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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3강_후기] 혹은 잡담

홍바바 2021.04.27 02:56 조회 수 : 108

글쓰기 버튼이 안 보입니다 ㅠㅠ  3강 후기 올릴려고 했는데 여기에 일단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후기 보다 '후기 잡담'이 어울리 것 같습니다. 홍바바 니체 3강후기 잡담

[1]

“나는 사랑하노라. 너무 많은 덕을 바라지 않는 자를. 하나의 덕은 두 개의 덕 이상이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운명이 드리워져 있는 그 이상의 매듭이기 때문이다.”

“너는 너의 여러 덕을 사랑해야 한다. 그것들로 인하여 너 파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형제여, 만약 네가 행운을 잡았다면 너는 단 하나의 덕만을 갖고 있을 뿐 더 이상은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너 좀 가볍게 저 다리를 건너갈 수 있을 터이니.”

“나는 사랑하노라. 자신의 덕을 사랑하는 자를. 덕이야말로 몰락하려는 의지요 동경의 화살이기 때문이다.”

 

덕의 미궁에 빠졌다. 오묘한 덕의 줄타기가 위버멘쉬 이해의 복병이 된다. 사자처럼 내 신체로 덕을 읽어보고자 한다. 니체의 생철학은 현실 저너머 beyond 말고 지금 현재 여기를 강조한다. 여기 현재는 두가지 갈래가 있다.  현재를 잊고 존재 자체에 방점인 방식과 내면의 깊은 심연으로 침잠하는 방식이 있다. 둘다 空공과 연관지을 수 있다. 너머의 갈망은 여전히 존재한다. 인간은 시공간으로 제약이 많은 존재다. ‘beyond’ 너머없이 살 수 없다. 니체는 너머의 관점을 당대의 시대적 가치인 Great Beyond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Inside Beyond를 제시한다. 니체의 Beyond는 내부의 심연 속에서 무한으로 발산한다. 니체 덕의 Beyond 게임은 인간에서 시작한다.    

 

[2]

살아있는 사람은 안광이 난다. 키노아이Kino Eye로 보여지는 힘의 기운은 진짜다. 출퇴근 지하철 안 수많은 좀비의 눈과는 다르다. 하드보일 영화연출의 대가 캐서린 비글로는 흥미로운 진로여정을 갖고 있다. 그녀는 현대미술가의 꿈을 키우다 영화로 전향했다. 현대미술이 엘리트의 바벨탑 꿈에 빠졌다고 판단한 그녀는, 대지에 뿌리내린 영화세계로 옮겨왔다. 그녀는 영화의 가장 큰 힘은 캐릭터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아드레날린 중독자를 추종하는 그녀는 살아있는 인간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데 귀재이다. 영화 [K-19]에서 핵전쟁 일촉즉발의 위기순간을 초인적으로 대처하는 강인한 군인을 그리고, 영화 [허트로커]에서 이라크 폭탄제거반 에이스의 목숨을 건 광기 넘치는 순간을 담아왔다. [Point Break] 영화주인공 유타의 숙제하는 눈빛은 저너머를 동경하는 덕으로 매혹당했다.

남자보다 남성의 세계를 잘 그리는 여성의 계보(하얀거탑 작가, 시오노 나나미 등)에서 그녀가 덕의 단서를 보여준다. 한 가지 덕에 미쳐 저너머를 향해 줄타기하는 모습을 큰 스크린에 피끓게 모사한다. 그녀의 영화는 무한한 블랙홀 같은 덕에 빠진 인간의 매력을 보여준다. 덕에 빠진 주인공은 위버멘쉬이다. 위버멘쉬 캐릭터의 힘이 강력한 살아있는 '생의 감각'으로 많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생의 감각은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작품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행위실험의 무대를 통해 말없이 눈으로 관객과 교감하는 '생의 감동'과 같이 이해된다.  

 

[3]

3강의 키워드 가치전환 기술사례를 모으는 재미가 있다. 가치전도에 생성에 대한 영감이 있다. 독일음악가 바그너의 자전적인 사랑극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저 너머(그들 사랑의 무대?)를 표현하는 선율이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말러 5번교향곡 멜로디와 너무나 흡사했다. 정체는 무조성 음악이다. 기존 시대음악인 조성음악의 대척점에서 나왔다. 정반합의 목표를 위한 수렴의 과정에서가 아닌, 다른 차원에 대한 시도로 발산의 과정에서 나온 생성물이다. 베토벤이 도레미파솔라시 시까지만 피아노를 치는 이웃집 아이를 혼냈다는 일화가 있다. 전통 조성음악 세계에서 으뜸음으로 귀결하는 완성에 대한 감각이, 이웃집 아이의 불완전한 피아노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 에릭사티는 다른 음악신체를 타고 났다. 조성음악 중심의 음악학교에서 배우지 못했기에, 그는 자기 신체의 덕에 따라 다른 음악 ‘짐노페디’를 작곡했다. (무조성음악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제목 ‘짐노페디’는 그리스어로 ‘발거벗은 소년들’ 이라는 뜻으로 축제의 벌거벗고 추는 환희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음악은 제목과 역설적으로 들리면서, 한편 신기하게 잘 어울린다. 같은 음악뿌리에서 나온 극과 극은 통하는 것일까?

가치전도는 발산이므로, 완전 다른 것이 아니지만 차이의 생성이다. 일원론의 힘이 느껴지는 니체의 가치전도 기술이다. 무조성음악의 매력은 귀결되지 않는 발산의 도약이 불안, 동요를 부르지만, 동시에 저 너머의 동경을 동시에 들려주어 심장을 뛰게 하는 이끌림에 있다. 매혹은 동시에 위험이다. 전설적인 재즈 트럼펫연주가 베이커가 신참 피아노연주자 허비 행콕의 연주실수를 새롭게 즉흥연주로 창조하는 일화는 긍정의 가치전환이다. 음악은 삶을 닮았다. 니체가 음악의 전통이 강한 독일에서 나온 건 우연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한가운데를 뜻하는 영어숙어 ‘in the dead of 표현도 아이러니하게 생성의 의미를 포함한다. 일본의 히로시 스기모토 Sea Scpaes 사진연작에서 느껴지는 감상이다. 추상색면작가 마크 로스코, 폴 뉴먼도 이와 상통한다.

   

[4]

먹고사니즘이 생성으로 가는 위대한 두번의 가치전환 기술을 설명한다. 다른 신체의 먹고사니즘을 고찰할 가치가 있다. 차이의 생성으로 가는 열쇠가 있다. 사랑없이 못사는 사람이 있다. 비행소년 출신 연예인이 결혼하고 살짝(?) 의붓증적인 결혼생활을 만족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봤다. CCTV 감시를 사랑으로 읽을 수 있는 신체, 어린시절 목마른 관심이 결핍이 되어 구속을 내재화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타자의 퍼스펙티브는 악의 프리즘이다. 이 시대정신인 가족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그러면서 그는 생성하고 있다. ‘너는 해야한다’ 자신의 복종 명령으로 강도높은 노동을 받아들이는 가장의 삶을 살고 있다. ‘나는 하고자 한다’는 사랑의 신체로 자신의 덕을 깨닫고 영원회귀의 주사위를 던지는 복종을 자처했다. 딸아이의 미래를 위한 차이의 생성을 위해서, 그는 오늘도 주사위를 던진다. 마르크스의 하부구조 먹고사니즘이 강력한 힘의 토대가 된다. 먹고사니즘 이면은 까무러치는 죽음이 있다. 그 자체로는 타협은 없다. 신체의 ‘너는 해야만 한다’ 당위의 무조건 덕만이 더 멀리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어린아이 덕의 심연에서 낙타가 쉬지 않고 노를 젖어, 사자를 자신의 영토인 지상에 서게 할 수 있다. 두번의 가치전환은 단계별로 이루어지고 위버멘쉬 안에서 벡터의 위상으로 동시에 기능한다. 

 

천개의 선악은 디테일에 있다. 사랑도 큰 사랑보다 작은 사랑의 여럿이 우리를 지키는 힘이 될 것이다. 단테 신곡의 메시지가 비슷하다. 

지겹다. 그립다. 중력의 영도 자신이다. 자기 연민을 강박적으로 버리면, 객관화라고 해서 빨리 멀리 갈 수도 있다. 인생의 마라톤에서 거북이처럼 계속 멀리 가려면, 저마다 중력의 영 그림자속으로 깊어지는 심연의 놀이터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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