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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마지막 강의에서는 ‘자본주의의 운명과 노동의 종말’이라는 주제로 강의가 있었습니다. 주목할 지점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였지요. 자본이 성장하면서 가변자본(노동) 대비 불변자본(기계)의 비중인 유기적 구성이 높아지는 것이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였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인간의 살아있는 노동을 점점 기계나 인공지능이 대체해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이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노동가치설이라는 전제 하에서 기계에 의한 노동의 대체는 곧 새로운 가치 생산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곧 기업의 이윤인 잉여가치 또한 감소한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이를 좀 세련되게 말하자면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에 따라 이윤율 저하 경향이 나타난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최근의 정보혁명은 이런 경향을 가속화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의 발전은 한층 더 인간 노동을 기계로 대체하면서 유기적 구성을 빠르게 높이고 있습니다. 맑스의 논리에 따랐을 때, 이런 현상은 세계자본주의의 이윤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강의에서도 나왔듯이 이윤율 저하 경향 법칙은 반드시 관철되는 것은 아니지요. 이를 상쇄하는 다른 경향들이 자본주의에는 존재하고, 아마 앞으로도 등장할 것입니다. 자본은 스스로가 살아남기 위해 그런 이윤율 하락을 상쇄할 일종의 제방을 쌓기 위해 더 고군분투할 테지요.

이렇게 이윤율 저하 경향과 그 상쇄 경향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혹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윤율 저하 경향과 관련해서, 우리는 자본주의가 아닌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윤율 저하 경향 법칙은 이윤율이 계속 떨어진 끝에 자본주의가 존속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한다는 점은 말해주어도, 자본주의가 무너진 그 이후에 대해서는 말해주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가 스스로를 유지해내지 못하고 물러난 자리에 우리는 어떤 다른 사회를 만들어나갈 것인가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인 것이고, 우리의 다양한 상상력과 실험을 요구합니다. 분명 쉽지 않을 일이겠지만, 자본주의 대신 그보다도 나쁜 시스템이 들어서는 것만은 막아야한다는 절실함이 있다면, 어려운 일이라도 고민하고 노력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이윤율 저하에 상쇄하는 경향에 관해서는, 이것을 단순히 자본주의를 살려보려는 자본가들의 발악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자본가의 노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같은 대규모의 파괴도 그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전후 서구 사회에서 대중들의 소비력 증대로 나타난 복지자본주의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스스로가 살아남으려는 자본가들의 노력이 다수의 민중들에게 좋을지 나쁠지는 선험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릴 다양한 정세에서 자본과 국가의 ‘술수’를 마냥 나쁘다고 할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얼마만큼 좋은가를 면밀하게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강의에서 소개되었던 자본가들이 지지하는 기본소득이 그런 예시겠지요. 이 문제를 도덕적으로 거부할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분석하려는 시도들이 중요하겠습니다.

 

이렇게 7차례에 거친 저희 강의가 끝을 맺었습니다. 이번 강의가 많은 분들께 자본주의를 달리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맑스의 『자본』과 이를 다룬 이번 강의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을 분석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맑스에서 멈출 수 없습니다. 맑스 이후에 자본주의도 이래저래 변모하였고, 그렇게 변해가는 자본주의를 비판하기 위한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노력들도 다양하게 펼쳐져 왔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구체적인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여기에 맞서기 위해서 맑스에서 끝내서는 안 될 이유이지요. 맑스에게 배운 사고방식과 통찰을 바탕으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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