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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맑스와 인간주의부분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알튀세르, 『맑스를 위하여』의 마지막 강독시간이라서 그랬는지 저는 알튀세르에게 괜시리 애틋한(?) 감정이 싹트기도 했고

인간주의라는 제목에 이끌려 발제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한 후회가 화아아아....악 밀려오기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읽다가 궁금했던 부분들은 최원샘의 깨알 같은 설명으로 쏙쏙 이해가 되었고,

미처 생각지도 못했기에 궁금하지도 않았던 부분들까지도(!!!) 최원샘의 수준높은 강의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알튀세르가 이데올로기를 물질적인 실천으로 규정하는 부분을 가장 주목하고 싶습니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이 결코 의식의 형태로서가 아니라 그들의 세계의 한 대상인 것처럼,

그들의 세계자체인 것처럼, 그렇게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산다 고 합니다.

mode of life, 삶의 방식으로서의 이데올로기의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죠.

이데올로기는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체험적관계에 관련된다는 것,

사실상 사람들은 이데올로기 속에서 자신들의 존재조건에 대한 자신들의 관계를 자신들이 체험하는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흥미로운 지점이었는데요,

이데올로기는 실재에 대한 반영이 아니라 그 실재와의 관계를 상상적으로 재현하는 mode라는 최원 선생님의 설명이 곁들여졌습니다.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에서 만나게 될 이데올로기적 호명의 폭발적인 힘에 대해서도 미리 힌트를 주셨는데,

무의미했던 것들이 나에게 진실로 의미 있는 것으로 다가오게끔 되는 순간들에 대해서는

연평도 폭격사건으로부터 지젝의 candle laughter에 이르기까지의 세세한 예를 들어 설명해 주셨지요.

목적론적 환상이 실재적 조건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절감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체험적 관계를 이야기할 때 알튀세르가 무의식이라는 조건하에서만 의식적인 것으로 드러난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이 알튀세르                                                                                                                          에티엔 발리바르






마지막에 최원 샘께서 토대가 2라는 발리바르의 주장을 인용하셨는데,

그 부분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데올로기를 경제만큼 물질적인 토대로 간주한 발리바르는

경제와 이데올로기를 토대로 놓고, 상부에는 정치만 남게 됩니다. 아래와 같은 세 종류의 정치가 언급되었는데요,


1)자기자신과 관계하는 정치: 루소나 프랑스 혁명에서 볼 수 있는 정치의 자율성, 해방의 정치

2)경제와 관계하는 정치: 맑스나 푸코에게 볼 수 있는 정치의 타율성, 변혁

3)이데올로기와 관계하는 정치: 시빌레떼(=시민다움, 시민공존, 시민윤리), 타율성의 타율성

 


그리고 경제와 이데올로기의 인과성에 대하여

즉 이데올로기와 경제의 인과성을 포괄하는 보편적 인과성 찾기에 주력하는 라이히나 지젝 같은 이들은 프로이트 맑스주의에 속합니다.

그러나 발리바르는 경제 이데올로기의 인과성이 매우 이질적이라고 반론하면서(=통합적 인과성을 부정하면서)

경제는 이데올로기로 인해 작동하며, 이데올로기는 경제를 통해서만 작동하는 이른바 이중의 인과성을 주장합니다.

경제와 이데올로기 사이에 정세가 자리하면서 둘 간의 대립성이 해소된다는 식의 설명이 이어졌고,

이런 발견은 역사 속에서 경제와 이데올로기의 두 가지 인과율에 대한 전면적 검토가 요구되는 지점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설명에 의하면 자본주의 국가는 반드시 민족국가의 형태를 띨 필요도 없어지겠죠.

 


그리고 알튀세르의 절단’(cut)이라는 발상은 거슬러 올라가보면

스피노자를 거쳐 플라톤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이야기도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저는 단순히 스승인 가스통 바슐라르의 인식론적 단절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말이죠.

스피노자가 상상, 지성, 직관지()를 구분해서 언급할 때,

직관지는 개별적이고 독특한 본질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경지를 말하는데요,

플라톤이 지식(episteme)과 의견(doxa)을 구분하고

지식을 다시 노에마(noema)과 디아노이아(dianoia)으로 구분할 때 나오는 노에마(철학)가 바로  직관지에 해당한다는 이야기.

초의 공리계가 참인지 거짓인지 수학은 증명해 낼 수 없지만, 변증법적인 실천을 향해 그 시원(始原)을 찾아가야 한다면,

그 시원이 바로 직관지인 노에마(철학)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알튀세르는 자신이 후대에 플라톤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언급되리라고는 상상 못했을 것 같아요. ^ ^

발리바르가 알튀세르를 인터뷰하면서 위와 같은 생각을 했다네요. 청출어람도 좋지만 발리바르는 너무 무서운 제자인 것 같아요ㅠ ㅠ

발리바르가 썼다는 「알튀세르여 침묵하소서」는 아직 번역이 안 된 글이지만 언젠가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이상. 횡설수설 후기였고요~

다음 시간부터는 대망의 『자본론을 읽는다』를 시작합니다. 진심 기대만발.

발제와 간식은 장봄님과 이찬선님이시고요,

읽어오셔야 할 부분은 서문부터  ‘자본론’으로부터 마르크스의 철학으로(~88p)입니다.

그럼 모두들 529일 금요일 밤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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