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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개념의 성좌] 5강 후기

이시스 2023.05.10 07:00 조회 수 : 60

그동안 준영 샘의 강의에서 철학 비전공자 일반인으로서 평소에 궁금했던 모호하지만 아름답게 느껴지는 철학용어들의 어원과 관련한 설명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필기도 하고 지식이 쌓여가는 소소한 즐거움을 오랜만에 맛보았지요. 이번에도 역시 그리스 신화의 의인화된 ‘모이라moira:운명’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강의를 어느때보다 흥미롭게 잘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삶의 윤리적 태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개념들이 특히 많았고 더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영감과 힘을 주는 사유와 만났습니다.  

모이라라는 단어는 무겁습니다.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들의 비극적 운명,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필연 앞에서 과연 인간의 행동과 의지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면에 스토아주의자들의 유물론적 사고에 기반한 운명(fatum), 필연은 굉장히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윤리학으로 이해될 수 있었습니다.

스토아 윤리학의 세가지 키워드인 카테콘, 데코룸, 에우카이리아.. 카테콘은 과거행위의 맞아떨어짐, 데코룸은 현재행위의 맞아떨어짐, 에우카이리아는 미래행위의 맞아떨어짐을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합니다. 판단이 단 한순간, 아이온의 시간에 이루어지기에 그것은 어렵기도 합니다. 자신의 지금/여기의 사유와 행위로써 그런 시간을 붙잡기, 그것이 바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진면목이라는 것!

우연과 필연을 이분법적으로 대립적으로 이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보였습니다. 고대 유물론에서 현대 사이버네틱스, 카오스  이론을 관통하는 한 사유의 흐름...인과성의 우연성, 법칙 자체의 우발성을 이해하면 무거운 목적론적인 세계관에서 가볍게 뛰어내릴 수 있습니다.

강의 끝나고 질문응답시간에 서양과 동양의 철학을 쉽게 연결지으려는 시도에 대한 유의할 점도 이야기가 나왔었는데요...불교의 연기론적 사고와 외부의 사유로서 유물론을 이해하는 관점은 정말 닮아있어 보입니다. 정해진 것은 없으며 그때그때의 조건과 관계의 배치에 따른 운동과 생성이 있을 뿐이지요. (사실 이런 내용은 이진경 선생님의 저서 <외부, 사유의 정치학>의 핵심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쉽게 기원과 정해진 목적을 찾으려는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그러한 사고와 태도가 주는 안정감이 무시 못할 정도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그러나 ‘주어진 운명, 정해진 법칙은 없다’는 관점은 가볍고 자유롭게 삶을 향유하게 해줍니다.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이 그러했듯이…

'자유는 곧 우연(chance)이다' - 흄

P.S. 준영 샘의 강좌 관련 신간을 구입하려고 하는데 왠일인지 검색이 잘 안됩니다~구입할 수 있는 링크를 단톡방에 올려주시면 안 될른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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