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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 강좌를 신청해서 듣게 된 계기는 '동물권'이라는 개념에 대해 논리적으로 납득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동물권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세부적인 논의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니와 언뜻 언뜻 들리는 언어들에 대해서는 이성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 지점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제가 이번 강의를 듣고있는 목적입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도 '어떻게 이성적으로 납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어졌습니다. 이번 주의 주요한 주제였던 '동물의 법인격'이라는 개념이 과연 동물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동물의 의인화를 통해 권리와 주체성을 부여하는 논리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저는 타자화만큼이나 동일시가 위험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둘 다 상대에 대한 충분한 이해나 교류 이전에 결론을 내리면서 발생하는 오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규칙'에 해당하는 '법'의 주체에 '동물'을 포함시킨다는 것이 과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인지, 동물에게는 동물의 규칙이 있으며 그것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인간의 법과 충돌하는 지점이 생기지는 않을런지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부유했습니다. 또한, 동물을 의인화하는 과정이 오히려 우리와 '다름'을 특징으로 갖고 있는 동물에 대한 오해를 키우는 역효과를 낳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도 불어났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을 설득하기 위해 '대리'라는 방법을 사용해야만 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어쩔 수 없으며 다른 대안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것인가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다만, '대리'는 어느 순간 '대리'라는 이름의 자기 투쟁이 되기 쉽습니다. 해러웨이가 이야기한, 혹은 오늘 강사님이 이야기한대로의 '연대'로서의 '대리'가 되기 위해서 인류는 도대체 얼마나 더 현명해 져야 하는 걸까요?

물론, 오늘 나온 논의들은 현실 속에서 잘못을 바로잡고 폭력을 멈추고자 하는 시도 속에서 그 필요를 발견하게 된 개념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생각의 방법 자체가 갖고 있는 한계는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작업도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이렇게 불온한 후기를 적어봅니다.

백인 남성이 아닌 자가 인간으로서 인정받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 된 일이 아닙니다. 인간의 범위를 확장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나와 다른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또 훈련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 기본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이 '옳지 않음'이 아님을 깨닫는 과정일 것입니다. 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배우고 또 훈련해 나아가야 할까요? 너무 오랫동안 지구의 구성원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살아오느라 이 분야에 대해 저를 비롯한 인류는 너무 무지한 것 같습니다. 이번 강의를 마저 경청하며 이 무지를 조금이라도 해결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함께 강의 들으신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이야기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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