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자료 :: 강좌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4월(April)

조금 슬프고 조금 기쁜 달

 

어떤 시인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 곤란하지요. 좋아하는 시인은 항상 늘어가고,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또 갱신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진은영 시인의 시를 가장 오래 좋아하고 있다고 답하곤 합니다. 그리고 곧 왜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답할 준비를 해 두어야 합니다. 항상 그 다음 질문이기 때문이지요.

진은영 시에서 나는 경험이 어떻게 시가 되는지를 보았습니다. 일상의 경험이 시가 되는 순간이 읽혔을 때 시의 경이로움을 감각했던 같습니다. 경험이 그 자체로 시가 되기는 어렵지요. 익숙한 경험과 낯선 감각 사이의 기묘한 공간, 설렘이기도 하고, 위태로움이기도 하고, 짜릿함이기도 했던 순간이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아마 그 순간 '내가 가장 예뻤을 때'였겠지요.

 

.... 내 詩의 친구들에게..

 

진은영 시인의 첫 시집의 맨 앞장 시인의 말입니다. 이 소박한 시인의 말이 당혹스러우면서도 예뻤습니다.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나열한 그 마음, 나에게도 전해지는 듯한 고마움, 詩와 친구, 이음동의어 같기도 한 그말..

 

4월, 김진완 시인이 담아두었던 소중한 시편들과 그의 다정한 언어들..

김진완의 시 친구가 될 수 있어 4월은 조금 슬프고 조금 기뻤던 시간이었습니다.

 

인디언들이 두려움을 이겨낼 때마다 부르는 노래라고 합니다. 진은영 시인이 어떤 글에서 인용한 시인데요, 너무 아름다워서 갈피 접어 두었습니다. 어떤 두려움이 생길 때마다 떠올려보세요.

 

네 발을 꽃가루처럼 내려놓아라

네 손을 꽃가루처럼 내려놓아라

네 머리를 꽃가루처럼 내려놓아라

그럼 네 발은 꽃가루, 네 손은 꽃가루, 네 몸은 꽃가루,

네 마음은 꽃가루, 네 음성도 꽃가루

 

길이 참 아름답기도 하고,

잠잠하여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8 [철학, 개념의 성좌] 5강 후기 이시스 2023.05.10 60
667 [철학, 개념의 성좌] 4강 후기 [1] 이희옥 2023.05.03 76
666 철학, 개념의 성좌 3강 후기 [1] sprezzatura 2023.04.25 89
665 [불*미 2강 후기] 이상, 윤동주, 백석, 김광균, 고정희, 김진완 태준건 2023.04.22 88
664 철학,개념의 성좌 2강 후기 (2) [1] 장정아 2023.04.18 89
663 [불교를 미학하다 1강 후기] 조지훈, 그리고 박목월 [2] 태준건 2023.04.15 93
662 [철학, 개념의 성좌] 2강 후기 [1] file 생강 2023.04.14 87
661 불교를 미학하다 - 1강 후기 모든 2023.04.14 113
660 철학 - 개념의 성좌 제 1강 쪽글 [1] 초보(신정수) 2023.04.08 87
659 [다시,자본_후기] 7강 자본주의 운명과 노동의 종말 [3] 드넓은 2023.03.04 110
658 [다시, 자본 후기] 7강 자본주의 운명과 노동의 종말 [2] Siri 2023.03.04 82
657 <정화스님의 반야심경> 제 6강 후기_공空의 깨달음과 지금 여기의 삶 [2] 최영미 2023.02.22 118
656 정화스님 반야심경 5강 후기 민선정 2023.02.17 80
655 [정화스님의 반야심경] 5강 후기 김은진(2) 2023.02.17 102
654 [들뢰즈의 영원회귀] 간단후기 오나의고양이 2023.02.17 238
653 [들뢰즈와 영원회귀] 4강 후기입니다. 태준건 2023.02.16 126
652 [정화스님의 반야심경] 5강 후기 : 중생인 부처, 부처인 중생 file 유택 2023.02.16 116
651 사건의 윤리학과 이터널션샤인(들뢰즈와 영원회귀 4강후기) 안영갑 2023.02.15 80
650 [선불교를 철학하다] 5강 후기 노은석 2023.02.15 53
649 [다시,자본_후기] 5강 정보자본주의와 고용없는 착취 [2] file punctum 2023.02.14 7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