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의 후기- 시인-마음 바꿔치기 하는 자
오는 길에 차가 많이 막혀서 1시간이 넘게 늦게 도착하였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강좌에 들어가서
뭘 얼마나 잘 들을 수 있을지 의심이 들기는 하였다.
'그러니까 우리 곁을 떠나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순순히 세상 저편으로 건너가는 것 아닐까요'
'내가 가도 되는데
그가 간다.'
'그가 남아도 되는데
내가
남았다.'
들어가자 마자 시작되는 부분에서 가슴이 턱 막혀왔다.
정말 내가 가도 되는 데 그가 가고 있고 그가 남아도 되는데 내가 남아 있다. 맘이 파랗게 시려 오도록 서늘하고
마음에 공명이 되어 울리고 있었다. 어쩌면 시는 그렇지 않은데 내 맘이 시려워서 서러워서 그러는 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좋을지 그냥 돌아갈걸 그랬나? 오늘은 늦기도 했는데 왜 마음이 시리지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누군가는 죽음을 보고 누군가는 그를 보고 어쩌면 내가 그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읽지 못한 듣지 못한 시 귀절이 이 글을 쓰는 오늘도 맘을 시리우게 하는 것은 왜 일까?
지금까지는 돌이킬 수 없는 세월에 대해,
대부분은 내가 꿈꾸었지만 결코 이룰 수 없었던 삶을 생각하며
나 때문에 울었다.
아니 나 대신 나는 미워할 누군가가 필요했을지 모른다.
아마 그것을 배운 것은 그 즈음일 것이다.
너무 힘든 마음과 함께
어두운 시편들 위주로 강의를 한 것 같아서 미안하네요.
저는 밝고 명랑한 사람인데 이야기 흐름상 그렇게 되었네요.
사람은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사람에게 위로와 사랑을 받습니다.
호원샘은 누군가에게 참 좋은 당신입니다.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