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서야 온라인으로 강연을 들었습니다. 죄송
이런 강연은 처음이라 처음엔 기대 반 의심 반으로 들었습니다 혹시나 시인의 개취로 선택한 시들에서 밑줄 그어놨던 좋은 구절이나 낭독하고 감상하는 걸로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구요
허나 강연을 들으면서 이미 탄생된 시 작품에게 숨을 불어넣고 독자들과 함께 울며 웃고 어깨동무할 수 있게 하는 게 바로 이런 강연이나 해설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탄생의 과정도 알게 되고 시인들의 생활과 애환도 엿보며 그 시에, 그 시인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기에 반드시 필요한 강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진완 시인께서 시에서 느끼셨던 감동을 생생한 체험과 풍부한 자료로 해설해주시니, 강연 순간순간 뭉클하고 아차 싶고 빵 터지는 때가 많았습니다 낭독해주시던 시구절을 따라 유년 시절을 회상해 보기도 하고, 잊혀졌던 얼굴들도 떠올려보고 온갖 냄새에 대한 기억도 끌어내보고, 광활한 우주를, 시인의 삶을 상상하기도 하며 제겐 아주 유익하고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강연 속에 제가 좋아하던 시들도 많았지만 시인의 안목이 아니었다면 제가 읽어보지 못했을 좋은 시들을 만나는 것이 좋았습니다
1,2강을 몰아 들어 네댓 시간은 됐을텐데 꼼짝 않고 듣게 되었고 후에는 유튜브로 나는 자연인이다 유승도 신인 편도 찾아보게 되더군요 나중엔 저도 모르게 노트를 찾아 펼치고 몇 글자 끄적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얼마만의 경험인지 모르겠습니다
강연을 듣고 시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강연을 다 들으면 제 삶이 조금이라도 더 여유있고 풍요로워지리라 믿습니다 이런 강연은 전 국민의 교양을 위해 수유너머를 넘어 KBS 아침마당에서 해야 된다는 생각도 듭니다 남은 강연도 기대됩니다 열심히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첨언 : 후기를 쓰려고 먼저 올리신 후기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강연보다 훌륭한 후기들을 이렇게들 마구 올리셔도 되는 건지...그래서 저는 후기를 안 올리려다 김진완 시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 했기에 창피함을 무릅쓰고 어쩔 수 없이 올립니다
40년 지기 나의 벗이여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손,
‘이런 강연은 전 국민의 교양을 위해 수유너머를 넘어 KBS 아침마당에서 해야 된다는 생각도 든다’는 발언은 많이 지나치오.
물론, 칭찬에 약한 그대의 벗은 미어지는 웃음 뒤에 침까지 흘렸다는 사실을 실토하오.
허나, 뒤이어 그대는 젊을 적 연탄재로 동네 양아치 뒤통수 까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맘 여리고 몸은 유약한 시인이자 벗에게 망발 망치를 휘둘러버린 것이오!
‘강연보다 훌륭한 후기들을 이렇게들 마구 올리셔도 되는 건지...... ’라니!
오호라! 얼렀다가 뺨을 후려치는 그대의 초식은 아직 녹슬지 않았구려!
역시 그대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구타유발자였음을 만천하에 알리고 만 것이오.
그대가 평소 불러대는 완이란 자의 뒤통수에 생긴 균열은 한 사발 막걸리로는
땜빵이 불가하니, 수유너머에 왕림해서 53도 서봉주나 마오타이주 정도는 따라줘야
회복이 가능할 듯 사료되오.
첨언: 서봉주 13만 5천원 마오타이 영빈주 1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