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의에서는 기술적 대상들의 고유한 존재방식 : 구체화와 발명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진공관의 발전과정과 갱발 터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과학에 문외한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쏙쏙 이해가 됐습니다. 다음에도 또 부탁드려요~~)
인간-기계가 상호 협력적으로 연대하는 관계에서 인간의 역할(그리고 그 비중)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오고갔습니다. 시몽동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기술적 대상들이 구체화되어왔다는 생각을 싫어했다고 하는데, 경제적 상업적 요인들 때문에 은폐되어온 기술적 대상들의 실재적 본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기술적 대상들보다 열등하거나 우월하지 않다."는 말이 아직은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시몽동은 개체화 작용이 본질적으로 '정보'를 전제하기 때문에, 기계들 고유의 내적 필연성에 따라 구조 변화와 진화가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그러나 결국 그 정보를 '발명가적 감수성'과 '발명가적 시선'으로 포착해내는 인간이 없으면 구체화과정이 물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구체화가 인간적 의도, 사회 경제적 요인, 상업적 이유 등과는 독립적으로 기술적 요인에 따라 진행된다"(강의록 p7)는 주장에 쉽게 동의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시몽동은 기술 발달이 야기한다고 간주되는 인간소외가 기술적 대상들의 본성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이에 근거한 기술적 대상들과의 부적합한 관계방식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인간과 기술의 관계가 '주인과 노예'가 아닌 '평등한 상호협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계적 대상들의 존재 방식에 대한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뜨려야하기 때문에
"인간이 기술적 대상들보다 열등하거나 우월하지 않아야 한다."(기술, 2011, 129) 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급진적으로 들리는) 이러한 당위를 설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강의를 들으면 모호한 생각들이 더 선명하게 정리가 되..겠지요?
다음 강의 주제는 <노동으로부터 기술적 활동으로>입니다. 인간 소외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네요. 기대하며!
구체화가 독립적인 기술적 요인에 의해 진행된다는 것 과
정보를 포착해 구현하는 인간이 있다는 것을 저는 이렇게 이해했는데요.
기존의 기술에 대한 생각은 인간이 원하는 대로, 필요에 따라, 이리저리 뜯어고치고 개량한다고 생각했지만,
찬찬히 구조 변화의 과정을 살펴보면, 주어진 세팅에서 뜯어고칠 수 있는 정답지는 '이미' 기술적 대상들 안에서 정해져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요? (2극관에서 3극관으로 진행하는 것외에는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설사 인간이 정보를 포착하고 형태변환을 수행한다하더라도, 그건 이미 필연적으로 정해진 답을 실천으로 옮길 뿐이거죠. 뭐랄까,, 기존에는 마치 기술적 혁신이나 발전이 오직 인간의 아이디어에 달린 주관식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시몽동을 거치고나서는, 기술적 대상들의 구조에서 답안이 만들어지는, 객관식 문제가 됐다랄까요?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