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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건축과 사유의 지평을 찾아서' 첫 강의가 바로 어제 있었습니다. 역시 생각했던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와주셔서 모처럼 수유너머N이 꽉 찼습니다.

강좌 안내에도 이미 소개되었듯이 첫 강의는 "건축공간에서 프락시스와 프라그마틱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프라그마틱스란 화용론(실용론), 프락시스란 실천을 뜻합니다. , 건축공간이라는 사물이 실천과 어떻게 관계되어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제였습니다.

강의는 이진경선생님이 개인적인 체험을 통해 어떠한 문제의식이 생겨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철저한 "유물론자"임을 자처해오셨다는 이진경선생님은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네이브를 마주했을 때 무릎꿇고 성호를 긋고 싶에 만드는 강력한 힘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 당시 이진경선생님은 근대인, 근대를 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고 어떻게 유지되며 어떤 식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계셨는데, 이러한 문제의식과 파리에서의 강력한 체험이 겹치면서 공간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구성하고 유지하는지,혹은 변형시키는지 하는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이 문제의식의 결과물이 "근대적 주거공간의 탄생"이라는 책이였다고 합니다.(아직 읽어보진 못했습니다.ㅋㅋ)

이와 관련하여 건축공간으로 인해 정작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은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용산참사와 같은 재개발문제와 관련하여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건축공간이 생산하는 사회적효과나 권력효과를 다루는 것이었고, 반대로 사회적 관계나 조건을 통해 건축공간의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모더니스트의 미학이나 그 근저의 감수성은 근대 산업혁명이라는 사회적 조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합니다. 건축의 모델도 같은 방향이었는데 철골구조를 그대로 노출한 파리의 "에펠탑"도 하나의 예가 된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을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름이 생각이 안나는데 어떤 사람은 에펠탑 바로 밑의 레스토랑을 즐겨 갔다고 하는데 이유는 파리에서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곳이 그 곳 뿐이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ㅋㅋㅋ

또 꽤 재밌었던 부분은 공간과 권력을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캄피돌리오 광장을 보면 세 채의 건물이 올라가는 계단을 향해 오므라들어 있습니다. 광장의 안쪽에서 아우렐리우스 동상을 지나 계단 쪽으로 가는 동선을 취해보면, 공간을 압축하다가 계단 가까이에 가면 언덕아래와 건물의 양옆으로 공간이 갑자기 팽창하는 역동적 공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뒤페락(1520~1607)과 쉰켈(1781~1841)이 그린 광장과 세 건물의 투시도를 보면 세 채의 건물의 '찌그러진' 배치를 직각으로 펴서 그렸습니다. 투시도란 사물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인데 왜 왜곡하여 표현했을까요? 바로 투시법에 의해 형태를 포착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볼 때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방식으로 본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합니다. 뒤페락과 쉰켈은 다른 시공간에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투시도를 그렸다는 것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외에도 성 베드로 성당과 베르사유 궁전을 통해 시선의 권력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베르사유궁전에서 왕의 위치에서만 볼 수 있는 전경을 볼 수 있는 공간의 가격이 쎘는데 헝그리정신 때문에 기회를 놓쳐서 아쉬웠다고 하신 부분이 기억납니다.ㅋㅋ

앞으로 역사적 순서대로 강의가 진행될 것 같은데 저는 이미 강의 인터뷰에서 이진경선생님이 언급하셨던 C.Norberg Schulz "서양건축의 본질적 의미"라는 책을 읽어가며 강의를 들을 생각입니다. 프린트물을 통해 기억을 떠올리며 써보았는데 놓친 부분들이나 잘못 이해한부분들은 다른 분들이 함께 얘기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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