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자료 :: 강좌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욕망하는 기계들] 2강 후기

menestrello 2015.07.20 15:21 조회 수 : 565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후기가 조금 늦었네요.
지난주의 분위기를 이어서 이번주에도 후기를 재촉하는 글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없네요.
웬지 기대했던 글이 없어서 살짝 아쉬운 생각도 듭니다. ㅎㅎ

마이크를 다소곳이 잡은 강사님은 "도대체 앙띠는 언제 들어가냐?'는 성화가 적지 않았다는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합니다.
아 이건 쉬는시간 지나고 한 말이었던가요?


프로이트의 가장 큰 업적 중에 하나라면 바로 무의식을 발견해 낸 것입니다.
물론 프로이트 이전에도 무의식이라는 개념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무의식은 의식에 의해 억압된 것이었습니다. 의식이 먼저이고 무의식은 항상 부차적인 것이었죠.
프로이트는 이드 즉, 무의식이야 말로 근본적인 힘으로, 리비도라는 생체적인 에너지로,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합니다.
의식이란 것은 인간이 성장하면서 사회화된 결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각각의 사회마다 다르지만 어떤 사회든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욕망 또한 개인마다 모두 다른데, 사회에서 원만하게 살기 위해서 어떤 욕망들은 억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사회라는 초자아와 타협하면서 개인의 자아가 형성되고, 그 과정에서 욕망은 억압되고 거세되어 갑니다.
이 과정에서 억압된 욕망 혹은 욕구가 출구를 찾지 못할 경우 신경증을 비롯한 여러가지 질병으로 분류되는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이고요.

오이디푸스의 구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머니와 동일화되어 있던 아이는 아버지라는 타자를 처음으로 접하지만 곧 그 권위에 굴복하고, 아버지와 싸우는 대신 아버지와 동일시하는 길을 택합니다.
아버지라는 초자아의 명령에 따라, 또 아버지의 행동을 따라하면서 타자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그렇게 자아를 형성해 나가면서 어머니에게 사랑받는 길을 택하는 것이겠죠.

이렇게 본다면 오이디푸스는 단순한 은유가 아닙니다.
모든 인간은 사회 속에서 오이디푸스의 구조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2차 세계대전 후 세계적인 호황 속에서 지배자들에게는 체제 유지를 위한 올바른 인간상을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집니다.
여기에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적인 구조도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되고요.
이러한 안정된 사회는 68혁명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들뢰즈-가타리의 "앙띠 오이디푸스는" 이러한 다양한 욕망이 분출되는 분위기 속에서 쓰여진 책입니다.


이렇게 '앙띠'를 제외한 '오이디푸스' 부분을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앙띠'를 정리해 보아야 할텐데요.
열심히 필기한 것을 보아도, 강의가 끝나고서야 읽어본 프린트를 보아도 쉽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앙띠 오이디푸스'가 읽기 어려운 것은 그 내용의 난해함도 있지만 책의 구성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구조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 아니라 파편적인 글들을 모아둔 모음집 정도의 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의 고원' 서문이었던가, 읽어나가는 순서는 아무 상관이 없으니 그때그때 아무데나 펴서 읽어보아도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고 본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도 마찬가지의 구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차근차근 풀어가는 기승전결의 진행이 아니니 소문대로 하나의 글을 읽기 위한 배경지식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을 것은 뻔하겠네요.

후반전의 후기는 사회화된 언어를 이용해서 멋드러지게 구조적으로 풀어내고 싶지만 그게 안되는 걸 보면 전 아직 사회화가 덜 되었나 봅니다.
두서없이 풀어놓은 글을 보면 베르그손이 말하는 창조적 진화처럼 무의식의 흐름대로 적은 거다 라고 생각해주세요.
문득, "무의식의 흐름대로 강의하는 주체"는 주체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회화 과정에서 '언어'라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형태없는 이드를 구조적인 언어의 형태로 깎아내는 과정을 사회화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예속에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죠.
'히틀러는 선거를 통해 집권했고 단지 대중의 욕망의 통로를 열어준 것 뿐이다.'
파시즘과 일본 제국주의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사회 형태가 다르니 억압되는 욕망도, 그것이 분출되는 형태도 다를테니 똑같을 수가 없겠죠.
근데 그 차이가 무엇이고 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근대적 주체의 개념은 데카르트에서 시작됩니다. 데카르트의 코기토는 존재의 실존을 보장하지 못하고, 다시 신을 불러들임으로써 정당성을 얻고자 합니다.
들뢰즈 가타리는 주체의 개념을 깨려고 합니다. 주체가 있으려면 대상이 있어야 합니다. 주체가 되는 과정은 대상과 동일시하면서 자기를 예속화하는 과정입니다.
"욕망하는 기계"에서 기계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이름이고, 기계의 개념을 도입한 것은 이러한 주체-객체의 관계를 깨기 위한 시도입니다.
"기관없는 신체" 또한 특정 목적을 위한 기관이 아닌 무의식의 방식으로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의미로, 두 용어는 서로 연결된 개념입니다.
분열분석이라고 뒤에서 나오겠지만 이것도 "목적지 없는 여정" 혹은 "무의식의 지도그리기"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신의학은 정신분석과 다르다고 했는데, 강사님이 묘사하신 장면들을 생각하니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가 떠올랐습니다.
새로 정신의학 세미나가 열리는 것 같던데 이건 뭘 하는 세미나일까요?

그 밖에 강도(intensity), 노멘클라투라, 정신의학, 특이성(singularity), 생산, 파괴, 분해, 사회철학적, 스타일, 강도 등의 개념들이 있었는데 잘 연결이 되지 않는 게 많네요.

둘째 날도 어김없이 '라틴어는 동사만 보아도 주어를 알 수 있어서 생략된다'는 등, 여러번 산을 오르다가 다시 되돌아오기를 반복했습니다.
무언가 중심 주제와 잘 연결되지 않는 내용이 나오면 이건 어느 산에서 나온 걸까? 하고 핑계를 대면서 은근슬적 넘어가게 되네요.


지나님처럼 강의를 듣고 들뢰즈의 개념과 용어들이 쏙쏙 잘 정리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저는 그러기에는 워낙 배경지식이 없네요.
앙띠 개념이 소개되면서부터 잠시 졸았던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진석샘의 개그에 너무 심하게? 웃은 한 학인 덕에 개그욕망이 억압받은 결과려니 생각하렵니다.
그래도 대략적인 스케치 정도라고 할까요? 주체-객체의 개념을 깨고 무의식이라는 무(無)로부터 뭔가를 해보자는 이야기인가보다 정도는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계속 부닥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죠. 혹시 아나요? 강의가 끝날 즈음 앙띠를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진 아니어도 한권 사놓자는 생각이 들지도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7 [다나 해러웨이, 곤란함과 함께하기] 1강 후기 및 2강 공지 file 힐데 2018.01.08 479
266 [다나 해러웨이, 곤란함과 함께 후기] 질문하신 것들에 대하여 [2] compost 2018.01.05 171
265 단테신곡 4강후기 [1] 여니 2017.11.16 242
264 단테의 신곡 읽기 3강 후기 felix 2017.11.02 140
263 단테 신곡 읽기 2강 후기 김우일 2017.10.29 201
262 단테의 신곡 읽기 1강 후기 방미경 2017.10.24 196
261 [위안부] 5강 후기 '불량 병사'와 제국(2) [1] 김요섭 2017.08.30 201
260 [위안부] 5강 후기 '불량 병사'와 제국(1) 김요섭 2017.08.30 23609
259 <영화 워크샵> 마지막 시간 후기 [2] 진규 2017.08.18 225
258 제5강윤리-전사와일상을공부하며 민들레 2017.08.15 130
257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 질문들] 5강 후기 고구마 2017.08.14 218
256 [영화워크샵] 5주차 후기 김시아 2017.08.09 158
255 (루쉰4강 후기) [1] 조지아 2017.08.08 143
254 논어 5강 : 술이편 遊, 자신의 지키는 능력 후기 소네마리 2017.08.07 153
253 [예술이론의 이데올로기] 3강(7/28) 후기 file 살림 2017.08.03 191
252 [영화 워크샵] 4주차 후기 [1] file 현진 2017.08.03 206
251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질문들 4강 후기 (2) [2] 로라 2017.08.02 146
250 논어4강 후기: 인(仁) 그 불가능성에 대해 [2] 이현정 2017.08.01 185
249 <루쉰에게 다가가는 6개의 단어> 3강 "따름"만 있을 뿐 -절망의 저편 후기 [1] 홍리 2017.08.01 127
248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 질문들] 4강 후기 [2] 3cong 2017.07.31 13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