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불안한 존재다. 불안해서 소유하려고 한다.
양태로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건 어찌보면 무척 매력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선과 악을 가르지 않는 자연 앞에서,
나를 행복으로도 불행으로도 이끌 수 있는 그 가능성이 두렵다.
우리는 우정을 말하고 사랑을 말하고 의리를 이야기한다.
매순간 어떤 상황에 처하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우정과 사랑과 의리는 그 색깔을 달리함에도 불구하고 기준은 오직 하나다.
나에게 이로우냐, 해로우냐. 나에게 이로운 사람이었는가, 나에게 해로운 사람이었는가.
그래서 우리는 결과를 놓고 원인을 추적한다. 양태가 지닌 불완전하고 변화무쌍한 속성은 사라진다.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원인만이 있을 뿐이다.
모든 자연 속에는 신이 깃들여 있다.
그리하여 신이 깃들여 있는 인간은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경건함을 추구하고 숭고함을 추구하여 신과 가까워지는 찰나들이 있다.
그 찰나 속에서 우리는 잠시 불안함을 내려놓는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대를 거울처럼 비출 수 있는 두 눈을 갖는 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주말의 여흥^^;;으로 여전히 무거운 머리를 가누면서 스피노자 첫 강의를 듣고 느꼈던 감상 짧게 적어보았습니다.
수유에 가 본 것도 처음이고 강의를 들은 것도 처음이지만 왠지 처음이 아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공동체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도 받았구요.
따뜻함, 시원함, 달달함, 이것이 수유와 첫 인연을 맺은 저의 느낌입니다.
다음 강의 때 뵙겠습니다. (간식도 은근히 기대됩니다 ㅎㅎ)
ㅎㅎㅎ 후기 잘 읽었습니다^^ 이제 시작인데도 지난 시간 실체와 양태의 관계는 정말 매력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