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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계의 상상] 4강 후기

춘양 2024.01.30 22:58 조회 수 : 86

“우리는 정말 한 순간이라도 자신을 편안하게 놔둔 적이 있을까?”

 

박성관 선생님이 이렇게 물어보았을 때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사회생활이나 여행할 때조차 타인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면서 자신의 안위가 흔들리지 않았던가? 이것은 생각이나 의지의 문제일 수 있다. 생각이 잘못되어 있으면 헛된 집착이나 신념을 낳는다. 휴식과 힘을 얻기 전에 다시 타인과 연결하려 한다. 마치 그러한 의무나 책임이 본래부터 존재하고 있기라도 하듯이... 어릴적부터 그런 교육을 받아 온 결과일 수 있다. 가치의 최우선은 너 자신이 아니고 사회 또는 국가이니까 이렇게 생각을 하지 않으면 불안한 것이다. 그런데 고대 중국의 열자는 이런 지점에 대해 문제를 던지고 있었다.

 

안평중이 관자에게 양생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귀가 듣고 싶은 대로 놓아두고, 코가 맡고 눈이 보고 싶은 대로 놓아두고, 입이 먹고 싶은 대로 놓아두고, 몸이 편하고자 하는 바대로 놓아두고, 뜻이 행하고자 하는 대로 놓아두면 되오.’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억제는 사람을 피폐하게 하는 근원이라면 이런 ‘희희연’을 할 수 있는 마음이 근심을 사라지게 할 것 같다. 기쁜 행위속에 자신을 펼쳐 놓고 후회나 도덕관념으로 자신을 옭아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의심스럽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겸양이나 절제속에서 스스로를 제어하려고 살지는 않았는가? 그런데 무리의 도덕을 취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살아가는 것이  열자의 가르침이자 최고의 즐거움인 것 같다. 뒤이어 나오는 공손 조와 목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맏형인 자산과 다르게 일생을 술과 여색의 환락을 추구한다. 일생지관(일생의 환락)과 당년지락(생전의 즐거움)을 끝까지 추구한다. 이러한 방편이 ‘치내(내심)’을 다스리는 것이다. 언뜻보면 무절제요 디오니소스적인 축제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 관리가 필수인 오늘날 우리에게 잘 납득이 되지 않는 것 같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진짜 자기 자신을 위한다면 마음의 자연스러운 행로에 의지하여 살면 기쁨과 편안함이 넘칠 것 같다. 이런 상태라면 현대인의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가당치가 하겠는가? 마음을 안으로 돌려 살펴보면 나와 남을 나누는 구별도 사라진다. 이렇듯 ‘치내’하면 천하 단위로 확장되어 군신지도도 불필요하게 된다. 자산은 자신의 예의와 명위를 통한 ‘치외(외물을 다스림)’가 오히려 치외와 치내를 불안하게 함을 깨닫고 망연자실한다.

 

궁금한 것은 정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라는 것이다. '치내'와 '치외'의 연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내면의 향상이 꼭 공동체를 잘 이끄는 것도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맑스와 프루동도 이런 데서 견해가 달랐다고 들었다. 슈티르너와 맑스,  도가나 법가, 유가 사상의 견해도 그럴 것이다. 논쟁지점에서 각 단위들의 연결은 자연스럽게 바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갈등과 이합 작용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경계의 작용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흥미롭다. 동서양에서 이런 부분들이 논쟁거리가 되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학습된 것들을 의심하고 공부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런 생각을 할 기회가 찾아오다니 놀랍기도 하다. 이번 강의에 들어왔던 ‘띄엄띄엄 출몰하는 세상’이나 ‘아나키즘 연합’, ‘에피쿠로스의 정원’, '부분적인 연결' 등이 그 단서가 될 것인가? 이것을 다 소화하기에는 정보량이 턱없이 많다. 선생님이 소개해주신 광범위한?? 책들을 하나 둘씩 사고는 있지만 마음이 기쁘기만 할 뿐 아직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나에게 알게 모르게 힘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가네코 후미코가, 열자가,  크로포트킨이 실상을 잘 알고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가라고 외친다. 우선 허랑방탕함의 자유부터 구가해보자. 선생님의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절대적으로 옳다.”라는 메시지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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