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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강독] 4주차 후기

미파진 2013.02.02 16:44 조회 수 : 3524

두 개의 자기의식의 관계는 생사를 건 투쟁을 통해 각자마다 서로의 존재를 실증하는 것으로 규정된다. 쌍방이 이러한 투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기가 독자적인 존재라고 하는 자기확신을 쌍방 모두가 진리로까지 고양시켜야만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자유를 확증하는 데는 오직 생명을 걸고 나서는 길만이 있을 수 있으니, 자기의식에게는 단지 주어진 대로의 삶을 살아가는 것 그리고 삶의 나날 속에서 덧없는 세월을 보내는 것이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무상함을 되씹으려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순수한 독자성을 확보하는 것이 본질적이라는 것마저도 생명을 걸고 나서지 않고서는 확증될 수가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226)

 

 

이번 장에서는 주로 주인과 노예의 대립과 화해를 통한 자기의식의 통일이라는 과정을 주로 살펴봤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모자라는 이해능력으로 인해 헤겔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확신”하기에는 너무나 능력이 모자라는 탓에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각자 나름대로의 ‘투쟁’을 통한 학습으로 성취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제가 이번 장에서 궁금한 것은,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라고 일컬어지는 두 개의 자기의식의 상호인정의 과정에서 왜 목숨을 걸어야만 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헤겔이 말하는 ‘목숨’, ‘생명’ 이라는 단어가 실제의 육체적이고 생물적인 죽음과 관련된 것인지도 궁금해지면서 과연 주인과 노예라는 단어가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말하는 서술인지 아니면 자기의식 내에서 이루어지는 개념인지도 궁금해집니다. 물론 책을 읽어나가면 이 둘의 의미를 전부 포함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여전히 아리송해지는 이유는 과연 현실세계에서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정말 생사를 건 투쟁이 이루어지느냐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실의 여러 가지 경제문제나 사회문제를 통해서 바라보면 정말로 끊임없이 생사를 건 투쟁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헤겔이 말하고자 하는 것처럼 주인과 노예의 상호인정과정을 통해서 자기의식의 전화가 이루어지고 통일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한진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일련의 자본과 노동의 대결에서 과연 누가 주인이고 노예인지 구분이 가지 않기도 하거니와 과연 이런 일련의 대결을 주인과 노예의 생사를 건 투쟁이라는 틀로 해석이 가능한지도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물론 저만의 편협한 해석방식을 적용한 탓이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현실의 문제를 통해 헤겔을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 또한 전혀 없지만 왜 과연 헤겔은 “생사를 건 투쟁”이라는 문장을 통해 자기의식의 통일 과정을 설명했는지가 풀리지 않는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죽어야 산다” 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그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짐작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아리송합니다. 다행히 코제브의 책 마지막 장이 ‘헤겔에 있어서의 죽음의 이념’이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 바 자세히 읽어본 뒤에 과연 헤겔이 말하고자 하는 죽음과 관련된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연히 펼쳐든 블랑쇼의 책(카오스의 글쓰기)의 역자가 쓴 해설에도 헤겔의 죽음에 대한 내용이 나오기도 합니다. 잠시 언급한다면, 코제브가 자신의 헤겔 해석을 통해 제시했던, 또한 이후에 조르주 바타유가 그 해석에 대해 다시 해석하면서 심화시켜 놓았던 ‘언어와 죽음’이라는 주제를 블랑쇼가 사유하고 있다고 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전 바로 이 “언어와 죽음”이라는 관계가 혹시 헤겔이 말하고자 했던 핵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헤겔을 알고자 하는 “욕망”의 본질은 내 안의 자기의식이 아닌 헤겔을 비판하고 넘어서고자 했던 수많은 철학자들에게 있는바, 이미 나의 이러한 욕망을 안고 있는 의식은 이미 그들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으로 이번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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