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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2 월요일) 마지막 강의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후기를 남깁니다.

5강에서는 지난 강의 내용(스피노자의 유대교 및 히브리 신정 분석)을 정리하고 ‘보편 종교’ 내지 ‘참된 종교’(이 양자가 동일한 것인지가 하나의 쟁점이었습니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먼저 스피노자의 관용 이론(철학과 종교 분리 및 철학의 자유 옹호)이 단순히 자유주의적 관점으로만 해석될 수 없음이 밝혀졌습니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각자의 자유는 국가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만 인정될 수 있으며, 또한 역으로 국가의 평화와 안전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주권자에 의해 각 개인이 생각하고 판단할 자유가 억압돼서는 안 됩니다. 이처럼 스피노자의 독특한 현실주의는 자유와 관용을 규범적으로 정초하는 통상의 자유주의를 뛰어넘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젠탈의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로젠탈에 따르면, 스피노자의 관용 이론은 세 가지 논변을 기초로 해서 성립하는데, 그것은 바로 (1) 정념 이론, (2) 믿음 이론, (3) ‘공화주의적’ 국가 이론입니다. 이를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람들 사이의 정념적 불일치는 불관용을 불러일으킨다.

(2) 사람들은 믿음이 강제되거나 영혼이 억압된다고 생각할 때, 참지 못하고 저항한다.

(3) 국가가 성립하고 보존되기 위해서는 신민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복종이 요구된다.

따라서 국가는 다름 아닌 자신의 보존과 유지를 위해서 관용을 지켜야만 한다.

이러한 주장은 국가가 정념의 해로움 - 불관용으로 인한 폭력과 갈등 - 을 완화/중화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함축하는 듯합니다. 혹은 정념의 완화/중화야말로 성공적인 통치의 관건이라는 점을 말입니다.

 

다음으로 스피노자의 ‘보편 종교’가 단지 국가의 안전과 번영에 기여하는 ‘국가 종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 - 비이성적인 대다수의 인간 - 의 구원을 가능하게 하는 ‘보편 윤리학’으로 이해돼야 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물론 보편 종교는 의인론적(신인동형론적)이고 목적론적인 편견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이성적인 인식은 아니지만, 미신과는 달리 인간의 도덕적 삶, 곧 이웃에 대한 사랑(정의와 자비)을 가능하게 합니다. 결국 스피노자의 보편 종교 이론은 ‘무지자들’의 구원을 모색하는 시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섯 번의 강의를 통해, 『윤리학』의 저자로서만이 아니라 『신학정치론』의 저자로서의 스피노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알차고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였습니다. 강희경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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