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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의 진화론] 7월 10일 두 번째 강의후기

단감 2015.07.13 17:41 조회 수 : 671


두 번째 시간에는 협력을 설명하는 두 번째 주류적인(?) 관점인 호혜성 이론을 살펴봤습니다.

저는 주류적이라는 걸 학계 내외에서 협력의 진화를 다룰 때 우선타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라고 (맘대로)생각했습니다.

(강의안 내용을 참고해서 기억나는 점들을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_~)



1. 

 이번에 본 <협력의 진화>(엑설로드)호혜성 이론은 저번 시간에 살펴본 포괄적 적합도 이론과는 다르게

유전적으로 가깝지 않은 경우라도 협력이 나타나고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줍니다.

 협력을 통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이런 이익은 굳이 유전자 수준까지 가지고 가서 설명하지 않더라도

현재 살아있는 개체의 수준에서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핵심은 내가 타인과 협력을 할 때 나에게도 이익이 생기는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협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2.

강의에서는 위와 같은 협력이 가능하기 위한 조건들을 살펴봤습니다. 나름대로 이해한 걸 번호를 붙여서 정리해봤습니다.

1) 논제로섬(Non-zero sum game) 게임일 것: 팀 프로젝트를 할 때 동료가 잘 해서 이익을 얻는 것이 내게도 이익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2)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 협력을 하면 이익을 얻기는 하는데, 배신을 하면 더 큰 이익을 얻는 상황이 가능합니다.

 

 

3.

 ‘호혜성 이론에서 제시한 팃포탯(‘눈에는 눈 이에는 이방법)은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조건을 알려줍니다.

A) 반복해서 게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 여러 번 일어나는 것입니다.

B) 상대가 과거에 어떻게 했는지 알고, 복수할 수 있을 것: 과거에 상대방이 배신했다면 이번에는 나도 배신을 하거나 복수를 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고,

협력을 했다면 이번에도 협력을 기대해서 서로 협력할 수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다시 만났을 때 배반당하지 않으려면,

혹은 서로 협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 협력을 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는 거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팃포탯은 한번 상대를 아웃시키면 계속 아웃시킬것만 같은 서늘하고 무서운 전략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팃포탯은 상대가 배반하면 단호하게 보복하되, 관대하기도 합니다.

한번 배반했다고 해서 그 프로그램과 계속해서 적대하게 되면, 즉, 계속 배반을 선택하게 되면 그것도 손해입니다.

 왜냐하면 상대가 행동을 수정하고 나에게 협력할 기회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팃포탯은 한번 복수한 다음에는 용서합니다. 깔끔하게 과거를 잊고 관대하게 협력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팃포탯은 자기에게 협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숫자를(시뮬레이션 상황에서) 늘려나갑니다. 

그리고 이런 행태를 주위에 명료하게 알려줍니다. 이 또한 팃포탯이 협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요인인 것이지요. 



 강의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전쟁 중에 대치중이었던 영국군과 독일군 사이에 벌어진 협력이었습니다.

영국군 장교가 남긴 글을 살펴봤습니다(강의안 6페이지).


[ A중대와 차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바깥에서 시끄럽게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서 무슨 일인가 나가보았다. 우리 병사들과 독일군이 각기 자기들 진지 위에 올라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일제 사격이 가해졌다. 하지만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양측 모두 내려왔고 우리 병사들이 독일군에게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용감한 독일군 한 명이 진지 위로 뛰어 올라갔더니 이렇게 외쳤다. “이 일에 대해서 우리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건 우리 잘못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프러시아 포병 놈들 때문이다.” ]


 이 상황은 참호를 파고 장기간 대치하는 상황입니다.

다시 말해 반복적으로 전투라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 벌어지고,

이때 서로 암묵적으로 약속한 곳만 포격해서 양측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협력이 발생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해서 살아서 돌아가기라는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마 양국 군대가 처음 만났고, 이렇게 장기적으로 마주볼 일이 없었다면 무조건 공격, 즉 배반하는 게 최선의 전략이었겠지요.

다시 말해서 극한 상황으로 보이더라도 협력이 가능한 조건이 있고, 이런 조건들을 알면 조건을 구성해낼 수도, 해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이해했습니다.

 그만큼 협력은 늘 좋지는 않다는 점도 중요하지요. 지휘관이라면 위와 같은 협력 상황을 없애고 싶어할 것이고,

강의에서 살펴봤듯이 담합’과 '정경유착'도 협력이고, 위의 조건들은 그런 짓들의 조건이 되기도 하니까요.

 


4.

강의에서는 이어서 서로 이익이 된다는 점을 알고 있어도 협력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고민해봤습니다. 이런 이유들도 있었지요.

1) 사람들은 좀처럼 먼저 협력하려고 하지 않는다. 종종 눈앞에 있는 사람이 동료(가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잊고 눈앞의 사람을 이기려고 한다.

2) 복수하고 보복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사기꾼을 식별하기도 어렵고 처벌하는 데에도 비용이 필요하다.

   또한 처벌에도 무임승차가 존재한다. 여럿이서 협력을 할 때 다른 사람이 처벌하기를 바라면서 배반에 해당하는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마 협력을 만들고 싶은 경우라면

 1)은 팃포탯 전략이 당장은 손해 보는 듯해도 결국 가장 큰 이익을 남긴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아는 것을 통해(계몽을 통해?) 극복될 수 있을 것 같고,

 2)의 경우엔 그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진화적인 메커니즘이 사람에게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사기꾼을 구별하는 모듈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비용을 감수하고 처벌을 행하는 사람

공동체 내에서 정의로운 사람으로 좋은 평판을 받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이익을 얻고, 이런 메커니즘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봤지요.

 


5.

끝으로 호혜성 이론의 한계와 의의도 살펴봤습니다.

호혜성 이론은 반복적인 상호작용이 핵심인 만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는 대상에게 이뤄지는 이타적인 행동을 어떻게 설명할 거냐 하는 게 큰 질문거리입니다.

호혜성 이론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사람의 경우엔 그런 한계는 진화과정에서 단순한 오적응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그런 행동이 사회적으로 좋은 평판을 얻는 개체에게 이득이 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체의 이익으로 환원하지 않는 설명도 있고, 이걸 다음 시간에 살펴볼 거라니 기대가 되는군요!

 호혜성 이론의 의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생명의 본성원래이기적이라거나, ‘원래착하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생명의 역사에서 특정한 조건과 상황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

그리고 역시 특정한 조건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되는 것이기에,

이것들을 어떻게 읽어내고 적절하게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 말이지요.



6.

저는 진화론을 처음 접했을 때

이익, 경쟁, 협력과 배반, 보복 등의 용어들이 갖는 문화적인 뉘앙스라고나 할까요?

그런 용어가 주는 느낌이나 효과들?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어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인간'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온 것만 같은

'합리적인 생물'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거나 등등.. 


합리적인(경제적인) 생물의 이미지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이미지의 전이?혹은 재생산 과정에 대한 논의 없이

담론이 유통되고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이른바 생물학~경제학의 강한 연결,

혹은 '경제학의 자연화/ 자연의 경제화?(경제학은 생물의 본성에 기반한다! 생물은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라고 불러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경제학에도 여러 한계들이 있을 텐데

엄청난 시너지가 있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더랬습니다.''


경제학 말고도 다른 분야들과도 이래저래 얽혀있는것 같기도 하구용

아직은 가닥이 확실히 잡히는 고민은 아니지만요 허허..


이런게 소프트 사이언스의 강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수도 있을 것 같은데,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틀에 밀접하게 연관된 개념어들(혹은 번역어들)을 사용하다보니

사실과 가치판단의 경계랄까, '의미의 문제'와 복잡한 층위에서 이러저리 엮이게 되고, 

흥미진진한 경우도 있지만 접하기도 전에 여러 선입관들이 붙어버리기도 하고,

오해들이 생겨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깊이있게 독해되지 않는 경우 혹은 간략하게만 전달되는 경우,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의 일면만을 너무 과장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구요.


하지만 강의에서는 제시된 자료와 그 수집 방법의 한계,

소프트사이언스의 한계에 대한 지적들,

진화론과 경제학의 관계 등의 지적도 있었던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차적인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잘' 이해하고 다시볼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들이 같이 나오는 것 같아서 

뭔가 시원한 맛이 있는 것 같아요:)

다음 강의도 기대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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