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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자체가 하나의 진화하는 '생물체'와 같다는 생각은 1970년대 중반 영국의 독립적인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James Lovelock과 미국의 생물학자 Lynn Margulis에 의해 개발되었다. 그들은 생물권이 '지구를 항상성으로 유지할 수 있는 능동적 적응제어시스템(*사이버네틱스)'이라고 주장하면서, 그것을 '가이아 가설'이라고 명명했다." 두리틀(W Ford Dolittle)

러브록과 마굴리스의 가이아는 대기화학, 지질학, 해양학, 공생진화론 등 다양한 과학이론에 근거하여 세포간, 개체간, 생물-무생물간 상호작용을 토대로 유기체적 조절시스템을 생성ㆍ유지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일종의 지구생리학이라 할 수있다(러브록 네이쳐 논문).

 

1. 러브록의 가이아: 항상성 유지를 위한 순환적-자기조절 사이버네틱스

가이아이론(Gaia theory)은 1978년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지구상의 생명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라는 저서를 통해 소개된 이론이다. 가이아(Gaia)는 그리스신화 '대지의 여신'에서 가져온 말로서,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지구'를 뜻한다. 가이아이론은 지구를 대기-해양-토양-생물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로 파악한다. 따라서 자기조절/자기생성 체계(사이버네틱스)를 갖춘 행성의 명칭으로서 '가이아'는 적합한 개념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이아는 지구를 바로보는 하나의 퍼스펙티브이다. 지구를 단지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이나, 생산을 위한 자원으로 바라보는 퍼스펙티브와 구별하여.

러브록에 따르면, 가이아란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대기-대양-토양을 포함하는 하나의 실체로서, 지구를 생물과 환경(무생물)으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로 본다.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명체이며, 이들에 의해 조절되는 하나의 유기체이다.지구의 무생물계와 생물계는 상호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용한다. 가이아의 핵심개념은 생물과 무생물의 연결, 항상성 조절, 자기생성과 유기체적 사이버네틱스이며, 이것이 지구를 살아있는 생명체로 파악하게 한다.

생리적 관점에서 생명이란 '에너지와 물질의 활발한 출입에도 내부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기조절시스템(사이버네틱스)'으로 정의한다. 지구의 환경(대기권과 해양권)은 지구상의 생물들에 의해서 능동적으로 조정되고 유지된다. 생물체는 자연에 순응하지만 않고 '능동적'으로 자신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가며, 대기-해양-토양-생물은 일체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면 생물이 사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기 중 산소가 일정한 양으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것, 대기온도 역시 생물이 얼어죽지 않고 지금까지 살 수 있도록 유지되어 왔다는 것, 그 밖에 바닷물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다는 것 등이다.

 

2. 마굴리스의 가이아: 연결성을 강조하는 유기적-자기생성 사이버네틱스

마굴리스는 “가이아는 야생암캐”라고 표현했는데, 가이아는 인간의 힘을 빌지 않고 저 혼자의 자정능력을 갖춘 유기체적 생태계라는 것이다. 러브록이 가이아를 생물체와 무생물 환경 간의 순환적인 사이버네틱스(자기조절체계)로 정의한 것과 달리, 마굴리스는 공생적 진화에 근거하여 유기체적 사이버네틱스(자기생성원리)로 설명하였다. 자기생성이란 기능적으로 닫혀있는 하나의 계(*system)가 외부구조와의 연결 속에서 생존에 필요한 조건들을 새롭게 조직화하여 자율적인 조절시스템을 생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마굴리스의 사이버네틱스는 전통적 의미의 생태적 요소들을 넘어 기계적 인공물까지 아우르는 연결망으로 확대된다.

자기생성이 갖는 주요 속성들은 마굴리스가 정립한 SET(Serial Endosymbiosis Theory, 연속 세포내부공생이론)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SET는 '모든 생물들의 세포는 서로 다른 종류의 세균들이 융합됨으로써 유래했다'는 이론이다. 공생진화를 통해 유전자간 수평이동세포간 병합이 일어나며 2차적 조절시스템(사이버네틱스)이 형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굴리스는 《마이크로코스모스》에서 유전자의 수평이동이 행성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RNA라는 최초의 복제자가 출현하여 스스로를 재생하며 자기조절체계가 완성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장구한 생명의 역사는 마굴리스의 자기생성체계를 보여주는 증거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35억년 전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가 등장하고 25억년 전부터 산소의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여 이에 최적화된 조절기능을 갖춘 개체들이 선택되었고, 결과적으로 산소호흡으로 살아가는 생물계통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실제 생물계통의 역사에서 커다란 변곡점을 형성한 운동성세균, 원생생물, 동물, 식물, 균류의 등장은 모두 이러한 공생적 상호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굴리스의 고대미생물 출현에 관한 내부공생이론(endosymbiosis) :: (오늘날 대다수 생물체의 체세포를 이루는) 진핵세포는 어떻게 나타날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 당시 포식자의 침입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꿈틀거리며 이동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박테리아가 또 다른 박테리아속으로 침입하면서(물론 그 이유는 먹이를 찾아서였겠지만),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같은 침입종에는 쌍방 정전협정으로 끝나면서 사이좋게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하는 경우도 가상해 볼 수 있다. 유영능력을 가진 침입자 박테리아는 게으른 숙주 속에 거처를 정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 힘을 합쳐 그저 부분의 합이 아닌 전혀 새로운 생명형태를 만들게 되었을 수도 있다. 유영할 수 있는 박테리아의 빠른 이동능력은 유전자를 퍼뜨리기에 보다 유리했을 것이다. 이 새로운 생명체의 출현은 진화적 투쟁에 있어 높은 경쟁력을 지녔던 바, 이런 식으로 박테리아연합이 늘어난 결과 오늘날의 세포형태로 발전해 왔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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