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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선언, 선언의 문학] 7월 22일(4강) 후기

김효영 2015.07.25 13:38 조회 수 : 632

네 번째 <문학의 선언> 시간의 주제는

오영진 선생님의 두번째 강의 <쓸모의 문학과 아름다움의 문학 사이>였습니다. 

나중에 이보다는 큰 주제로 '<세계와 개인> 유아론적 세계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가 더 적절할 것 같다는 첨언을 하기도 하셨죠!

 

전체적으로는 김동인, 주요한, 김환, 전영택, 최승만 등이 일본에서 1919년 창간한 『창조』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주년이 되는 창조 5호의 남은 말에서 전영택은 앞으로 1년 3년 10년 100년도 걸릴 수 있지만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지만

결국 창조는 9호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되는데요.

최초 월간지로 기획하였으나, 발행 직후 3.1운동으로 김동인은 고향으로, 주요한은 상해로 떠나고 일본땅에 덩그라니 남게된 김환의 사연이나

일본땅에서 '우리 글 모르는 인쇄직공들의 손에서' 만들어져 활자의 오식이 많았다는 어려움

재정난 타파를 위해 한성주식회사와 합작하였으나, 견디지 못하고

주식회사 창조사를 기획하나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창조는 9호로 끝을 내는 사연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흥미로웠습니다.

 

그 중 백미는 역시 창조5호에 처음 등장하여 6호에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변신을 꾀했던,

영진 선생님이 옥빛 배경과 금장테두리를 디자이너의 손을 통해 직접 컬러로 구현시킨 바로 그 창조의 심볼였지요.

식민지 관련 논문을 준비하시거나 연구중이신 분들에게 널리널리 이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게

매우 섬세하고 정성스런 작업을 하셨습니다 ㅎㅎ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선생님께 문의주심 좋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요.

이런 개괄적인 창조의 흥망성쇠?보다도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동인지를 통해서 이 문인들이 무엇을 이루고자 하였던가 이겠죠!

 

크게는 개인과 예술을 키워드로 설명을 들었습니다.

①관련해 이해를 돕도록 당시 시대상황도 친절하게 이야기해주셨는데요.

우리가 국어교과서에서 친근하게 보았던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같은 기존의(김동인, 주요한 등이 정의내리는) 작품들은

준사설에 가까울 정도로 '~을 해야한다'는 일종의 강박과 도덕성을 추구했다고 한다면

주요한의 <불놀이>와 같은 시에서 우리는 개인의 자유로움을 허용하는 자유시의 형식으로,

불놀이라는 객곽전 상관물을 통해 '눈물을 참을 수 없게'되는 시인의 감정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결과적으로 기존의 민족에서부터 시작하는 것과 달리

창조라는 동인지를 창간하고 이들이 추구하였던 것은

(어려운 말이었지만)'정신적으로 단자화된', '고독을 즐길 수 있는' 개인에  집중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의 차원을 취하면서 이들이 택했던 것이 고백의 양식이었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애정문제나 자칫 사사로워 보이는 주제를 고백의 양식 또는 서간체를 통해 드러내어

(영진 선생님에 따르면 문학적 재능은 실제로 좀 부족하였다고 하는)김환  등은 미완성으로 폄하되기도 하였는데요

그러나 이러한 고백체는 어찌보면 예술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김동인의 예술에 대한 태도나

개인이라는 화두가 이들에게 갖는 중요성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그리고 적절한 형식이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은 필기가 없어서 제가 막 지어내네요)

 

② 그리하여 우리의 관심은

'개인의 차원'에서 '고백의 양식'을 통하여 생산하고 표현하는 '예술'로 넘어갑니다.

김동인에 대해 질문을 던져봅니다.

그가 구하고자 한 것은 예술이었을까, 개인이었을까? 역사의 평가는 예술은 아니라고 보지만, 과연 그 개인을 구하였느냐에 관해서는 답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는 것 같습니다. 시장의 자본 앞에서 무너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고 하고요.

선생님은 이와 관련해 때로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을 스스로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김동인도 그러하였을까요.

 

강의의 마무리는 두 실패한 톨스토이였습니다.

여기서 실패한 톨스토이의 의미는 나로부터 시작된 개인의 사랑이 공동체로, 공동체로 이어진 사랑이 전체에 대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자

이것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보았을 때는

김동인과 이광수는 모두 실패하였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나르시스트이자 나중에 '그는 오만함 등으로 명명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하는 김동인은

예술이 그를 압도할 수 있다는 부분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던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사랑의 시발점 역시 개인이고 오로지 '나'에 머묾으로써 이를 넘어서지 못하였기 때문에 실패한 톨스토이요.  

 

사랑이 너무 커다랗기 때문에, 정보다 항상 성급해서 민족을 앞질러 이야기했던

그래서 개인의 감정보다 도덕이 앞질러버렸던  (이러한 맥락에서 그가 나중 벌이게 되는 친일행위 역시 정말 순수한 민족애의 발현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광수도 실패한 톨스토이요.

 

실제 톨스토이도 실패한 톨스토이요...

 

개인에서 보편으로, 보편에서 개인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살핌으로 강의는 갈무리가 되었습니다.

 

후기는 처음 써보았는데

이것은 발제에 버금가는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군요.

 

여튼 저는 시종일관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열강을 하셨던 영진선생님의 멋진 모습도

초집중해서 듣던 학인들의 고품격 수업태도도

모두 감동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간중간 짧게 소개해주셨던 작품들이 매우 인상깊게 남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옅은 자는 이제 물러갑니다.

 

다음주 진석선생님의 수업으로 곧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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