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3주차 후기
감각적 확신 속에서는 그 어느 쪽도 홀로 직접 그렇게 있는 것만이 아니라 동시에 매개를 거쳐서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내가 확신을 갖는 것은 상대 쪽에 있는 타자로서의 사태, ‘사물’을 통해서이고 사태가 확신되는 것은 타자인 ‘나’를 통해서인 것이다.(135)
헤겔은 [1 감각적 확신, ‘이것’과 ‘사념’]에서 먼저 우리가 가진 ‘감각적 확신’에 대한 편견을 비판합니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대상을 ‘감각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직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헤겔에 따르면 ‘감각적 확신’은 매개를 거친 것입니다.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이러한 감각적 확신에서 헤겔은 두 가지의 것을 분리하는데 바로 ‘이 사람’(reiner Dieser)으로서의 자아와 ‘이것’(das Diese)으로서의 대상입니다. 바로 이 자아나 대상은 각각 서로 매개되어야만 가능하다는 것... 어찌보면 당연한 말인 거 같은데도 왜 처음엔 매개라는 말이 눈에 안들어오고 외계어로 보였는지??? 저만 그런가용?
헤겔이 감각적 확신이 대상을 어떻게 다루는 가에 대한 예시?로 들고 있는 ‘지금’ ‘여기’를 예로 들고 있습니다. 철학책을 읽다보면 느끼는 것이 이해를 하라고 분명히 이 분들이 예시를 쓰는 것일텐데... 가끔 예시를 읽다가 오히려 더 미궁에 빠져버리드라는.....
어쨌든 겨우 세미나 시간에 들은바로 다시 정리를 하자면... ‘지금은 낮이다’ 이때의 감각적 확신은 즉자적 ‘지금’이지만 말하는 순간 혹은 낮이 되었을 때 저 말은 대자적 ‘지금’이 됩니다. 물론 즉자적 ‘지금’은 사라지고요. 이처럼 ‘지금’이란 직접적인 존재가 아니라 ‘부정’으로 매개된 것으로 헤겔은 이에 대해 알 듯 모를 듯 이렇게 정리를 합니다.. “’지금’은 밤도 낮도 아니면서 낮도 밤도 될 수 있으므로 자기 이외의 존재인 낮이나 밤과 관계가 없는 것이다.”(137) 그리고 바로 이렇게 부정을 통해 보편적 존재(ein Allgemeines)가 도출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도출된 보편적 존재나 이러한 보편적 존재를 가르키는 언어는 우리 주변의 사물을 가르키기에 적당하지 않습니다. 제 눈앞에 있는 컵을 “컵”이라고 말하면서 가리킨다면 대충 의미는 통하겠지만, “컵”이라는 언어가 가리키는 의미는 제가 가리키는 컵이라는 사물 보다 훨씬 일반적인 의미를 가졌겠지요... 때문에 이러한 개별체로 있는 컵과 같은 사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컵에 대한 진리인식은 어떻게 가능할지? 고민이 필요하겠지요?
헤겔 선생은 감각적 확신을 믿고 보편적 언어로 표현하는 이들... 인식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은 자들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헤겔은 특수한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파악하려는 감각적 확신에서 벗어나 ‘지’를 향해 계속 ‘정신의 노가다’를 하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겨우 1절 정리를 한 것인데도... 벌써 이렇게 주절 주절 길게 늘어졌군요... 1절의 내용을 한 마디로 말하면.... 감각적 확신 그만.. 정신의 노가다 계속! 다음 절은 다음 후기 당번에게 넘기겠습니다. ㅎㅎ
다음 주에도 멘붕하지 말고.. 모두 모두 만나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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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들 마시구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