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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주의 혁명가들] 세 번째 강의 후기

하루 2014.06.01 01:46 조회 수 : 659

  레닌은 『국가와 혁명』의 초판 서문을 1917년 8월에 썼다. 1917년 3월 혁명과 11월 혁명 사이 시기이다. 3월 혁명 후 로마노프 왕조는 무너졌으나 임시위원회는 부르주아와 지주 계급을 중심으로 하는 임시정부를 수립해 버렸다. 그리하여 4월, 레닌은 망명 중이던 스위스에서 귀국하여 ‘자본주의의 타도 없이 종전은 불가능하다’는 등 10개항을 내건 4월 테제를 발표했다. 이 테제를 방침으로, 볼셰비키는 무장시위운동(7월)을 조직했고 이로써 임시정부와 무력으로 대치하였다. 이렇게, 1917년 8월의 러시아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떤 국가’를 출산해내기 위해 진통을 겪고 있었다. 이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레닌은 산통의 시기를 거쳐 마침내 출산해내야 할 국가에 대하여 자신과-혹여 레닌이 이 글을 본다면 여기서 ‘자신과’,가 아니라 ‘마르크스와’,라고 써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리라-상이한 견해를 지닌 허다한 기회주의자들 그리고 얼마간의 무정부주의자들을 무찌르고자(?) 『국가와 혁명』을 쓴 모양이다.

 

  마르크스는 『공산주의당 선언』(1848년)에서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무장 혁명으로 국가를 장악할 것을 주장하는 한편, 공산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의 분업없는 하루를 간략히 펼쳐 보이는 막연한 방식으로 공산주의 사회-국가가 아닌 사회-의 모습을 제시했다. 그리고 『고타 강령 초안 비판』(1875년)에서 라쌀레식 공산주의 사회를 혁명 후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방금 생겨난 공산주의 사회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불가피한 것”이라 평하면서도 “공산주의 사회의 더 높은 단계”로의 이행을 강조한다. 나아가(혹은 하지만) 마지막에 놓인 Ⅳ장에서 자본주의 사회와 공산주의 사회 사이에 필요한 “혁명적 전환의 시기”에 상응하는 정치적 이행기의 국가를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독재”라고 명시한다. 마르크스는 여기서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의 구체적 방식과 더 높은 단계의 공산주의 사회로 이행할 수 있는 실제적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보다 4년 앞서 1871년 쓰여진『프랑스에서의 내전』은 1871년 3월 28일부터 5월 28일까지 단 두 달 간 존재했던 파리코뮌의 형태와 활동을 고찰한다. 자본주의 사회(라기보다 국가)에서 공산주의 사회로 이행하는 시기에 행해져야 할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의 한 방식을 마르크스는 파리코뮌에서 본 듯하다.

 

  레닌이『국가와 혁명』에서 다루고자 한 문제는 공산주의 사회에 이르러 소멸할 국가, 그러나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무장봉기를 통해 이제 막 손에 넣어 이행기 동안 꽉 움켜쥐고 있어야 할 ‘뜨거운 감자인’ 국가의 운영 방식 그리고 마침내 공산주의 사회로의 이행을 완수하기 위한 변화의 과정이다. 마르크스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문’은  달았으나 그 문 뒤에 있게 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설계도는 마련하지 않았다(혹은 못했다?). 마르크스가 단 문을 여는 것도 아직 없는 설계도를 마련하는 것도, 1917년 8월 러시아의 레닌 몫이었던 것이다.

  그가 그린 설계도가 구체적으로 어떠하고, 이행기 국가로서 제 역할을 해낼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들에 대한 정훈샘의 설명 요지는 ‘불완전’하다, 였다.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 생산관계를 사회주의 생산관계로 바꾸는 토대 전환을 이룬다 하여도 자본주의적 습관에 젖어 사회주의적 주체성을 아직 지니지 못한 구성원들이 탈습관-재습관의 과정을 통과하는 동안 적용하려는 라쌀레식 공산주의는 결코 탈습관의 계기를 내장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사회주의적 주체를 형성할 수 있는 교육과 지도로 탈습관-재습관의 과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는 교육과 지도를 위한 규율이 억압으로 작동할 여지가 없다고 단정하기 쉽지 않다. 부르주아 계급이 완전히 사회주의적 주체로 재생(?)할 동안 자칫 그들이 봉기하지 못하도록, 부르주아를 억압해야 하는 프롤레타리아의 독재는 프롤레타리아 자신에게도 억압적 규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레닌이 『국가와 혁명』에서 주장한 바들은 분명히 이런저런 난점들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그의 주장들은 논의될 가치가 있을 것이다. 다른 세계에 대한 설계도, 좀더 온전한 설계도가 필요한 세상에서 아직 우리는 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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