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자료 :: 강좌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협력의 진화론] 4강 후기

세일러문 2015.07.30 03:31 조회 수 : 641

<경쟁은 항상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는가?>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지위재와 지위경쟁을 중심으로-

 

 

유미쌤의 포옹에 스르르르 녹아 후기를 남깁니다. 허허 *-_-*

 

 

저는 현재 초등학교에서 특수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1학기를 마무리 하며 학생, 학부모, 교사를 상대로 교육과정 평가를 실시했습니다.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가 학생들이 제안한 '시험이 있었으면 좋겠다.'였습니다.

학부모님들도 시험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안하셨지만 이건 예상 가능한 범위라 그다지 놀랍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시험을 제안하다니.. 조금 놀랐습니다. 학창시절 시험 때문에 무척 스트레스를 받았던 저로서는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시험을 통해 실력을 점검해 보고 싶다', '수학 경시대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라는 의견들을 읽으면서 시험을, 경쟁을 학생들이 어떤 목적에서 원하는 것인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제가 저에게는 무척 시기적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여러 차원에서 경쟁이 일으키는 일종의 부작용을 살핌으로써 경쟁의 불가피함이라는 논의의 허점을 파악하고, 굳이 진화론까지 들먹이면서 협력의 가능성을 탐색할 필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라고 강의안에 적혀있네요.. 지각해서 못 들었습니다 ㅠㅠ)

 

 

1. 경쟁의 의도치 않은 결과 1 : 비효율적 적응  

먼저, 일반적인 차원에서 경쟁의 부작용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비효율적 적응' 이었습니다. 이는 효율과 적합성을 갉아먹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예로 한국 재벌의 성장과 진화를 설명하셨습니다. '진화론적 재벌론'에서는 재벌이 진화해 가는 존재이기에, 규제하지 않고 냅두면 알아서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변할 것이라 주장합니다. 하지만 IMF 위기에서 재벌은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변형시켜 생존과 번영을 사수하였습니다. 비관련 다각화를 포기하고 주력 사업을 집중시켜 경쟁력을 키우라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분 구조를 조정함으로써 살아남은 것입니다. 그 결과 재벌은 막대한 계열사를 거느리는 일종의 '비효율적 생존'이 이루어졌습니다. 생명계에서도 멸종한 이들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종이 살아남은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경쟁이 자동적으로 최적화나 효율 혹은 혁신을 낳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 경쟁의 의도치 않은 결과 2 : 지위재와 지위경쟁

  지위재(positional goods)는 그것이 만들어내는 상대적인 위치가 효용의 핵심이 되는 재화를 의미합니다. 교육 또한 지위재의 성격이 강합니다. 내가 교과서를 얼마나 잘 이해했느냐 보다는 다른 학생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지위재를 둘러싼 경쟁은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갖습니다. 첫째, 끝이 없습니다. 효용 자체가 지위에서 오기에 일정한 수준이 된다고 끝이 나지 않습니다. 둘째, 이런 무한 경쟁이 딱히 전체적인 효용이나 성과를 증가시키지 않습니다. 상대적 위치에서 오는 효용은 자원을 더 투여한다고 늘어나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셋째, 지위재를 통해 일어나는 경쟁, 즉 지위 경쟁은 전체적인 자원 배분 구조를 왜곡합니다. 예를 들어, 두 나라가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군비에 막~ 투자를 합니다. 그 어느 나라도 전보다 더 안전해지지 못하지만 사회 다른 부분에 투자를 못하게 됨으로써 전반적인 삶의 질은 도리어 하락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지위재를 둘러싼 경쟁은 효용의 증가나 혁신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위에 집착하게 되었을까요? 진화심리학자들은 인류가 무리 생활을 하던 동물이라는 점에서 단서를 찾습니다. 지위가 자원배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지위가 높은 개체는 생존과 번식에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되고, 그래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제 옆에 앉으신 안**님 께서는 자신이 연애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깨달으셨습니다. 바로 지위가 낮았기 때문이죠!!! 연애를 하려면 지위를 높여야 합니다. 외모적인 지위든, 경제적인 부분이든... 지위가 낮은 안**님께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지위경쟁은 지위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을 때, 그 순서를 뒤집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일어납니다. 지위 차이가 확실히 나는 사이에서는 경쟁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위 차이가 얼마나지 않는 경우는 지위 경쟁이 해볼 만한 일이 됩니다.

 

 

3. 지위 경쟁을 넘어서

지위경쟁은 상대적 위치를 자각하고 그것에서 만족을 얻는 경향이 강해야 시작됩니다. 한국은 이런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장은영의 <사회비교와 주관안녕>이라는 논문의 결과를 보면 한국 대학생들은 미국 대학생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타인과 나를 비교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나보다 더 나은 사람과 나를 비교합니다. 그리고 행복 수준은 미국 대학생들보다 낮습니다.

'류보미스키와 로스의 연구'는 동료와의 비교가 심리적 동기와 만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연구는 행복한 사람과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비교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실험참가자 '행복한 사람''행복하지 않은 사람' 에게 특정한 과제를 수행하게 하면서 옆에 연기자를 붙입니다. 그리고 일부러 실험참가자 보다 더 못하거나 더 잘하게 합니다. 이 때 행복한 사람은 자기보다 잘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기분이 더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연구를 소개하면서 강사님께서는 "지위 경쟁 혹은 비교 일반이 반드시 악영향이나 문제로 이어질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지위경쟁을 볼 수 있는 관점이 여러가지 있다는 것을 설명하시면서 "지위경쟁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니체의 '위버멘쉬'를 언급하시면서 마무리.

 

 

강의가 끝나고, 교사로서 이 내용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나보다 더 잘 하는 이를 보면서 '우와 나도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하도록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나..

장애학생들에게 비장애학생들을 보며 자기극복의 기회로 삼으라고 말해주어야 하나..

시험을 보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정말 자신의 실력을 점검해 보고자 함인가, 남보다 잘함을 뽐내기 위해서인가..

안**님과 뭔가 많은 말들을 나눴는데.. 술에 취해 잘 기억이 안나네요..딱 하나의 결론이 나진 않았거든요. 더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이번 주는 의현님 강의네요! 무지무지 기대됩니다! 으흐흐흐 *-_-*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8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 질문들] 4강 후기 [2] 3cong 2017.07.31 136
247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 질문들] 3강 후기 [3] wings240 2017.07.30 156
246 예술이론의 이데올로기_ 제2강 루카치: 위대한 총체성과 가망없는 낙관주의에 대하여 [1] file 공릉너머 2017.07.27 262
245 논어 3강 후기 [1] 아이다호 2017.07.27 121
244 [루신에 다가가는 6개의 단어] 세 번째 시간 공지 & 후기 file 고헤미 2017.07.26 272
243 위안부 '다른 시선들'2강후기_Reformulation, recontextualization, reconstruction [2] 노은정 2017.07.24 153
242 영화만들기 워크샵 3주차 후기 [1] 장한길 2017.07.22 128
241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 질문들 1강 후기 [1] 채원 2017.07.21 131
240 <후기> 이상한 영화 만들기 워크샵. 2강 [1] 남궁건 2017.07.19 124
239 [논어] 두번째 시간 후기 [2] sora 2017.07.18 156
238 (루쉰 강의 1강 후기) 조지아 2017.07.17 174
237 [영화 워크샵_짧고 이상한 영화 만들기] 무허가 후기.. 영화 제작기. [1] hector 2017.07.17 150
236 논어 1강 후기 [1] 유현당 2017.07.13 146
235 [후기] 영화워크숍 제1강 [1] file 누혜 2017.07.11 416
234 예술 이론의 이데올로기_1강 맑스.엥겔스: 팩트인가 리얼인가 (후기) [2] david77 2017.07.09 284
233 니체 짜라투스트라 머리말, 1부- 후기 [8] 한지원 2017.05.18 652
232 [니체 혹은 필로비오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부 발제 [1] 재림 2017.05.12 1719
231 [니체 혹은 필로비오스] 제4강 후기(를 가장한 녹취록) (1) [4] file 김주경 2017.05.09 267
230 플라톤 강좌 [때 늦은 "후기"] Anna Purna 2017.05.07 182
229 니체-차라투스트라느느 이렇게 말했다 1부 발제 file 한창호 2017.04.28 269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