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가이아 이론은 이름이 '가이아'이론이라서
어머니 지구라는 말같은 가부장적 메타포로 지구환경문제를 바라보게 하고
온갖 신비주의자들에게 동원되어 실제의 의미보다 은유적 서사로만 쓰이게 하고
게다가 왜 하필 제임스러브록은 핵발전소 찬성론자가 되어 환경을 이야기할 때 레이첼카슨 같은 인물들과 함께 등장시킬 수 없는 인물이 되었을까?
오랫동안 나의 제임스러브록의 '가이아'에 대한 생각은 대충 이 정도였다.
그러다 린 마굴리스의 공생사행성을 읽으며 린 마굴리스가 가이아 이론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인물이고, 제임스러브록에게는 지구 대기의 구성성분이 변하는 문제에 비하면 핵발전소 사고는 소규모 접전같은 사소한 문제로 여겨졌겠구나를 생각하면서 뭐, 그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이해 아닌 이해를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물론 그렇다고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이아는 러브록의 지구 항상성 이론과 마굴리스의 세포내 공생이론과 자기생성이론에 의해 '세포 간, 개체 간, 생물-무생물간 상호작용을 토대로 유기체적 조절 시스템을 생성, 유지하는 매커니즘을 설명하는 일종의 지구 생리학'으로 정리된다.
가이아 이론에 대한 다양한 비판지점들을 살피고 이 비판을 다시 반박한 이번 강의는 가이아 이론에 대한 그동안의 오해를 살피고 서생물과 무생물의 연결, 항상성 조절, 자기 생성과 유기체적 사이버네틱스 등 가이아의 핵심개념들이 어떻게 지구시스템과학, 생물학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설명한다.
가이아이론이 등장한 이래 무수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가이아이론이 다시 소환되는 까닭은 인류세와 기후위기에서 가이아 이론이 하나의 관점이자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핵발전소를 찬양론자라는 건 일단 제껴두고, 제대로 들여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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