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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기토의 귀환] 2강 후기~

둘기 2016.04.13 13:15 조회 수 : 782

2강에서는 후설, 칸트와 비교해서 메를로퐁티를 살펴보았습니다 ^^!

저에게는 후설과의 비교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간단하게 정리해 볼게요~


후설은 자신의 작업 초기에 의식의 자연적태도를 모두 뜯어낸 후의 순수의식을 찾으려 하였지요.

이는 데카르트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든 의심에도 불구하고 '나는 생각한다'라는 것이 확실하다라는 데카르트의 전제는

나의 모든 선입견을 거두어 본질 그 자체에 다다르려 하는 현상학적 환원의 과정과 닮아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순수의식이 세계와 맺는 관계, 즉 순수의식이 세계를 구성해내는 관계에 주목하는 것을 

구성적 현상학이라고 할 수 있음을 한샘 선생님이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런데 후설을 후기에 이르러 자신의 관점을 바꾸었습니다.

발생적 현상학인데요. 생활세계라는 개념이 여기에서 드러나지요.

간단히 말해, 후설이 초기에 밝혀내려 했던 순수의식은 결코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나는 생각한다'고 했을 때, '나'는 무엇인가?, 혹은 '생각'은 무엇인가? 이런 식으로 더 나아가 의심할 수 있다는 거예요.

결국 어떠한 자연적 태도에도 물들지 않은 순수의식을 찾으려 하였지만, 

후설이 발견한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거기에서 나의 순수한 의식을 분리해내지 못하는 '생활세계'였지요.

이러한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후설은 다시 한 번 환원을 도입합니다.

생활세계가 만들어지는 보편적 구조를 찾으려는 시도였지요.


그러나 메를로퐁티는 위의 난점을 다르게 돌파해 나갑니다.

그는 생활세계를 주목하는데, 후설과 같이 2차 환원을 통해 이러한 생활세계를 구성하는 보편적 구조를 다시금 찾으려 하지 않고,

생활세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탕에 두어야 함을 말합니다. 즉, 그는 완전한 환원이 불가능함을 말합니다.

그렇다고 환원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닌데, 이제부터 환원을 통해 도달하게 되는 지점은 순수의식이 아니라,

내가 세계 내에 존재하고 있음에 대한 확신인 것입니다. 하이데거는 이를 '세계-내-존재'라고 하였지요.

이러한 '우리가 세계 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확신은 현상학적 괄호치기, 즉 환원을 통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이를 메를로퐁티는 다음과 같이 말하지요. "세계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분석에 앞서 거기에 있다."

멋있지 않나요 ^^?


그렇다면 '세계-내-존재'의 발견은 어떤 의의를 지니는 것일까요?

메를로퐁티는 이러한 현상학적 입장이,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양쪽을 모두 극복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세계는 주관주의나 객관주의에서처럼, 특정 논리로부터 연역되거나 귀납적으로 증명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경험들과 타자의 경험 사이의 상호 맞물림을 통한 교차에서 드러나는 의미"로서 이미 거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음,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의 강의를 듣다 보니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나의 모든 자연적 태도를 거두어 내어, 있는 그대로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시도,

그리고 그러한 시도 이후에 알게 된 것은 항상 내가 세계 안에 있다는 사실의 확인에 이르기까지...

거짓을 말하지 않으려는 그 치열함에는 감탄을 하게 되지만, 대체 이러한 발견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현상학적 작업에 의해 확인하게 되는 모든 것이, 내가 세계 안에 있다는 사실의 계속되는 확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러한 것을 전제로 삼아 대체 무엇을 더 해볼 수 있을까, 싶은 것이지요.


조금은 막연한 의문이네요 ^^;

남은 강의 동안 무언가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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