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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까지는 다른 후기가 올라오길 기대하며 수요일 저녁까지 버텼는데요, 이번 주는 그냥 일찍 올리렵니다. ^^

다른 날보다 질문도 많이 나왔으니 저 말고 다른 분도 후기를 쓰시면 좋겠네요.


1. 외부 

외부란 뜻 '밖'의 것, 낯설고 다른 것입니다. 고전소설은 그런 외부와의 만남을 통해 만남의 매혹과 위험을 같이 보여주죠.

이번 강의에서는 외부를 (1) 발생적 외부와 (2) 출구로서의 외부로 나눈 후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천상계의 개입으로 대변되는 전자는 내부의 논리를 보완하는 기능, 즉 "외부를 내부화하는 통로"이고,

이것은 누구도 모를 일을 모두가 알도록 개입하는 방식으로 등장합니다.

반면 "통념이나 양식, 혹은 제도나 관습의 벽을 넘게 만들고 그것과 충돌하거나 그것을 가로지르게 만드는" 후자는

"옆에 있어도 알기 어려운 외부, 가까이 있어도 더없이 멀리 있는 외부"입니다.


2. 고독

김시습의 <금오신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외부에 대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5개의 작품들의 주인공은 모두 생각지 못했던 다른 세계, 다시 말해 "뜻밖의 만남"을 경험합니다.

이때 중요한 특징은 주인공들이 다른 이들과 분리되어 '혼자' 다른 세계와 만나고 그 안에서 '고독'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들이 겪는 고독은 "자신이 살던 것과 전혀 다른 세계를 본 자의 고독"이고,

"남들과 다른 세계를 살 수밖에 없는 자의 고독"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이들의 외부 경험은 죽음마저도 쉽게 만드는 탈영토화의 선을 그립니다.


3. 가족

가족은 친자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세로축과 결연을 통해 이루어지는 가로축이 만나 이루어집니다.

이 두 축들을 따라 대를 잇는 것과 효, 결혼과 사랑이 윤리의 선을 만듭니다.

그런데 이러한 "윤리의 선들은 욕망과 규범의 상반되는 선들로 다시 이중화"되고,

이 선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가족적 질서를 위한 도덕이나 윤리"는 와해되고 해체됩니다.

<옥낭자전>은 "윤리적 이념의 소설화"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윤리적 정언명령에 충실한 작품 안에서도 '열'의 윤리와 '효'의 윤리가 어긋나듯 삼강의 윤리는 서로 충돌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옥낭의 도덕학'은 '심청의 윤리학'과 대비됩니다.

사건으로인해 떠밀려 바깥세계로 나간 심청과 달리

윤리적 정언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옥낭의 문제들은 윤리의 내부에서 해결됩니다.


4. 사랑

<구운몽>은 "사랑의 선이 우세한 가운데 결혼이란 제도가 겹치며" 진행됩니다.

일반적으로 <구운몽>은 구도소설이고, 인생무상을 주제로 한 작품이라고 평가됩니다.

하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구도'적 측면이 분량의 6%밖에 안 된다는 점과 불교 철학적 관점을 논거로 선생님께서는 이를 반박하셨습니다.

오히려 구도소설에서 강조하는 성진의 이야기는 양소유의 전생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셨죠.

그렇게 되면 <구운몽>의 주제는 양소유의 '즐거운 인생'이 됩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을 채우는 것은 여덟 명의 처첩과 만들어가는 '사랑의 초과적 성격'입니다.

이 소설은 수많은 사랑의 대상을 가족제도의 틀 안에 담아내기 위해 가족의 경계를 유연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구운몽>은 "'해피 프로세스'로 일관하는 천진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여정은 단순화되고, 사랑의 초과적 성격은 가족으로 귀결되는 이 작품은

"모든 탈영토화의 성분을 집이라는 단 하나의 영토로 흡수하여 재영토화"합니다. 


5. 고착

지난 시간에 미처 다루지 못한 <변강쇠가>도 이 날 이야기되었습니다. 

<변강쇠가>에는 여성의 성욕에 대한 공포가 담겨 있습니다.  

변강쇠의 '잡놈' 기질이 싸움, 한량짓, 노름, 오입질 등을 통해 복합적으로 그려진 것과 달리,

옥녀의 '잡년' 기질은 성욕으로 특권화됩니다. 옥녀는 말 그대로 남자를 잡아 먹는 '괴물'로 그려지는 것이죠.

전 변강쇠가 죽을 때 등장하는 온갖 질병들이 신기했습니다.

너무 많은 병들이 등장해서 각주를 따라가다가 책을 다 읽은 느낌이었죠.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변강쇠가 죽기 직전에 내린 저주,

즉 옥녀가 만나는 남자는 다 죽이겠다는 저주가 장승들의 저주가 육화된 방식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저주에는 병적인 고착의 힘이 담겨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떠돌아 다니다가 '길'에서 만나지만,

옥녀에 대한 변강쇠의 집착이 만든 저주는 '떠돎'이 아니라 공포스러운 '접착'의 상태를 만듭니다. 


6. 더불어

뭔가 획기적인 후기를 쓰고 싶었으나.. 능력이 안 됩니다.

선생님을 본격 비판하는 후기도 쓰고 싶었으나 이 역시도.. 능력이 안 됩니다.

하여 오늘도 요약 후기를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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