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3월에 보았던 영화가 떠올랐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대규모 아파트 재개발이 이루어지는 구역에서 사람들은 떠나가고 오랫동안 주민들과 함께 생활했던 고양이들이 남겨지게 되는 사태에서 시작되는 영화이다. 그대로 두어서는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면 영문도 모른채 죽임을 당할 수 밖에 없는 고양이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이주시켜고자 하는 프로젝트, 시민운동가들과 사람들의 활동, 그리고 고양이 주민들, 서로의 연대 과정을 담아낸 이야기였다.
지구를 공유하는 생활자들로서 책임을 느끼고 응답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던 이웃들의 이야기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도래할 정치'의 문을 먼저 열어 보여주었던 것 같다.
4강의 강좌를 들으면서 지금-여기의 정치 속에서 이방인, 난민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과 동물권을 이야기하는 것이 그리 다르지 않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것임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강좌의 마지막 부분 '개혁과 혁명'의 사례들을 짧게 훑고 지나가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아주 느릴지라도 일어날 변화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말해지지 않는 것들을 먼저 말하는 자로서 도희 선생님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준비해왔는지 충분히 상상이 되는, 매번 시간을 초과하는 내용들을 접하면서 다음 5강에서 마무리될 이번 강좌가 강사를 비롯하여 수강생들 모두에게 새로운 고민과 도전을 주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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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샘~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저는 듣기만 하고 아직 보지는 못했는데, 재개발 지구에서 구조되지 못하고 그대로 '밀리고, 묻히는' 고양이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최근에는 그런 문제의식들로, 일부 재개발 구역에서 길고양이들을 '안전하게(?) 옮기고 나서 공사를 하기도 하는데(영화가 아마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지요?), 어쨌든 자기영역이 확실한 고양이들로서는 말그대로 평화적 생존권이 그대로 박탈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죠. 도널드슨과 킴리카의 구분대로 도시를 공유하는 이웃으로서(이주민처럼) 그들의 살 공간에 대한 권리를 보장한다고 하면, 재개발 공사는 어떤 식으로 고민되어야 할까요? 저도 '예시적 정치'와 결부시켜 사례들을 좀더 천천히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본업모먼트'가 발동되어 앞부분이 길어지는 바람에 아쉽게 되었네요. 언젠가 또 소개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유정샘 만큼이나 따뜻한 응원의 후기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