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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은 강의를 나름대로 소화해 한 편의 시를 썼군요.

시를 창작하는 이가 가져야할 중요한 자세라 생각합니다.

다른 시인의 시나 작가의 작품들은 내 창작의 마중물이다 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읽을 것!

읽으면서도 나를 놓치지 말 것!

지담이 아니면 아무도 쓸 수 없는 시를 쓰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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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

                                     박상순

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

목화밭이 있었다-한 사람이 있었다

목화밭이 있었다-내가 있었다

한 사람이 있었다-무릎이 깨진 백색의 소년이 거기 있었다

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

무릎이 깨진 백색의 소년은 가고

너는 아직도 목화밭에 있구나​

너는 아직도 남아 있구나

 

목화밭이 있었다-두 사람이 있었다

목화밭이 있었다-내가 있었다

우리들이 있었다-머리에 솜털을 단 백색의 소년들이 있었다​

흰 꽃들이 부를까. 하얀 달이 부를까

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

너는 아직도 목화밭에 있구나

너는 아직도 남아 있구나

목화밭이 있었다-세 사람이 있었다

목화밭이 있었다-내가 있었다

나와 함께 있었다-내 손가락을 묻고 돌아선 백색의 소년들이 있었다

거기 있었다. 사막에도 비가 올까. 사막에도 비는 오겠지

솜털처럼 돋아날까. 내 손가락도 자라서 목화가 될까

흰 꽃들이 부를까. 목화솜이 부를까

하얀 달이 부를까. 다시 부를까

목화밭이 있었다-목화밭만 있었다

목화밭이 있었다-소년들만 있었다

거기 있었다-목화밭을 지나서 소년은 가고​

 

내가 끌고 간 것들, 내가 들고 간 것들

내가 두 손에 꼬옥 움켜쥐고 간 것들

거기 있었다. 목화밭이 부를까. 목화솜이 부를까

네 손가락을 묻고 돌아선 백색의 소년은 가고

너는 아직도 남아 있구나. 목화밭에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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