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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식하고 무지한 대학생이 첫 후기를 쓰게 되었는데, 다른 분들의 훌륭한 후기를 읽다보니 후기 쓰기에 겁을 먹어 이렇게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세요... 어떤 형식으로 써야 할지를 몰라 첫번째 강의와 두번째 강의에서 제가 감명이 깊었던 부분을 부분적으로 쓰게 되어 진은영 선생님의 첫번째 강의 후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네요... 다음 후기 때는 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활동을 노동과 작업, 그리고 행위 세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이 중 노동과 작업은 사물들을 생산하는 활동으로서 결과에 따라 인간의 존재를 평가받는데, 이를 포이에시스적 활동이라고 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행위는 말과 행위로 이루어진 공적 영역에서의 인간활동으로 과정 안에 이미 고유한 목적이 실현되는 프락시스적 활동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수업에서 큰 줄기를 이루었던 질문은 “예술은 포이에시스적 활동인가, 프락시스적 활동인가?”였습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포이에시스”와 “프락시스”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예술에 있어 포이에시스는 활동의 결과인 작품에 중점을 둡니다. 작가가 활동을 끝내는 순간, 작품은 완성됩니다. 작가는 작품과 관계를 맺고, 작품은 타인과 관계를 맺습니다. 관계를 맺는 것은 오로지 작품이며 문학 작품이 가지는 문학적 본질, 고유성은 작품이 내재하고 있는 절대적인 요소입니다. 작가는 그것을 얼마나 잘 그려내는가를 통해 평가받고, 독자는 그것을 얼마나 잘 읽어내느냐에 따라 수준 높은 독자인지, 아닌지를 평가받습니다. 포이에시스적 활동의 예술은 고독합니다. 작가는 문학적 본질에 도달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프락시스는 활동 그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작가는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작품은 계속해서, 독자의 예술적 행위에 의해 새롭게 완성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작가와 독자는 모두 작품에 참여하여 매번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이 과정에서 문학적 본질이란 문학의 기계성, 투입(상황, 사람-어떤 것을 만나냐)에 따라 산출(해석-감응)이 다양하며 모두 유의미하다는 것입니다. 프락시스적 활동의 예술은 고독하지만, 이는 작품이라는 하나의 활동이 독자에 의해 매번 새롭게 완성되는, 유일무이한 사건으로서 가지는 고독이라는 점에서 포이에시스적 고독과 구분됩니다.

 

심보선 시인의 「H. A. 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김소영님께서는 “닿을 수 없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여서 슬프다”고 말씀하셨고, 이미지님께서는 “새벽”, “비”, “바라보는”이라는 단어들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편지를 태움으로써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시인은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강의에 와계셨던 심보선 시인의 의도는 어떤 것이었으며, 어떤 감상이 바른 감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문학(예술)이 포이에시스의 영역이라면, 심보선 시인께서 시를 쓴 의도만이 바른 감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학이 프락시스의 영역이라면 이 시는 각 개인이 자신의 감성으로 획득한 하나의 해석으로서 충분히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예술이 포이에시스적 활동인가, 프락시스적 활동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치가 포이에시스적 활동으로도, 프락시스적 활동으로도 이야기 될 수 있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이 강좌는 포이에시스적 활동이었을까, 프락시스적 활동이었을까? 진은영 시인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올바르게 공부한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은 이미 이 강좌를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보는 포이에시스적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강좌를 하나의 작품으로 수용하는 동안, 지수님, 지영님과 큰콩쥐님께서는 이 활동에 적극적으로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진은영 시인과 강좌에 참석한 많은 분들과 함께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나가셨고 이것이 바로 프락시스적 활동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벌써 마지막 강의날이네요. 풋풋한 기대와 함께 시작한 6주의 여정이 마무리되는 이번 강의가 모든 분들껜 프락시스적 활동이었겠지요...ㅠㅠ 비록 마지막 강의지만, 이 강의만큼은 저도 프락시스적 활동으로 끝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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