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에서는 신유물론이 근대적 이분법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주제로 공부하였습니다. 신유물론을 아주 멀리서 흐릿하게 보고 있는 느낌이라서 그만큼의 후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근대적 이분법 개념을 따라가다 보니 ‘전문가’라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마리아 미스, 반다나 시바의 『에코페미니즘』을 보면 반다나 시바는 근대과학의 주류인 환원주의적, 기계론적 패러다임을 “자연과 여성의 종속을 수반하는 서구적인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기획물”로 인식합니다. “지배와 종속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지식’(전문가)과 ‘무지’(비전문가) 사이의 독단적 경계”이며, “이 경계는 과학의 주제에 관한 몇몇 핵심적 질문들과 비전문적 지식의 형태에 대한 고찰을 과학적 연구영역에서 효과적으로 배제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에 동의를 하면서 라투르의 개념을 적용시켜볼 수 있었습니다. 지배적 지식에 내재한 배타성은 근대성의 ‘정화’와 상응하는 것 같습니다. 라투르에게 근대성은 ‘번역’과 ‘정화’라는 서로 다른 실천을 가리킵니다. 번역을 통해 자연-문화의 혼종이 탄생하고, 정화를 통해 인간-비인간 지대의 분할이 세워집니다.
전문성에 대한 정의를 두 가지 찾았습니다. ① 특정 영역의 고도화된 지식과 기술로 일반인들이 수행할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성과를 내는 능력 (『전문성 발달에서 경험의 역할과 쟁점』, 이상훈, 오헌석, 2013) ② “전문성이란 결국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를 파악하는 역량”(『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 전영백) 저는 후자의 정의를 택하려고 합니다. 3강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라투르의 ‘비근대적 대안’을 모두 이해하지 못했지만 준객체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비근대인들의 모습과 후자의 정의가 더 닮았을 듯 합니다.
강의안 부록에 나와있는 라투르의 문장 "나는 불안정한 존재자들로부터 안정화된 본질을 이끄는 - 그리고 그 역방향에 대해서도 성립하는 - 경사면을 계속해서 따라가고자 한다."라는 말이 신유물론 어디 즈음에 위치할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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