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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탈근대주의] 4강 후기

선우 2021.07.27 16:25 조회 수 : 67

어제(7/26 월요일) 네 번째 강의가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후기를 남깁니다.

4강에서는 『신학정치론』 4장과 5장을 중심으로 스피노자의 법이론을 다뤘습니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법’이라는 이름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절대적인 의미에서의 법은 자연의 필연성의 표현입니다. 다시 말해, 자연법칙(가령 연장에서 물체의 충돌 법칙이나 사유에서 관념의 연합 법칙)을 의미하는데, 이는 그 자체로는 인간에게 고유하지 않으며, 자연 전체에 적용되는 것입니다. 이와 달리 인간에게 고유한 법, 곧 인간의 결정에 의존하는 법은 인간이 어떤 목적을 위해 자기 자신과 타인들에게 부과하는 삶의 방식/규칙을 말합니다.

사실 두 번째 의미의 법도 넓은 의미에서 첫 번째 의미의 법으로 환원될 수 있으나(만물은 자연의 필연적 법칙에 따라 일정하고 규정된 방식으로 실존하고 작용하므로) 스피노자는 인간에게 고유한 법을 구분하고자 합니다. 이는 삶의 유용성을 위한 것인데, 이로부터 우리는 법에 대한 논의가 『신학정치론』의 다른 여러 논의들과 마찬가지로 실천적인(이론적이거나 사변적인 것이 아니라) 유용성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스피노자는 법을 다시 신법과 인간법으로 구분합니다. 신법은 지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반면, 인간법 즉 국법은 지복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으며, 단지 특정한 국가(가령 히브리 국가)의 안전과 번영에만 관련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최고선, 곧 신에 대한 인식과 사랑에 성립하는] 신법이 이성적 인식을 통해 실현될 수도 있지만, 성서 자체의 가르침, 곧 복종과 헌신으로부터도 실현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대중들은 인식의 결함 때문에 신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신을 마치 입법자나 군주처럼, 계시를 마치 법령이나 명령처럼 지각하지만, 성서가 제시하는 참된 삶의 방식(자비와 정의)에 대한 복종을 통해 전적으로 지복에 이를 수 있습니다.

기적, 예언, 히브리인들의 선민사상 등을 설명할 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서 우리는 거듭 스피노자의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곧 대중들의 무지와 상상은 인식론적으로는 무가치하지만(진리로부터 한참 떨어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지한 대중들의 상상이 그들의 구원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 말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마지막 강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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