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베풀기>라는 게 있어요. 내가 당신에게 무언가를 주면 당신은 그것을 내게 도로 되갚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상관없는 다른 사람에게 갚음으로써 대가없는 선행을 이어가는 거죠. 이렇게 서로를 돕는 선행이 퍼져나갈 때 우리의 삶은 사랑과 가능성으로 가득 차게 될 거예요" - 박정미, <나의 작은 혁명이야기 0원으로 사는 삶>
6년차(?)에 접어든 번아웃이 끝나기는 커녕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라 이대로 영영 회복(?)불가 상태로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반 포기반 상태로 지내는 중인지라 '착취노동하지 않는=가난하지만 자유로운' 방식으로 생존중인 사람들을 찾던 중에 만난 책 속에서 지난 강의 중에 언급됐던 '고대의 증여'방식과 많이 닮은, 현대의 공유 방식을 발견했습니다. (2014년, 저자의 경험이라니까요)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실천?!
지난 강의 후에 재숙쌤이 베풀어주신 무한대 맥주와 즐거운 뒤풀이 자리를 다시 돌이켜 봅니다.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자협동조합>(?)을 도모하는 중이라는 **쌤, 오래 함께 꾸려온 동네책방을 협동조합방식으로 전환하려는 중이라는 **쌤, 부럽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듣다가 <공동육아와 대안학교에서 만난 아빠들끼리의 협동조합> 해체경험 목격담을 꺼낸 제게 재숙쌤이 그러셨지요~ "끝났지만 즐거웠으니 성공"이라고 "돈의 자리에 즐거움을 놓고 보면 판단은 달라진다"고. (자본주의 아래서 많은 기업의 수명이 그리 길지도 않는 정보도 함께 주셨지요)
'돈'을 지우고 그 자리에 '즐거움'을 놓고 판단하기. 본격적으로 그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재숙쌤 덕분에!!! 즐거움을 기준으로 보자면 아이가 아직 졸업 전인 대안학교의 부모들과 도모해볼 일도 없지 않고 공동육아에서 만나 마을을 이루고 사는 이웃들과도 아직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까...그러다 보면 번아웃상태에서도 덜 허덕일 수 있지 않을까...
사족처럼. 지난 시간 대안학교 고등과정인 함께 사는 청소년의 '호기심부족'을 염려했지만 사실 더 심각한 건 번아웃 상태로 호기심 가뭄 상태인 저~ 라는 것. 중학교때부터 자전거로 등학교하고, 한달 용돈 만원인 적정소비를 유지하고, 요리며 간단한 집안팍 수리까지 뚝딱 해내는 열여덟살은 사실 '교과서 학습'량이 적을 뿐 자기 삶을 꾸리는 기술에선 딱히 부족하지 않은 상태인데~ 그걸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보호자=제가 문제일 수도~=자본주의 보호자 시선도 어서 벗어나야 할텐데요.
즐.거.움을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기~ =지속 가능한 즐거움 만들기~ 맹렬 수련 시작해 볼까 합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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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사소하고 보잘것 없는 것...과 연대' 그리고 '실험을 중단하지 않기' 그리하여 실패하지 않기~ 멋지고도 흥미로운 생각을 아주 다정하게 제시해 주시다니...딱딱해져가던 심장이 살짝 말랑해지려 합니다~ 쌤 가르침 덕분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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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지난 강의 시간 때 공유해주셨던 진작 선생님의 이야기의 후속편 느낌의 후기로 다가오네요! 돈을 대신할 다른 가치로서 즐거움을 찾으셨다니 선생님께서 앞으로 살아가실 즐거움에 따른 삶이 어떨지 기대됩니다! 더불어서 강의 시간에도 해주시고 후기에도 적어주신 아드님의 이야기는 교육과 관련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네요. 자본주의 안에서 비자본주의적인 교육이 어떤 것이여야 할지도 고민스럽고, 나아가 그런 교육이 어쨌든 자본주의에서 살아나가야할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큰 힘이 될 수 있을지도 고민 지점으로 남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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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착취당하지 않는=가난하지만 자유로운' 방식으로 생존하는 사람들을 찾던 중에 만난 책 속에서 지난 강의 중에 언급됐던 '고대의 증여'방식과 많이 닮은, 현대의 공유방식을 발견했습니다." ㅎㅎ 맞습니다. "다른 것을 보려면, 다르게 보아야 합니다." 비자본주의적 노동방식, 삶의 방식은 우리 주변에 자본주의와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작은 형태로 존재하고, 돈이 되지 않는 보잘것 없는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퍼스펙티브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다른 사회로 이행을 꿈꾸는 자들이라면, 비자본주의적으로 생각한다면, 이런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소하고 보잘 것없는 것들의 가치를 드러내고 이들과 연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질서'에서 얻을 게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사회로의 이행'에서 이득을 얻는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ㅎㅎ
2.
<공동육아와 대안학교에서 만난 아빠들끼리의 협동조합> 해체경험에 조금 더 추가하면 이렇습니다. 니체는 '실패 자체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을 실패로 만드는 현재의 실천만이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진작님의 말대로 그것이 사람이든, 조직이든 어떤 것도 영원히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오래 존재했다고 해서 성공한 것일까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하나의 실험이고 과정일 것입니다. ㅎㅎ 이제 마무리된 어떤 실험(작업, 조직, 일)이 있다고 했을때, 무엇을 '성공'으로 볼 것인가. 과거의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실천하는가에 따라 '성공과 실패'는 달라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부정적 결과에 집착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경우, 이런 경험이야말로 실패로 남을 것입니다. 반대로 기대에 미지치 못했던 '실패'를 바탕으로 새로운 실험을 계속한다면 이 '실패'는 새로운 실험의 훌륭한 재료가 될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가 실험을 중단하지 않는 한, 실패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3.
[다시, 자본] 강의가 끝날 무렵에 다시한번 반복하게 될 테지만, 고대사회가 주는 메시지는 노동의 대가는 인간에게 ‘자연적’이지 않다는 것, 결국 노동하게 만드는 것은 순수한 노동의 기쁨이나 사회적 인정 같은 비경제적 동기라는 것이지요. 그런 노동만이 공동체를 구성하고, 공동성을 생산하는 노동이 될 것입니다. 남은 3강 동안 진작님의 활력이 우리 공동체([다시, 자본]강좌라는 공동체)에 좋은 활력으로 작용할 것을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