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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선생님을 모시고 시작된 '정체성 해체의 정치학: 주디스 버틀러 읽기]의 후기를 '페미니즘 세미나'팀에서 써 볼려고 합니다.

우선 오늘은 1강과 2강의 내용들을 통해 나름대로의 문제의식을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강과 2강의 후기는 '박준영'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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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젠더(gender)가 trouble인 이유는 무엇인가?

젠더라고 하면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성정체성으로서의 남성성과 여성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디스 버틀러는 이러한 문화구성주의의 성정체성의 '이분법'을 문제삼는 철학자이지요. 그런데 이 문제틀은 잘 이해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버틀러의 '트러블'이 단지 섹스와 섹슈얼리티의 이분법만을 교란하는 것이라고 이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은 이중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첫째로 ‘젠더를 통해 트러블을 일으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섹스와 섹슈얼리티가 가지는 생물학적 근본주의를 의문에 부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의 여권운동이나 여성만을 ‘주체화’하는 정치학에 균열을 초래합니다.

둘째로 ‘젠더 자체가 트러블이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젠더가 문화적 구성물이고, 담론구성물인 이상, 그것의 정체성은 언제나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이지요. 『젠더 트러블』에서 버틀러가 젠더를 ‘자유롭게 부유하는 이미지’(free floating image)라고 말한 것이 이 맥락입니다. 섹스와 섹슈얼리티가 궁극적으로 젠더라고 하더라도 젠더라는 것이 실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코 안정적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젠더가 재현(representation)될 수 없는 재현 이하 또는 이상의 어떤 것이라는 주장을 함축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렇게 자유롭게 부유하는 것으로서의 젠더를 버틀러는 ‘수행성’(performativity)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것은 젠더 전형(stereotype)을 비판하는 것에서도 드러납니다. 결론적으로 젠더가 트러블인 것은 젠더의 전형성을 타파하고, 그것을 유동적으로 부유하는 수행성으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 젠더의 문화적, 사회적 구성은 어떻게 실물화되는가?

젠더는 문화적으로 결정되며 심리적으로 동일시되는 성차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이 동일시의 과정에 문화적 내면화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버틀러의 통상적인 주장에 따르면 젠더는 “제도담론의 2차적 구성물”이며,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이렇게 되면 혹시 젠더가 관념화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담론의 구성물이라면 ‘몸’이라는 물리적, 물체적 대상은 어떻게 되는가라고 되물을 수 있지요. 이에 대한 버틀러의 답변은 아마 『젠더트러블』 147-48쪽에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몸의 양식화’와 ‘반복된 행위’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서 ‘몸’이란 어떤 연출의 결과 발생하는 구성물이라는 지위를 가집니다. 연출은 ‘규제한다’라는 것이고, 따라서 몸은 ‘규제적 허구’라고 하는 젠더에 대한 버틀러의 규정 안에서 정의됩니다. 이것은 또한 몸이 “젠더의 사회적 외관”(ibid., 148)이라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버틀러가 설명한다 하더라도 의문은 가시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성’을 결정하는 담론효과 또는 ‘수행성’은 무엇인가라는 것이지요.

저는 이것인 성적 쾌락 또는 라캉을 따라 주이상스와 연관이 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성적 쾌락의 장소로서의 ‘몸’이 사회적으로 구성될 때 비로소 버틀러의 저 주장들은 실물화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실제로 『젠더트러블』 2장에서 이와 관련된 논의가 다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제 나름대로 정리하자면, 젠더의 사회적 구성은 ‘성감대와 그 근방역’ 안에서 결정되고 수행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강렬한 성감대는 남녀 성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성기중심적 섹스가 담론 안에서 재생산된다는 것이지요. 일종의 사법적 낙인으로서 남성과 여성은 각자의 생물학적 표식에 불과한 성기를 자신의 젠더로 길들이고, 길들여짐으로써 남성성과 여성성을 조형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역설적인 것은 이러한 가설조차 담론으로 구사됨으로써, 성기중심적 젠더화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비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구성론으로서의 젠더화에 대한 논의는 이렇게 늘 일종의 ‘이중구속’ 상태를 초래하고, 비판 담론 자체가 비판 대상의 담론에 포획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특성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판단중지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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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즘 세미나]에서는 주디스 버틀러 강좌 후 세미나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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