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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 강의를 듣고... 최원 선생님께

김외경 2016.02.16 02:30 조회 수 : 1259

강의 내용 십분의 일도 이해 못하면서 그저 배우는 게 좋아 해맑게 웃고 앉아 있는 거 아시면 얼마나 난감하실까 싶어 모르는 표정 교묘히 감추고 앉아 있었던 학생(?)입니다. 지방에서 운전에, 기차에, 지하철에, 택시에 복잡한 과정을 거쳐 숨 가쁘게 와서 듣는 것치곤 너무 모르는 거 아닌 가 자책도 하면서 6주를 보냈고요. 한마디로 무모했지요.

그런데 모든 공부가 그렇듯 허망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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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와 융은 들어봤지만 라캉을 공부한 건 정말 처음입니다. 대학까지 다닌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하겠지만 그랬네요. 그래서 많이 어려웠습니다. 용어도 낯설고 개념은 모르겠고 라캉 공부하는 데 왜 소쉬르를 먼저 다루나 그것조차 의아했으니까요. 첫 강의를 들으며 정신분석이 언어의 구조와 그렇게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2주, 3주가 지나도, 라캉 이론을 적용한 쉬운 책을 읽어 보아도, 잠시뿐. 강의가 다 끝난 지금까지도 확실히 이해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여러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라캉이 주목했다는 “폭력을 어떻게 멈출 수 있는가?” 이미지의 세계를 건드려서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변화를 주려고 한 학자의 생각이 놀랍기도 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생각이 탄생했는지-요건 마지막 강의에서 조금 맛보았지만-, 어떻게 폭력을 멈추게 하겠다는 건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케빈에 대하여>를 다루며 말씀하신, 한 가지를 금지함으로써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아버지의 법’ 이야기도 새롭고 흥미로웠고요. 칸트의 ‘선’은 고통이며 죽음 충동에 닿아 있다는 것도 더 깊이 캐고 싶어진 부분입니다.

 

여러 말을 했지만 제가 아직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아시고 웃음이 나실 것도 같습니다.ㅎ. 그래도 저는 행복에 들떠 있습니다. 이런 내용 조금이라도 접하게 돼 기쁘고, 알고 싶은 것이 더 많아졌고, 앞으로 찾아 읽게 될 책들은 또 얼마나 저를 설레게 할까 기대가 되니까요. 이런 마음이 무모한 여정의 동력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다음에 또 강의를 들으러 가게 된다면 그땐 꼭 미리 많이 공부하고 가야겠다 생각합니다.

 

강의를 하시면서도 중간 중간 수줍은 호기심을 숨기지 않으셨던 최원 선생님,

매번 편안하고, 재미있고(모르면서도 재미있었어요^^), 좋은 강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나오면 꼭 사서 보겠습니다~

증오 없는 공포, 마키아적 시빌리테, 알튀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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