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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맑스수업 후기 (수정)

마셀 2014.04.18 11:20 조회 수 : 1243

 1. <독일 이데올로기>의 집필 목적

: <독일 이데올로기>는 맑스와 엥겔스가 공동 집필한 책이며, 부제는 '독일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독일 사회주의란 당시 독일 민중에게 영향을 미치던 헤겔의 '관념론'적 철학을 말하며, 헤겔 사후 청년 헤겔파로 이어지던 사상을 말한다. 맑스와 엥겔스는 <독일 이데올로기>를 통해 이들에 대한 이론적 비판을 주 목적으로 하였고, 이에 더해 자신들만의 독창적 사상을 전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사실 <헤겔 법철학 비판>을 저술할 당시만 해도 맑스는 청년헤겔파와 특별히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 이데올로기>를 통해 오늘날까지 맑스 사상의 핵심으로 간주되는 '역사 유물론'(역사상의 모든 충돌이 생산력과 교류형태 간의 모순에서 비롯된다)을 도출해내며 독자적 영역을 확보하였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맑스주의 성립사의 측면에서 오늘날 우리가 인식하는 맑스의 유물론적 입장을 체계적으로 밝힌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2. 헤겔학파에 대한 비판

 헤겔학파의 관심은 낙후된 독일 정치체제에 있었다. 이미 혁명을 통해 자유주의 부르주아 사회를 형성해가던 영국과 프랑스와는 달리, 독일은 여전히 왕정이 유지되었기 때문에 헤겔학파는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문제의 파악과 그 해결에 집중하였다. 이에 따라 도출된 결론은 '의식'의 문제였다. 이들은 이 세계가 모두 의식에 의해 만들어진 산물이며, 의식은 감각적 성질, 즉 오감을 통한 발현이라고 말했다. 헤겔학파의 일원인 포이에르 바하는 <기독교의 본질>을 통해 이 의식의 발현이 종교에 얽매여 있음을 지적하고 종교를 부정하면서 인간을 감각적 존재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맑스는 이에 문제를 제기한다. <포이에르 바하에 관한 테제> 첫번째에서 맑스는, 포이에르 바하를 포함한 기존의 모든 유물론은 대상체계를 '인간의 감성적 활동으로서의 실천'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한다. 감각적 세계에 대한 반응이라고 한다면, 이는 곧 인간이 기존에 있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모습만 취할 뿐(관조형식)이라는 것이다. 주어진 조건을 수용만 하는 수동적 행태가 인식이라면, 변화하는 역사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가 비판의 시발점이었다.

 

3. <독일 이데올로기>의 구성

 1. 유물론적 역사 이해

 맑스는 역사의 변화를 자기의식과정이 아닌, 물질세계 속에서 인간의 감성적 '활동'(감성적 '대상'과 구분되는 표현)에 의한 주체성으로 파악했다. 이것이 '역사유물론'이다. 맑스의 입장에서는 인간을 주체적으로 보지 못한 포이에르 바하의 생각이 여전히 헤겔의 생각과 동일한 것 이었다.

 맑스는 유물론적 역사 이해를 위한 전제조건을 제시한다. 역사의 전개에서 중요한 전제는 살아있는 인간 개개인의 존재이다. 역사의 변화는 '인간'이라고 하는 총체, 혹은 유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실존하는 개개인들이 변해온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개인들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일을 통해 생존수단을 생산하는 것이다. 가령 먹거리가 무한으로 제공되는 낙원이라면 사람들의 욕구 충족이 유지되기 때문에 변화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으므로 인간은 생존을 위한 더 나은 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욕구를 가지게 되며, 이것이 역사의 변화를 인도하는 요인이다. 요컨데, 생존과 번식은 먹고 사는 물질적 생활이 유지되어야 가능하며, 이것이 바로 역사와 유물론의 종합방식이다.

 따라서 맑스가 역사에서 언급한 '물질성'이란 1차원적 의미의 물질 그 자체가 아니라 생존 및 생활조건으로서의 의미를 포함한다. 의식주와 관련된 개념이다. 여기엔 철학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으며, 더 이상 물질은 감성적 대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소나무를 바라볼 때, 소나무의 품종, 재질, 특징을 파악하는 행위, 다시 말해 물질을 철학적으로 규정하는 행위는 사라지고 소나무를 통해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감성적 활동이 강조되는 것을 의미한다. 감성적 활동은 다시 말해 자연상태에 놓여진 대상을 인간이 생존과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변형하고 가공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자연상태의 대상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할 수 있음을 내포한다. 그러나 이런 활동들도 무조건적인 자유의지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들 속에서 행위되어짐을 밝힌다. 가령 나무꾼이 나무를 하는 것이 자신의 자율적 행위처럼 보이지만 이는 전기톱이 발명되기 이전에 가능하며 법적인 규제가 있기 전에 가능한 것이다.

 유물론적 역사는 교류형태에 의해서도 파악된다. 교류형태란 물질적 생산에 기반을 둔 특정한 조건하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형태를 의미한다(교류형태란 말은 그 해석의 범위가 넓어 이후 '생산관계'라는 용어로 바뀜). 이는 2가지 축으로 구성되는데 분업과 생산수단의 소유형태(생산물과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도구의 측면)이다. 다음의 예를 통해 위의 개념을 파악해볼 수 있다. 책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와 연장이 필요하다. 이때 나무가 있는 산의 소유자로부터 나무할 권리를 얻는 문제, 그리고 연장을 구입하는 데서 오는 문제를 통해 우리는 소유형태를 통해 사회적 생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파악해 볼 수 있다. 즉 교류형태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분업의 개념이 등장한다. 맑스는 생산력의 수준이 노동 분업의 형태로 표출됨을 말하는데, 즉 생산력의 발전은 노동 분업의 변화를 야기하고, 다시 이것이 생산관계의 변화를 야기함으로써 사회 변천을 설명한다. 그리고 맑스는 분업의 지양을 주장한다. 참고로 여기서 분업에 관한 맑스의 최초의 생각을 살펴보면, 그는 <경제학 철학 초고>에서 분업을 '소외'라는 철학적 의미로 해석했다. 맑스의 유물론적 사상이 다듬어지기 전에 작성된 글에서 아직은 관념론적 입장을 취했던 그의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다시 분업으로 넘어와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생산력의 수준은 노동 분업의 형태로 표출되는데, 분업은 사적 소유로 인한 끊임없는 비주체적 행위로 파악된다. 따라서 자유로운 의식을 가진 인간들, 달리 말해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착취당하는 프롤레타리아들의 연합이 올바른 의식을 통해 지배-예속의 관계를 올바로 바라보고, 결국 이것은 혁명으로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혁명을 이끌 유일한 존재로서 등장한 프롤레타리아는 맑스에 의해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존재이자 의식이 투명한 존재로 묘사된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떠한 수혜도 받지 않는 존재로서 이들을 파악하는데,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러시아 혁명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 혁명은 자본주의적 측면에서 러시아가 가장 약한 고리에 있었기 때문이지 단지 프롤레타리아가 투명한 의식의 존재로서 이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프롤레타리아의 독자적 판단에 의해서가 아닌, 확대된 국제적 교류에 의해 생겨진 모순에 의한 혁명으로서 러시아 혁명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혁명은 공산주의 사회를 목표로 한다. 공산주의 사회는 분업의 지양과 사적소유의 폐지를 통해 가능하다. 맑스에 의하면 분업의 지양이란 인간 잠재력의 성장이 가능하도록 주체성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며, 사적 소유제의 폐지는 고도화된 생산력 발전이 전제가 될 때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2. 이데올로기

 <독일 이데올로기>는 이데올로기의 영역이 자립적이지 않음을 체계적으로 밝힌 텍스트이다. 이른바 '자립적 가상'에 대한 비판이다. 맑스는 이데올로기가 특정한 교류형태 속에서 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철학자들이 이를 독자적인 힘으로 등장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을 비판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입헌군주제는 헤겔의 법철학을 통해 수립되었고, 공화정 역시 그에 대한 철학만 등장하면 되는 것처럼 인식하는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철학은 사회적 조건들이라는

'원인'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인데, 현재 독일은 원인과 결과가 뒤바뀜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는 문구 대 문구의 투쟁이 역사발전에 전혀 이롭지 않으며, 사상은 세계의 지배자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이데올로기가 사상 내적 투쟁을 겪으며 시민사회 내부의 '지배, 예속'이라는 핵심 부분을 은폐하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역사발전은 노동 분업양식의 변화에 따른 생산관계의 변화로부터 이룩되는데, 사상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소모적 논쟁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맑스는 바로 이런 사상에 대해 '절멸'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실질적이고 물질적인 변화를 통한 사회 변혁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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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님께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제가 <독일 이데올로기>를 구분한 방식, 즉 '유물론적 역사이해'와 '이데올로기'의 방식이 적절했는지 궁금합니다. 수업에서 들은 것을 종합하여 나름 두가지 큰 틀로 설명해보려고 했는데 적절했는지 의심스러워서요. 그리고 특히 유물론적 역사 이해 부분에서 글을 전개해갈때 내용의 순서나 논리가 적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텍스트와 수업에 대한 이해가 완전하지 않음에서 오는 어려움 같은데요, 한번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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