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자료 :: 강좌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차라투스트라 7강 후기

드넓은 2021.05.23 18:55 조회 수 : 92

지둔 : 遲더딜 지 鈍둔할 둔

나는 늦된 자이다.

이직을 위해 자소서 작성을 해야 했건만, 일주일 내내 한 줄도 나오지 않아 당황한 적이 있었다.

사건을 서술할 수 있을 뿐, 끝내 서사는 분출되지 않았다.

나를 누구라고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차라투스트라를 쫓아 가다 보니, 나는 어느 도시의 광장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광대의 시체를 둘러 매고 밤길을 걸어 갔다.

어느 날 정오에 햇살에 눈을 떴으며, 다가올 긴 황혼을 걱정하게 되었다.

차라투스트라는 눈 앞에 현전(現前)했다. 자기 연민 없이 먼 미래를 끌어왔다.

현존(現存)하지 않고, 현전(現前)하기에, 그의 육성이 아직도 충격을 주고 생생할 수 있으리라

소망한다.

“아주 작은 체험으로도 몰락할 수 있기를, 기꺼이 저 다리를 건너가는 자이기를”

애초에 이 책은 취중독서를 통해, 은밀한 디오니소스적 쾌락을 맛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운 좋게도 오라클님의 강독에 중간 합류하게 되어, 상승(上昇)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의 사랑도 늦되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수영 시인의 시로 후기를 마무리한다.

 

애정지둔(愛情遲鈍)

 

조용한 시절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사랑이 생기었다

굵다란 사랑

누가 있어 나를 본다면은

이것은 확실히 우스운 이야깃거리다

다리 밑에 물이 흐르고

나의 시절은 좁다

사랑은 고독이라고 내가 나에게

재긍정하는 것이

또한 우스운 일일 것이다

 

조용한 시절 대신

나의 백골이 생기었다

생활의 백골

누가 있어 나를 본다면은

이것은 확실히 무서운 이야깃거리다

다리 밑에 물이 마르고

나의 몸도 없어지고

나의 그림자도 달아난다

나는 나에게 대답할 것이 없어져도

쓸쓸하지 않았다

 

생활무한(生活無限)

고난돌기(苦難突起)

백골의복(白骨衣服)

삼복염천거래(三伏炎天去來)

나의 시절은 태양 속에

나의 사랑도 태양 속에

일식(日蝕)을 하고

첩첩이 무서운 주야(晝夜)

애정은 나뭇잎처럼

기어코 떨어졌으면서

나의 손 위에서 신음한다

가야만 하는 사람의 이별을

기다리는 것처럼

생활은 열도(熱度)를 측량할 수 없고

나의 노래는 물방울처럼

땅속으로 향하여 들어갈 것

애정지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9 [차라투스트라2강] 토론주제: 7.16(금) [2] oracle 2021.07.13 63
468 [차라투스트라1강] 발제_1)방랑자_2)환영과수수께끼 file 해돌 2021.07.09 64
467 [차라투스트라1강] 발제(감란산~배신자) 유택 2021.07.09 42
466 [차라투스트라1강] 발제: 의지에 반하는 행복 ~ 왜소하게 만드는 덕 (라우승) 라우승 2021.07.09 51
465 [천개의 유물론] 1강 후기. [1] 지수지구 2021.07.09 106
464 [차라투스트라1강] 토론주제: 7.9(금) [4] oracle 2021.07.06 106
463 7강 후기, 차라투스트라 [1] 조창호 2021.05.24 120
» 차라투스트라 7강 후기 [1] 드넓은 2021.05.23 92
461 차라투스트라 6강 후기 [2] 산노루 2021.05.21 101
460 [차라투스투라 7강]발제 세상살이, 고요한 시간 자유이용권 2021.05.21 65
459 [차라투스트라 7강]발제1:시인들~사건들 유택 2021.05.21 49
458 [차라투스트라7강] 발제: 예언자, 구제 [1] 배진영 2021.05.20 76
457 [차라투스트라7강] 토론주제: 5.21(금) [1] oracle 2021.05.18 89
456 [차라투스트라 6강] 깨달음~학자들 발제문 유나 2021.05.14 79
455 [짜라투스투라 6강] 밤의노래~무덤의 노래 (발제) 생강 2021.05.14 76
454 차라투스트라 2부 12, 13, 14 장 발제문 박찬유 2021.05.14 77
453 [차라투스트라6강] 토론주제: 5.14(금) [1] oracle 2021.05.11 102
452 [이것은 나의 ‘첫’ 시] 4강 후기 효정 2021.05.10 74
451 차라투스트라 5강 후기 [2] 유수 2021.05.09 113
450 [차라투스트라5강] 발제: 잡것/ 타란툴라/ 이름높은 현자 file 김용아 2021.05.07 79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