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정화스님 강의를 다 이해하지는 못 했어요.
스님 강의가 니체, 불교와 과학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되어서 듣다 보면 궁금한 것이 굉장히 많아져요.
오늘은 강의 마치고 버스에 오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신과 이별 할 때인가.
스님께서는
우상숭배를 하다 보면 자신이 소외된다고 하시면서
살불살조를 언뜻 이야기 하셨습니다.
임제스님의 수많은 말씀 중에서 제가 아는 말은 이것하나인데요.
살불살조殺佛殺祖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
(30장 저명한 철학자에 비슷한 구절이 나오죠' <참됨>이 뭔지 알기나 알아? 신조차 떠나 버린 사막에 들어가서 가슴 속에 있는 무엇인가를 경배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없애 버리는 거야.' )
그러나 이 말을 멋지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저는 적용을 못 하겠습니다. 스님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신과 이별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떠나보내고 싶기도 합니다.
지난주에 스님께서 '본질없음'에 대해 강조해주셨다면 이번주에는 '깨짐'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어요.
창발, 즉 창조적 발생을 위해서는 깨져야 하고 깨지기 위해서는 정처가 없어야 한다. 무주無住여야 깨질 수 있다고 하셨지요.
27장 미덕을 가진 사람의 첫 구절에서는 '마음이 나약하고 졸고 있는 이들'이 나오는데요. 이들은 우리라고 하셨어요.
어른인 우리.
사물불변성과 만나는 언어 등으로 인해 주심住心, 즉 머무는 마음이 많아져서 호기심이 없어진 상태가 어른의 상태죠. 저도 주심이 많아서 늘상 잠들어 있는 것만 같습니다. 내 안의 동그라미를 찾아 끊임없이 밖으로 보내고 확장시켜 나가야겠습니다.
강의 끝나고 두 가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하나는 29장 독거미타란툴라에서 평등에 관한 질문이었어요. 보통 평등하다는 건 좋은 의미인데 니체는 평등하다고 이야기하는 자들을 독거미라면서 비난하잖아요. 그 부분에서 니체가 말하는 평등에 대해 좀더 궁금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창조자가 아닌 상태에서는(신아래에, 하늘아래에) 모두 평등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비난하는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자들은 인간을 스스로 소외시키는 것이니까요. 여기서 아까 궁금했는데 더 질문드리기 민망해서 못 드린 질문이 있었는데요. 스님께서 인간에겐 원죄(기독교)도 없다 업보(불교)다 없다 그러셨잖아요. 그런데 문화유전자는 있다고 하셨어요. 제 기억에. 그게 업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어요.
또 다른 질문은 28장 어중이떠중이에요. 저는 오늘 수업 시간에 한길사 번역본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한길사 번역본에는 어중이떠중이를 천민(책세상 번역본에는 잡것)이라고 해석을 하고 있고 주석으로 니체의 반민주적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장이라고 쓰여 있어요. 저는 이 해석이 맞다고 생각하고 읽어나갔거든요. 왜냐하면 짜라투스트라가 계단위에 올라가서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면서 천민들과 어울리지 않게 된 것을 기뻐하고, 천민을 무시하는 태도가 드러나서요.
스님께서는 제 질문에 자신이 자신의 삶의 주인이 아닌 현실을 깨닫기 위해서는 높이 올라가서 봐야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우리에겐 민주주의가 없었다, 자신의 온전함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은 민주民主가 아니다란 말씀을 하셨어요. 강의 중에 해주신 自由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삶에 이유가 되는 삶'에 대한 말씀과 함께 강렬한 답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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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대한 미련은 자기 안의 여러 모습 중 하나,
기존의 자기 모습에 대한 연민을 버리고,
그것과 전쟁을 일으켜라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ㅎㅎ
무주무심
사유한다는 것은 생각이 변한다는 것을 말한다
생각의 변화 없이 어떻게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정화스님은 이렇게 말했다ㅎㅎ
니체의 책에 대한 다양한 오독,
오히려 그것은 니체가 바라는 것이다
미라는 이렇게 말했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