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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강의 후기 (박수진 선생님)

blur365 2011.08.13 18:31 조회 수 : 7436

생각 끝 강의 전

 

막막했슴다. 학교를 넘어 처음 듣는 [인문학] 강의. 그것도 예술사. 시작이 반이랬지만, 그 모양새가 퍽 낯설었어요/ 

하지만 1.blur365의 친구 qotkdms이 아닌, qotkdms의 친구 blur365에겐 qotkdms이 수강한단 사실, 또

2.초현실주의, 자동기술, 다다 등 서로 비슷하지만 분명 다른 것들을 구분짓고 분류하고픈 욕망. 

또. 또..

3.현학적 태도를 손가락질 하며 다분히 경계하는 척 했지만.

글쎄. 당시엔, 좀 뽐내고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죠.

수업 내내

머릿속 영사기엔 희뿌옇게 과거 일이 재생. 또 재생. 지겹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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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기술법은 이제 그만' 

자동기술법?

사실 내적독백에 더 가까웠어. 

ex) 어제 티비를 봤는데. 갑자기 엄마가 들어왔어. 그만 보라는 말에 데이빗 보위도 생각 나고.

남들에겐 헛소리. 내게는 마음의 소리.

어쩜 다들 조금씩 미친 술자리에선 괜찮았을까.

허나 시 대회 입상을 꿈꾸는 배드민턴 선수들 같던 청자들에겐

'의미없는 스매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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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받지 못 한 기억. 오해의 단편들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왜? 왜 그랬을까요?
당시엔 몰랐습니다. 암 몰랐죠. 근데.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면, 있잖아요.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의 행동,목소리들이 처음 나왔을때 오해되고 오독되었던 바로 그 시점에 자꾸 절 투영하는 겁니다.
근데
현재 우리는 오손도손 모여앉아, 그 사람들의 행적들을 배우고 있지 않습니까. 과연 그 원동력이 뭔지 모르겠지만 나도 할 수 있을까.
그런, 망상과 몽상이 혼합되어 저도 모르게 흥분하고 얼굴이 빨개지는 거죠. 뭐.
 
여튼, 앞에서 주절 주절 말한건, 다 초현실주의 강의가 뭐. 남일같지 않았다는 걸 말하려는 거고
오늘 소개하고 싶은 강의는 초현실주의 수업 4강 <초현실주의 그룹과 섹스토킹> 입니다.
 
섹스라는 단어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쳐들고, 경청할 수 밖에 없었어요. 덕분에 경청은 했지만 필기는 못했습죠.
그래도, 그때 느꼈던 감상의 파편을 모으고 모아 몇 개 이야기 해 볼게요.
 
앙드레 브르통 선생은 젊은 시절 병든 군인, 그것도 노이로제 군인 환자를 돌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죽음 욕망, 강박 반복 등을 생각했대요.  
또 라캉은 초현실주의를 바탕으로 인지, 오인, 동일시, 소외, 공격성 등이 개입되는 상상의 상황 속에서 주체가 출현한다는 이론을 만들었다죠.
 
대충, 각이 나오나요.
초현실주의와 정신분석이란 섬은 공동 점유 지대가 존재합니다. 
 
앙드레 브르통 : 남녀가 섹스할 때 남자가 여자의 오르가슴을 어느 정도나 감지할 수 있을까요? 탕기? (은근하고, 짓궂은 목소리가 아닐까요?)
이브 탕기 : 거의 알 수 없죠.
앙드레 브르통 :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브탕기 : 예.
 
섹스토킹은 브르통을 위시한 초현실주의 그룹의 세미나 아카이브입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가 강조한 섹슈얼리티와 섹스 토킹은 '정신분석과 초현실주의를 잇는 다리'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업에선 그 둘의 공통된 부분, 또 각각의 특징을 강박, 에로스, 타나토스, 무의식 등 키워드를 통해 예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박수진 선생님께서.)
하지만, 아무리 선생님이 훌륭하면 뭐 하나요. 제가. 말이죠, 끝나고 질문을 했는데 부끄럽게도 선생님의 눈초리엔
'이게 강의를 이해한 건가. 아닌건가.' 하는 의심이 보이더군요.
 
섹스 토킹 강의 중 신나는 부분이 있었어요.
프로이트의 언캐니(억압에 의해 낯선 것이 되었지만 원래는 익숙했던 현상이 되살아나는 것)와
초현실주의의 경이는 서로 동일하게 볼 수 있다는 점, 더 나아가
결국 초현실주의 예술(경이)을 통해 언캐니에 도달할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언캐니를 부르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삶 이전 상태로 돌리려는 본능적 강박충동이 아닐까요?
이를 죽음충동으로 부를 수 있으며 이것과 늘 대립하는 것은 삶 충동이겠죠.
이는 초현실주의에서 쾌락원리와 죽음원리가 서로, 상대방을 견제하고 보조하는 양상과 비슷하다 느꼈습니다.
 
이 아찔한 이분법에 반했어요. 계속 대립하고 견제하는 쌍방을 보고 있는 겁니다. 막 둘이 싸우고 화해하는 광경을 재미있게 바라보는 것처럼
그렇게 위에서 조망하는 느긋함이 무엇보다 좋았답니다.
 
 
그리고
 
초현실주의 마지막 강의이자 박수진 쌤의 두번째 강의 초현실주의와 전시에선
미술관이 정치와 자본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그 사실을 폭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폭로조차 대형 미술관에 전시되어야 파급력을 얻는단 사실이 기이했습니다. 저항을 하기 위해선 힘을 키우며
기본 질서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뜻인가요. 그렇다면 그 기존 질서에 취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선 정신적으로
참 굳건한 사람이어야겠습니다. 강해집시다. 우리 모두.  
미술관에 갈때면 항상 오줌이 마렵고 뒤통수가 따갑던 때, 어쩌면 미술관이 갖고 있는 이데올로기적 특수성에 저항하려는 제 나름의
방책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구요 ㅋㅋ
 
여튼. 바쁘게 써내려갔는데요,
박수진 쌤. 유정아 쌤. 뒷풀이 때 술마시고 토해서 죄송하구요
유정아 쌤 강의도 되새김질 끝나면 정리해서 올릴게요.
 
참. 그리고 세미나 언제 하시는지. 저 하면, 록음악 감상 이랑 이 세미나랑 같이 듣고 싶어요.
선생님.
그때 했던 약속 잊지 마세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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