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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후기 남기는 이해솔이라고 합니다.

3강은 촬영과 관련해 어떤 고민을 어떻게 해야할 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종류의 카메라로 어떤 기법의 촬영을 할 수 있는지까지 폭넓은 질문을 다루는 수업이었습니다.

이수정 감독님의 짤막한 강의 후에 최병인 촬영감독님의 재밌는 특강이 이어지는 형태였는데요.

이수정 감독님의 강의부터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이수정 감독님은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Jonas Mekas의 <우연히 나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2000)이라는 영상을 보여였습니다. 홈비디오로 찍은 것처럼 흔들리는 화면과 초점이 날리기도 하는 영상은 몇 년에 걸쳐 Jonas Mekas가 자기 주변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영상 다이어리로 담은 영상으로, 영상 위에 독백으로 온갖 말을 하는 소리를 입힌 독특한 형태의 영상이었습니다.이

이수정 감독님은 Jonas Mekas의 필름다이어리 형태 영상을 예로 들며, 영상을 찍을 때, 비자본적 영상을 찍는 것에 대핵 고민해보자고 하셨습니다. 비자본적 영상은 자본주의의 목표나 흐름에 휘둘리지 않고, 자본의 논리와 무관하게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영상을 의미합니다.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감독님이 상업적인 영상은 누구나 훈련을 받으면 웬만큼 찍을 수 있다고 말씀 하신 것이었습니다. 상업적인 영상이 아니라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창의적인 영상예술은 상업영상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이수정 감독님은 예술은 아방가르드 해야 한다(전위적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광고, 드라마, 상업영화 등은 예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상에서 이수정 감독님은 "아마추어리즘"에 대해 말했습니다. 영상촬영 할 때 상업적인 측변에서 잘 만들어진 영상을 찍는 것이 아니라 아마추어 같지만, 진솔하고 개성 있는 영화를 찍는 아마추어리즘이라고 저는 이해 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영상에서의 아마추어리즘은 목표가 없는 영상인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보통의 상업 영화들은 상업적 흥행, 물건의 구매, 상업적 유행 등 목표가 명확한, 목표치에 준하는 품질의 영상들이기 때문이죠 .

 

이러한 사유의 연장선상에서 선생님은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히토 슈타이얼 이라는 분의 작품들을 볼 것도 추천했습니다. 이수정 감독님은 또 서울국제대안영상페스티벌도 추천했는데요, 다양한 작가들과 다양한 집단들에서 시도 하고 있는 비자본적 영상을 찾아볼 것을 권했습니다. 또 흥미로웠던 것은 감독님이 추천한 히토 슈타이얼의 <스크린의 추방자들>을 읽어보라고 권했던 것인데요. 이수정 감독님은 히토 슈타이얼이 빈곤한 이미지를 옹호한 것에 대해, 요즘 사람들은 이미지가 너무 풍부한, 정보량이 너무 많은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해상도와 선명도가 떨어지는 이미지들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고도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강의를 들으며 비자본적 영상은 시각적으로 어떤 특질을 가졌을지, 의미적으로는, 그리고 내용적으로는 어떤 가치관을 내세우는 영상일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비자본과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는 영상 제작, 예술영상의 경지에 이르는 창의적이되, 자본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영상, 과연 이런 영상을 제가 제작할 수 있을까요? 여러가지 의문 속에서 강의는 최병인 작가님이자 촬영감독님의 특강으로 넘어갔습니다.

 

최병인 작가님은 자신은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첫째로는 뉴미디어영상제작자이고 둘째로는 미디어아티스트라고 했습니다.

최병인 작가님의 피피티 첫 화면의 강연 제목은 배경색과 겹쳐서 글씨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최병인 작가님은 이러한 체험을 선사하며 자신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인즉슨 불편하지 않은 게 뭔지 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새로운 시각의 이야기라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언어, 이야기, 영상

; 어떤 시대에 유행하는 이야기는 시대가 요구하는 생존정보를 상징한다. 시대의 욕망의 품질에 따라 이야기의 품질은 영향을 받으며, 나쁜 영향력에 젖은 이야기는 삶의 질을 하락 시킨다.

 

최병인 감독님은 이야기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나쁜 이야기는 한 사람이 아닌 전체적으로 많은 수의 사람들의 삶의 질을 하락 시킨다고 했습니다. 유달리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는데, 막장 드라마와 막장 드라마의 인기, 막장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끼쳤을 심리적, 사회문화적, 영향 등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은 언어가 역사적으로 언어의 도구적 기능과 목표가 바뀌면서 바뀌어왔다고 했는데요. 인간의 언어는 구술언어에서 문자언어로 사진언어에서 영상언어로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사진언어에 대해서, 최병인 작가님은 사진은 “사실을 그대로 복제하는 능력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진의 이러한 효과적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사진에 찍힌 것을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진에 찍힌 것이 진실이 아닌 경우도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습니다. 앵글, 밝기, 색보정 등 사진도 찍는 사람의 진실과 거리가 먼 혹은 진실이 아닌 의도가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사진언어가 세상을 현실적으로 지각하게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제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을 거쳐 전쟁의 참혹함을 알게 하면서, 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크게 변했다고 합니다. 전쟁이란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의 명예로움이 아니라 비인간적인 폭력이 횡행하는 곳이 전쟁터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이죠.

 

이에 반해 영상언어는 사람들에게 세상에 도취하게 하는 환상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환상을 제공하는 언어이기에 영상언어는 사람들에게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고 했는데요. 요즘 많은 사람들은 궁금한 것이 있을 때 포털사이트가 아니라 유튜브에 검색을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영상언어를 더 편리하고 전달력 있게 느끼는 것인데요. 영상언어가 각광을 받는 것은 정보량이 많은 언어라 영상언어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힘이 강하기 때문 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언어를 활용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은 간단하게 설명하면 결핍에서 출발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섞어 어떤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라고 최병인 작가님은 말했습니다.

이야기 제조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본다면 이 프로젝트의 순서는;

불러오기 처리하기 내보내기

무엇을 어떻게 왜

언제 어디서 누가

 

이러한 순서와 구성으로 이뤄진다고 했습니다. 영상편집을 할 때 “프로젝트를 만든다”라고 말을 한다는데 최병인 작가님은 이 말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결핍에서 출발해 결과를 얻어내는 과정이 프로젝트라는 것이죠.

 

이 다음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는데요.

보이는 것을 전부 믿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시각적으로 착시 효과가 나타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멈춰 있는 그림을 한 예로 들면서 작가님은 우리가 흔히 보이는 걸 믿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보이는 걸 믿어서는 안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촬영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는데요.

카메라가 렌즈로 사물을 촬영하는 과정은 인간이 눈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고 합니다.

  1. 안정화 경향
  2. 선택적 시각
  3. 맥락의 힘

 

 

작가님은 다양한 카메라 렌즈, 다양한 카메라 기종 등을 보여주고, 또 다양한 촬영기법에 관해서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고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촬영하는 사람의 “마음”에 관한 작가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잘 모르는 것을 대충 찍은 결과랑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찍은 것은 투자도 결과도 다르다고 했습니다. 나의 의도와 목적, 마음가짐에 따라 촬영의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이었는데요. 한마디로 촬영은 성의라는 것, 귀찮음을 극복하는 일이라고 작가님은 말했습니다.

똑같은 사물을 찍어도 밝기, 배경, 사물의 크기에 따라 사물의 느낌 혹은 사물이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나 시각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함련, 촬영은 정보를 결정하고 감정을 결정한다는 것이죠. 감독님은 특히 많은 사람들이 촬영의 결과물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촬영을 할 때 감정을 결정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 밖에도 촬영을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동노출로 설정해 노출 설정을 직접해보며 이미지에 대한 감을 키울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저는 처음에 노출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는데요, 작가님은 노출을 결정하는 것은 이미지의 가치를 얻는 행위라고 했습니다.

이미지의 가치란? 촬영대상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며 촬영대상의 품질을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좋은 과일 고르는 것과 같죠. 노출을 통해서; 형태, 색, 질감, 분위기…등 다양한 것을 결정하고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거죠.

또, 작가님은 내가 촬영물 안에 담은 정보가 명확해야 내가 타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해진다고도 했습니다.….

강의가 막바지로 가면서, 작가님은 동기부여가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촬영, 하면 돈 생각부터 들고, 기계치인 스스로에 대한 불신, 카메라라는 복잡한 기계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들이 먼저 생각 나는 저인데 작가님은 초보자 수준에서는 그냥 뭐든 일단 “찍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찍어오면 일단 뭐라도 만들 수 있는데 안 찍어오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프레이밍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했는데요. 모든 장면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보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카메라의 뒤는 카메라 안에 절대 담기지 않죠. 어디를 안 보이게 할 것인가? 관객이 무엇을 보게 할 것인가? 생각을 해야 하고 세계를 다르게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고민이 프레이밍의 시작이라고 감독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프레이밍은 이미지의 목적을 얻는 행위로, 이미지의 가치는 시각욕구를 충족시키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고 합니다. 이미지의 목적은 그 가치의 사용방향을 제시하죠. 촬영된 대상의 무엇을 사람들이 보게 할 것인가가 프레이밍이라는 과정을 설명하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프레이밍을 통해 대상의 크기, 대상과의 거리, 대상의 각도, 대상의 공간감 등을 정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프레이밍을 통해 내가 타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와 감정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보와 감정이 명확할지 않은 영상은 실패한 영상이 되는 것이죠. 결국 영상언어도 언어, 즉 소통의 도구이기 때문에 그렇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감독님은 특강 막바지로 갈수록 항상 기초 중의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배터리를 충분히 챙기는 것, 메모리를 확인하는 것 등 프로페셔널한 촬영감독들도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실수를 하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본 중의 기본을 지키면서 노출과 초점 맞추기를 잘 할 줄 알게 되면 촬영을 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감독님은 말했습니다.

 

저는 이번 주에 촬영을 하면서, 노출은 1도 고민하지 않고 설정된 대로 찍었는데, 다음 번에 카메라를 또 쓰게 된다면 노출과 관련된 카메라의 기능을 탐구해보고 노출에 변화를 주며 다양한 촬영을 해 노출에 대해 실제로 더 이해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강의 막바지로 갈수록 기본원칙에 천착하는 말씀들이 뼈를 때렸는데요.

선생님은 경쟁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경쟁하는 사람은 경쟁하지 않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죠. 비자본적 영상을 찍는 태도에도 포함되는 말이 아닐까 잠시 상상해 보았습니다.

또 선생님은 실수 안하는 사람은 없기에 실수를 통해 배워나가야 하고 그게 성장의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카메라를 더 만져보고 싶다는 용기가 들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강의가 길어져, 같이 수업을 한 학생 분들과 어떤 촬영을 했는지 공유할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촬영의 기본 원칙, 촬영자의 태도에 관한 조언 등, 전문 촬영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초보 촬영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 최병인 작가님의 특강, 너무 재밌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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