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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스님의 반야심경> 제 2강 후기

최영미 2023.01.21 16:09 조회 수 : 111

"기대 없이 좋아한다는 것"

지난 1년 이상을 내가 해 오던 일 아닌가? 그게 잘 안되서, 그래도 해야겠기에 난 심리상담사와 13번 만나 왜 그게 잘 안되는지를 묻지않았던가. 일말의 기대를 하지 않기 위해 나는 '기대'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내리고, '자녀'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하고, 내가 16년 동안 키워오던 '아들'이라는 단어를 다시 수정해야 했다. 내가 아끼던, 그 재능을 바라보며 기대를 품었던, 그리고 '어떤 이'가 되기를 소망했던 아들을 어떤 기대도 하지 않고 좋아한다는 것은 나의 상식 저장고에 들어 있던 모든 단어와 의미의 해체, 이것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던 것이다. 

상想: "어떻게 보느냐가 미래를 만들어간다."

나에게 반복적으로 떠오르면서 일정한 패턴을 만들어 식識이 되어버린 상想들은, 내가 무언가를 떠올릴 때마다 이미 습관적으로 그결과를 굳혀 드러내버리기 때문에 나를 과거에 묶어 둔다. 나를 과거에서 풀어 자유롭게 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 앞으로 나에게 떠오를 상들은 그대로 떠올라 부유浮遊하게 하자. 지켜보자. '내가 이전에는 이 상들을 떠올릴 때마다 불쾌했었지. 그 불쾌함은 어디에서 생긴 것일까? 정말 불쾌해서? 아니면 그 상을 바라보며 내가 굳혀버린 판단이 '불쾌함'이라는 것으로 습관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래. 내가 불쾌하다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내가 근거조차 없이 임의로 만들어낸 환상일지도 모른다. 내가 이전에 식識으로 굳혔던 모든 판단을 해체하자.' 이렇게 생각하며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해보자. 

아들. 학교. 출석. 성실한 학생. 교실. 성적. 교사. 미래. 성공. 알바. 중졸. 고졸. 이 단어들을 생각할 때 내게 떠오르는 상想. 그리고 내가 반복적인 행行을 수행하면서, 즉,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나의 식識으로 저장해 나갔던 것들을 나는 무無로 만들어버려, 저 깊은深 곳, 아무것도 없는 곳, 아니 있지만 아무것도 형성된 것이 없는 곳, 기억의 자모음, 그곳에 던져버린다. 내가 한번도 연결고리를 만든 적이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위해서이다. 어쩌면 내가 내 아들의 '엄마'라는 사실조차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유치하지만 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재원이는 내 아들이 아니다. 누군가가, 어떤 소중한 분이 나에게 잠시 맡긴 아이다. 단, 성장과정이 질풍노도의 시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이 아이를 대할 때 조금 달라야 함에 주의할 것. 너무 기대하지도 말고, 참견하지도 말고, 꽤나 아는 체하지도 말 것. 그럼에도 이 아이를 좋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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