 수 없다. 이러한 구제불가능성은 시간에 대한 의지(갇혀있는 의지, 지나간 일에 대한 의지)가 우리에게 주는 고통이자 복수이다(드라마 빈센조: ‘후회는 가장 지독한 지옥이다’).

 

Q5. 창조하는 의지는 어떻게 자기 자신을 구제하는가?

망상은 ‘인간은 시간 속에 갇혀있으므로, 어떠한 과거의 행위도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없으므로 인간은 영원히 죄책과 징벌 속에 있게 된다’라고 말한다. 즉, 과거의 구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교한다.

그러나 창조적 의지를 통해 끔찍한 우연이었던 ‘그러했다’를 ‘내가 그렇게 되기를 원했다’라고 말하는 순간, “시간과 화해”하는 순간, 과거의 구제는 가능해진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시간과의 화해는 ‘다른 방식으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과거에 돌아가 내가 했던 행위를 바꿀 수는 없지만, 나의 사고 속에서는 과거를 돌이킬 수 있다. 나의 경우, 이불킥을 정말 자주 하는 편이다. 내가 했던 행위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 행위가 후회되고 과거를 바꾸고 싶어져 수없이 괴로운 밤을 맞이해왔었다. 그러나 이불킥을 자주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라도 스스로를 구제해야 한다. 그 후회되는 행위가 우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내가 그렇게 되길 원했기 때문에 그 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함으로써 스스로를 구제할 수 있다. 내가 직접 과거의 ‘행위’를 돌이키지는 못하지만 과거의 내 ‘의지’는 창조할 수 있다. 이것이 시간과의 타협이나 화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과거를 구제할 필요가 없도록 현재를 사는 것이다. 그것은 매 순간 창조적 의지로 삶아감으로써 가능해질 것이다. 현재를 ‘그렇게 되기를 내가 원한다’ ‘그렇게 되기를 나는 원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행동한다면 시간과 타협하거나 화해할 필요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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