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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와 정치신학 7강(마지막) 후기

유택 2020.09.02 18:26 조회 수 : 124

7강  : 디아스포라 공동체, 혹은 코뮨의 정치신학

 

7강에 이르는 손기태 선생님의 수업을 오프라인으로, 매주 월요일 저녁마다 들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강렬했던 것은 메시아라는 단어였습니다. 메시아적인 것, 메시아적 구조, 메시아적 삶. 메시아적 시간(순간). 이번 7강은 바디우와 데리다, 아감벤. 이렇게 세 명의 철학자들이 어떻게 메시아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하는지 설명하는 장장 3시간 수업이었습니다. 너무 방대하여 폭탄을 맞은 느낌이었습니다만 그래도 후기는 남겨야 해서 이렇게 정리를 시도하렵니다.

 

첫번째, 바디우의 바울 : 보편주의와 평등을 향한 투사

 

<사도 바울>이라는 그의 저서를 통해 바울을 불러옵니다. 바울을 이야기하면서 사건에 의해 만들어지는 주체(사건적 주체), 분열적 주체, 차이를 횡단하는 보편주의를 설명합니다. 기존의 지배적 담론이 만들어낸 주체와 구분되는 바울의 이러한 역동적인 주체 개념은 기존의 주어진 정체성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차별들도 넘어설 수 있도록 해줍니다. 바디우는 이런 바울의 주체 개념(고정된 실체가 없는) 그리고 평등주의적 보편주의가 오늘날의 문제들(세계화와 민족주의 그리고 동성애자’ ‘아랍인정체성의 정치학)을 극복하는 중요한 이론적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발적 사건 고정되어 있지 않은 주체, 사건적 주체 평등주의적 보편주의 삶의 매순간이 메시아적 순간이 될 수 있을까...?

 

두번째, 데리다의 메시아주의 없는 메시아적인 것

 

우선 성서에서 비롯된 정의justice’ 개념을 가져옵니다. 그가 말하는 정의는 무한한 요구로서 기존의 법과 도덕을 해체하는 원리로서 존재합니다. 미래에 도래할 약속으로서의 정의는 어떤 정해진 해결책이 아니라 셈해질 수 없는 어떤 무한한 약속과 관계합니다. , 예측 불가능한 타자성의 도래와 메시아적 희망, 즉 종말론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데리다는 이러한 정의 개념이 다름 아닌 메시아적인 구조를 갖는다고 설명합니다.

 

그와 동시에 존재론이 아닌 유령론을 제안합니다. 유령 개념은 실체, 존재자 중심의 전통적인 존재 개념을 넘어서, 어떤 효과로서 새로운 사건을 일으키며 나타난다는 점에서 기존의 자기 동일성에서 벗어나는 어떤 것을 지칭하기 위해 도입됩니다. 기존의 존재 개념으로 사유될 수 없었던, 즉 존재자 이전의 존재, 있음과 없음을 구분하기 이전의 존재 자체를 사유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정의유령개념을 설명한 후 데리다는 메시아적인 것메시아주의를 구분합니다. 메시아주의는 특정한 교리와 위계질서를 말하고, 메시아적인 것은 어떤 특정한 방향이나 예정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정의 유령 타자 사건 - 메시아적인 것

 

세번째, 아감벤 : 메시아적 삶에 대하여

 

먼저 슈미트를 이야기합니다. 슈미트가 근대 국가론을 세속화된(secularized) 신학 개념이라고 했던 것은 환속화에 부합합니다. 환속화는 천상의 권력을 지상의 권력으로 대체한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감벤은 벤야민을 이어받아 주권의 신성화에 의해 생명체들이 주권 권력 내에 포섭되는 동시에 배제되는 양상을 말합니다. 근대 민주주의가 배제를 통한 포섭의 과정이었으며 전체주의가 출현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출구로 탈신성화로서의 세속화(profanation)’를 그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감벤은 진정한 예외상태란 기존의 국가 주권이 행사해온 폭력적 지배가 중단되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기존의 법적 지배에 의한 폭력에 맞서는 대항 폭력이 아니라, 국가 주권과 법적 지배에 의한 모든 폭력의 질서를 중단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기존의 법이 모두 효력을 잃게 되는 메시아적 시간(Kairos)의 도래와 관련시켜 설명합니다. 메시아적 삶은 신성화에 맞선 세속화의 기획과도 일치합니다. 메시아적 삶으로서의 세속화를 예수의 삶과 연결시키면서, 이는 곧 무위의 삶을 가리킨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예외상태 - 탈신성화 세속화 메시아적 삶

 

메시아적 시간이나 메시아적 사건들은 그 자체로 현실의 지배적인 질서, 가치관에서 볼 때 그 자체로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메시아적 시간의 개입, 메시아적 사건을 통해서 기존의 가치나 기존의 질서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 질서가 도입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메시아적 정치신학은 불가능함의 정치신학이기도 하다는 것으로 마지막 강의가 끝났습니다.

 

작년에 손기태 선생님의 강좌 레비나스수업 안 들었던게 아직도 후회됩니다. 어려울까봐, 이해 안될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결국 포기했었는데요.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이번 수업을 통해서 유대교와 기독교의 역사, 초기 그리스도교의 혁명적 모습들을 알아가는게 제겐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종교의 시대가 끝난 것 같아 보이지만, 여전히 지금의 세계도 신학적 구조로 설명가능 하다는 것(ex.자본주의의 물신주의)도 놀라웠습니다.

 

정치신학에서 말해지는 메시아적인 것에 대한 다양한 사유들을 통해, 이미 주어졌고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삶을 어떻게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지 그래서 다른삶이 지금 여기에서어떻게 실현 가능한 것인지 자꾸 물어보게 되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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