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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강의#5 <19세기 대중의 시학> 후기

우이 2013.02.22 18:52 조회 수 : 4436


 지지난주, 다섯번째 강의 후 반장님이 저(아무나)를 지목하시어 후기를 쓰라고 하셨었는데 그만 깜빡하고... 이번주에도 또 깜빡하고 있다가 오늘 급 생각이 나서ㅠ 매우매우 늦은 다섯번째 강의 후기를 간단히 적습니다. 죄송해요 반장님ㅠㅠ


 음 일단 다섯번째 강의는 김은영 선생님께서 되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 흐르듯이 이야기를 해 주셔서 듣기가 좋았어요... 19세기 변화된 출판환경(신문 독자층의 확대와 대중소설의 흥행)과 새로이 떠오른 대중(여론)의 존재, 그리고 군중/공중(대중)의 개념을 분류한 가브리엘 타르드에 대해 설명해주셨고, 이어서 같은 시대를 살았던 빅토르 위고와 샤를 보들레르의 군중을 보는 시각이 어떻게 달랐는지, 그것에 대해서 벤야민은 어떻게 평했는지 이야기해주셨던 것 같아요.


 저는 대중을 그저 막연한, 알 수 없는 어떤 무리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군중/공중을 나눈 타르드의 개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명쾌하네! 라고 생각했지만 끝에 가서 사실 대중과 공중은 칼로 무 자르듯 나눌 수는 없다며 촛불의 예를 드셨을 때 아 그렇구나하고 또 깨달음을그리고 일시적이고 날씨 등 작은 요인에도 쉽게 와해되어 버리는 군중에만 한계가 있는 게 아니라 대중에도 한계도 있다고 얘기하셨을 때(여론을 자신들이 생각과 쉽게 등치시켜버리는…) 지난 총선, 대선과 트위터가 생각나면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근데 촛불은 지나가던 사람들이 갑자기 흥미가 생겨서 모여든 군중이라기보다 사람들이 SNS 등을 통해 의견을 공유한 후, 다양하지만 각자의 목적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점에서물리적으로 실체화된 대중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어에는 대중(공중), 군중 말고도 사람들의 무리를 표현하는 말이 참 많은 것 같아요(다른 나라 말은 잘 모르겠고;). 국민, 시민, 민중, …그리고 또 인민ㅎ 등이런 각각에 그 무리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특정한 관점들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위고라면 민중또는 시민이라는 말을 좋아했을 것 같고, 특정한 이념 또는 목적의 눈으로 사람들을 묶기보다, 또 자신의 어떤 환상을 그들에게 투영하기보다, 그들을 경멸하면서도 순간순간 드러나는 그들 개개인의 면면들, 추함, 아름다움에 집중했던 보들레르라면 그런 말 자체를 쓰기 싫어했을 것 같아요.


 저는 레미제라블 원작은 안 읽어봤고 최근에 개봉한 영화만 봤는데, 거기서 민중의 저항이 희망적으로 전개되다 결국 실패하고, 마리우스가 돈많은 할아버지(?)에게로 돌아가고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에서 계급갈등이 얼렁뚱땅 무마되고 그러고서도 마지막엔 되게 희망적인? ‘민중의 저항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로 마무리되는 걸 보면서 의아했는데그게 부르주아적인 삶을 끝까지 고수하면서도 사회 정의와 혁명을 이야기했다던 위고의 삶과 좀 닮아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작도 그런 느낌인지 모르겠는데 읽어봐야겠어요.. 아무튼 레미제라블 보면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위고의 군중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니 뭔가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벤야민 강의도 어느새 마지막 날이 되었네요ㅠ 매번 똑같은 한 사람, 벤야민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도 들을 때마다 새롭고 느끼는 게 많았는데... 벤야민과 초현실주의에 대한(?) 오늘 강의도 기대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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