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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을 독학으로만 하다 오프라인 강의는 처음이에요. 더구나 그에 대한 후기를 적는다는 것은 질 들뢰즈의 기초개념들을 알아가는 만큼이나 어렵네요. 그래도 이런 마음을 뒤로 하고 ‘들뢰즈/가타리 정신분석의 기초개념들’ 2강 김효영선생님의 ‘미시적 무의식 이론’ 후기를 남겨요.

 

 김효영 선생님께서 1강의 정리로 ‘차이와 반복 개념을 통한 차이의 철학’을 상기시키며 ‘생성으로서의 차이’를 시작하셨어요. 질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은 ‘3장 : 사유의 이미지’를 제외하고 서론, 1장, 2장, 4장, 5장, 결론의 전개가 ‘반복과 차이-차이-반복-반복-차이-차이와 반복’의 변주곡인 일종의 데칼코마니처럼 전개된다고 해요. 이때 차이는 일의성의 존재론의 역사적 단계들(둔스 스코투스-중의적 일의성, 스피노자-실체의 표현으로서 양태, 니체-동일한 존재들의 영원한 되돌아옴)을 거쳐요. 그리고 ‘하나의 동일한 존재들이 매순간 새롭게 차이나는 것들로 되돌아오는 것’이 니체의 영원회귀라는 들뢰즈의 해석을 통해 차이의 철학에서 중심 개념으로 작동하는 ‘생성으로서의 차이’ 개념을 성립시켰어요. 이것을 통해 질 들뢰즈가 어떻게 ‘개념의 철학자’로 불리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어요.

 생성으로서의 차이. 들뢰즈는 차이를 ‘미분소(différentiel)’와 ‘분화소(différencial)’ 두 가지로 구분해요. 김효영 선생님께서 ‘현실성에서 똑같은 두 개의 의자는 없다’는 예시와 함께 현행성에서 개체적 차이가 ‘분화소’이며, ‘잠재성에서 차이나는 것들’로 개체화하는 차이가 ‘미분소’라고 해요.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이 둘을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이셨어요. ‘미분소’와 ‘분화소’는 서로 관계를 형성하기에 들뢰즈도 두 개념을 구별하기 힘들었다고 해요.

 들뢰즈는 무의식에 대한 개념도 다시 정립하는데, 정신분석의 무의식에 대한 규정을 ‘거시적 무의식’이라 칭해요. 그리고 가타리와의 협업 속에서 언제나 무의식을 구성하는 욕구 내지 충동들은 저마다 가리키는 곳이 다르고, 그 자체 차이나는 것들로서 존재한다는 점으로부터 출발하는 사유가 ‘미시적 무의식’이예요. 이를 김효영 선생님께서 영화와 그림으로 이해하기 편하게 설명해주셨어요.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프로이트나 라캉이 말한 무의식이 근원적인 것이 아니라 어쩌면 발명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개념들을 바탕으로 들뢰즈의 존재론을 설명해 주셨어요. 차이이며 질이나 양, 어떤 것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그보다 원천적인 위치에서 질과 양을 배태하는 시원적인 것인 ‘강도’가 그 첫 번, 그리고 강도적 질료를 산출해내는 순수 형식적 잠재성으로서의 ‘이념’이 두 번째, 이념과 강도가 경험적인 개념으로 사유될 수 없다는 점에서 초험적인 층위에 위치하는 ‘초험적(transcendental)’이 세 번째예요. ‘초험적(transcendental)’은 ‘경험적(empirical)’과 대립쌍 개념으로, ‘초월적(transcendent)’은 ‘내재적(immanent)’과 대립쌍 개념으로 엄격히 구분된다고 해요. 이로서 들뢰즈는 인식의 가능조건을 넘어서 사유의 가능조건, 나아가 존재의 가능조건을 발견하는 ‘초험적(transcendental)’인 장을 해명하는 열쇠가 이념과 강도라고 해요.

 김효영 선생님께서 ‘이념’이 미시적 무의식을 여는 개념이며 이에 따른 세 개념들을 설명해 주셨어요. 그중에서 가장 난해했던 ‘미분적(différentiel) 이념’이 첫 번째예요. ‘일의성의 존재론의 토대 위에서 들뢰즈는, 이념이 기존의 용법대로 어떤 차이나는 것들 사이의 종합을 이뤄내는 것이라는 점과 동시에 차이를 결코 일반성의 이름으로 무화시키지 않을 것, 나아가 차이로부터 생성의 운동을 드러낼 것이라는 과제를 스스로 부여하면서 들뢰즈는 수학적 의미에서 적분의 대(對)개념으로 사용되는 미분에 주목’한다고 해요. 김효영 선생님께서 ‘미분적 이념’을 ① 미규정성, ② 상호적규정, ③ 완결된 규정으로 설명해 주셨어요. 그때 미규정성은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베르그송의 논리에 따라 ‘권리상 존재’한다는 말씀에 오독할 수 있는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었어요. 두 번째는 ‘문제적(problématique) 이념’으로 들뢰즈는 ‘질문’과 ‘문제’와 ‘물음’을 우선 엄격히 구분했어요. 때문에 이념을 문제적(problématique)이라고 표현한 것은, 어떤 단일한 해로도 환원될 수 없는, 복수의 해결가능성의 장이라는 의미로 이해된다고 해요. 세 번째는 ‘잠재적(virtuel) 이념’으로 이념이 잠재성의 층위에서 이해된다고 해요. 김효영 선생님께서 가능성과 잠재성을 비교한 그림으로 쉽게 설명해주셨어요.

 

 김효영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던 것을 많이 인용하여 정리하고 후기를 남기는 것에 정말 죄송스럽지만 그만큼 질 들뢰즈를 공부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돼 감사해요. 앞으로 남은 네 강의 또한 두근거리는 마음에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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