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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기계들의...> 3강 후기

2015.07.27 02:05 조회 수 : 662


늦어서 죄송합니다.

전공자도 아니고, 아는 것도 별로 없어서

메모한 것 보면서 생각나는 대로 정리했는데

잘못된 부분은 많이 지적해주세요...





분열자에게는 세계를 주파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 가능성은 니체가 자신의 저작들을 통해 보여준 지점이기도 하죠.

언어로 규정되는 동일성의 세계, 이름 붙이기에서 누락된 사물이 없는 세계는

존재의 가능성을 주파하고 횡단하는 분열자에 의해 위협받습니다.


그런 점에서 라깡이 말하는 '부분대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라깡이 설명한 '거울단계'에서 아이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동일성'을 파악하는데

이게 흔히 말하는 상상계에서 상징계로 진입하는 과정입니다.

상상계에 머무르는 아이는 아직 거울과 언어를 통해 전체의 이미지를 얻지 못합니다.

그에게는 충동에 대응하는 기관들이 있을 뿐이죠. 눈, 항문, 가슴, 귀, 남근으로 분리된 채 말입니다.

상징계에 편입되는 과정은 특히 '남근'의 권위에 순응하는 과정이고, 다시 말하면 '오이디푸스화'의 과정입니다.

들뢰즈-가타리가 '안티'하는 것은 그처럼 근대적 주체 개념에 기반해 총체성으로 나아가는 '오이디푸스화'입니다.

이 점에서 라깡의 부분대상은 근대성을 극복하는 전복적인 개념이 될 수 있습니다.


* 여기서 남근은 생물학적 성을 가르는 penis와 다른 phallus입니다.

팔루스는 욕망의 대상이기 때문에 셀 수 없고, 척도를 만드는 방식이자 척도입니다.

명령할 수 있는 힘과 권위이고, 이것이 곧 문명, 이것에 순응하는 것이 문명화인 거죠.


* 부분대상은 들뢰즈-가타리의 '욕망하는 기계'와 등가적입니다. '기관 없는 신체'와도 평행적이죠.

'기관없는 신체'로부터 '욕망하는 기계'가 파생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종속적인 관계는 아닙니다.


위에서 말한 상상계와 상징계의 관계도가 바로 보르메오의 매듭입니다.


                실재



    상상계              상징계


여기에 적당히 밴다이어 그램 같은 원을 그려 넣으면 되겠죠?


상상계는 이 세계와 나와의 일체감이 이뤄진 상태고, 아이에게는 신체에 언어가 새겨지기 이전의 분리되지 않은 시기입니다.

아이가 아니라면 상상계를 체험할 수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확고한 정체성에 의지하지 않고 일체감을 느끼는 순간들 (여러분은 언제 그런 순간을..?)

상상계를 체험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징계는 언어나 규칙, 법에 의해 정의 된 세계... 사실 언어가 규칙이고 법이겠죠.

최초의 모성과 일체감 속에 있던 아이가 아버지의 '하지마'라는 명령을 만나는 순간이 '상징계'의 시작입니다.

문명화 된 세계, 오이디푸스화 된 세계, 근대성의 세계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럼 문제의(?) 실재(The Real)은 뭐냐

실재는 상징과 상상 너머에 있고, 감각을 통해 명료하게 언어화 될 수 없습니다.

상징계의 외계이면서 상상계도 아닌 것이 실재입니다.

상징계의 찢어진 그물에서 엿보이는 형언할 수 없는 진리인 거죠.

그 순간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칸트의 '숭고'와 비슷할 것 같습니다.

상징계의 안온하고 익숙한 세계에 있던 우리가 이러한 실재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도 두려운 일이죠.


하지만 실재가 있음으로 인해 상징계가 존재한다, 라는 게 후기 라깡의(혹은 지젝에 의해 강조된) 중요한 지점입니다.

실재는 무의식의 지식으로, 우리는 알면서도 실재를 알려고 하지 않고, 그것과 대면하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프로이드라면 상상계와 상징계를 통합하고, 실재를 단단히 봉인해야 한다고 말할 겁니다. 그게 자아 심리학의 핵심인 거고

들뢰즈-가타리는 상상계와 상징계를 반대하고, 실제에 무한한 권력을 주는 것, 그것이 안티 오이디푸스의 기획이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재를 마주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상징계에 안주하는 것은 회피입니다. (라고 들뢰즈-가타리가, 지젝이 말한 것 같습니다.)

삶은 실재와 관계하는 것, 그것이 진짜배기다 뭐 이런 거죠. 그래서 지젝은 '실재와 관계하지 않는 삶'에 대해

"우비 입고 비 맞기, 디카페인 커피 마시기, 콘돔끼고 섹스하기"라고 멋들어지게 표현했다네요. 멋지네여.


* 사실 가타리는 라깡 그룹의 일원이었다고 합니다. 라깡의 이론이 무의식의 혁명적인 힘을 꿰뚫어 보고 있음에도,

결국에는 라깡의 이론이 남근적 질서에 일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가타리는 그렇게 생각했다는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자세히 알아봐야 알 수 있겠죠..


프로이드 역시 무의식의 분열적 힘을 초기부터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에게 그 힘은 거세해야할 대상이겠죠.

들뢰즈-가타리는 프로이트의 세 저작 <편집증자 슈레버> <매맞는 아이> <끝이 있는 분석과 끝이 없는 분석>을 읽습니다.

이 내용은 본문과 지난주 강의록을 참고해주세요.


'종합'은 프로이트적인 '정신분석'의 반대편에 있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합은 연결적, 분리적, 결합적 종합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은 강의록을 참조하시고

하여튼 중요한 건 들뢰즈-가타리는 '모든 것이 종합된다'고 말한다는 겁니다.

분리적 종합조차 그렇습니다. 분리 되는 게 어떻게 종합되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꾸 생각해보면 그렇게 됩니다. 느낌은 오는 데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네...

위에서 말한 '분열자'가 생산을 하는 방식이 분리적 종합의 양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들은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이게 근대적이고 유기체적인 종합이 가진 목적론적 측면과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라는 걸 덧붙이면 이해가 쉬울까요.


그래서 보르메오의 매듭 역시 상상계와 상징계와 실재가 분리돼 있는 것 같지만 결국엔 실재 하나라는 겁니다.


저에게 지난 강의는.. 실재가 짱짱맨이다! 라고 종합됐습니다. 





좋은 강의 감사드립니다.


덥고 습한데 열심히 공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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