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의를 들으며 존재론적 삶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다. 무엇으로 규정되지도, 환원될 수도 없지만 규정성이 달라 붙을 수 있는 '신체'이자 '대지'인 존재. <존재하지 않는 기사>의 브라다만테가 거추장스러운 갑옷과 무기를 벗어놓았을 때 드러난 맨살의 신체인 그 존재. 이러한 존재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랭보와 랭보의 또 다른 삶의 가능성.
결국 이탈의 힘, 이탈의 용기, 결단이 중요한 것은 아닐까?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여러 가지 규정성의 옷을 입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그 규정성에서 벗어난 맨질맨질한 자신의 어둠을 들여다보는, 내면에서든 외부에 의해서든 규정화된 틀 밖의 어둠을 사유하는 것. 단지 깔끔하게 정리된 규정성의 틀에 자신을 편안히 위치시키지 않는 것. 존재자로서 이 세계에 적을 두고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계속 질문을 던지며 이탈하는 자유로운 개체의 궤적을 랭보와 같이 그려보는 것.
머릿속에 충만한 내용을 활자화시켜 보니 참을 수 없이 단순화된 느낌이다. 결국 이것밖에는 끄집어내질 못하다니 자책하며.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기사>에서 쿠르발디아 사람들이 통치하려고 찾아온 토리스먼드에게 마지막 한 말에 위안을 찾는다. 자신이 존재하는지조차도 모르는 구르둘루를 가리키며 "그도 배우겠지요. 우리도 우리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존재한다는 것도 배울 수 있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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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존재한다는 것도 배울 수 있는 것,
아니 배워야 하는 겁니다.
존재하기 위해서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